그 남자의 고양이
샘 칼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6월
사람들이 가장 친근하게 여기고 가까이하는 동물이라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개와 고양이다.
개와 고양이의 선조를 더듬어가자면 인류가 자신들의 욕구에 맞는 적응력을 훈련시키고 진화된 모습으로 오늘날 이렇게 친근한 이미지로 남아 있음을 알고 있다.
이 책에 실린 글과 삽화는 정말 그 어떤 책보다도 이렇게 고양이와 인간, 특히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재미를 더해준다.
언뜻 생각해보면 고양이란 동물이 여성들과 더 친할 것도 같지만 이 책에 나오는 유명 인사들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면 그렇지만도 않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아트북 형식으로 나온 책이라 저자의 이력처럼 예술의 면모와 함께 고양이 집사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친근감을 강조한 책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최초로 고양이 문을 발명했다고 하는 아이작 뉴턴,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윈스턴 처칠의 집에는 아직도 그들이 키웠던 고양이들의 후손이 있다는 사실들, 윌리엄 S. 버로스와 앤디 워홀은 자신의 작품을 탄생시킬 때 고양이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하니 고양이의 존재는 유명인사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친구 그 이상의 존재임을 느낄 수가 있다.
특히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 고양이 숭배를 통해 고양이가 죽으면 애도의 뜻으로 눈썹을 밀기도 했다는 사실을 접할 때는 인간이 느끼는 무언의 신앙의 대상이 동물에게까지 확대되었단 점을 알게 해 주는 재미와 흥미를 동시에 느끼게 해 준다.
이렇듯 유명인사들, ‘중세 허웰 아프 카델’왕부터 윈스턴 처칠, 프레드 머큐리, 마론 브랜도, 마트 트웨인, 레이먼드 챈들러…. 책을 펼치면 모든 유명인들을 만나 볼 수 있는 책이자 그들이 사랑하고 영원한 친구이자 동반자로 여겼던 고양이에 대한 찬사까지, 책의 내용 그대로인 캣맨 보고서이다.
가끔 부고의 소식을 접할 때면 유산 분배 과정에서 자신이 아끼는 고양이나 개에게 유산의 일부나 전부를 준다는 내용을 들을 때가 있다.
자신을 가장 아껴주고 힘이 되어주었던 애견이나 애묘들에 대한 인간의 사랑이 넘치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바로 프레드 머큐리의 경우도 그렇다고 한다.
물론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묘 사랑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답게 이 책에서도 빠지지 않지만….
점차 독신주의자들이 많아지고 혼자 살아가고 있는 세대가 많아진 만큼 앞으로도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 권의 책으로 일러스트의 조화와 멋들게 들어간 고양이와 그의 주인인 남자들의 조합!
고양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 한 권만으로도 만족을 느낄 수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