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17년 11월월

마인드 헌터

마인드마인드 헌터
존 더글러스 지음, 이종인 옮김 / 비채 / 2017년 11월

요즘의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범죄자의 지능과 그에 상응하는 수법은 기상천외하다.

미드에서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 실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범인들의 행동들이 일반 상식선을 뛰어넘는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유능한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헤드헌터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인 마인드 헌터는?

알고 보니  미국 FBI의 ‘살아 있는 전설’이자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의 제이슨 기디언의 실제 모델로 잘 알려진 인물로 대변될 듯도 싶은 제목이다.

 

존 더글러스-

지금이야 프로파일러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지만 이 말이 의미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더군다나 초창기 최우선적으로 이 일에 뛰어든 존 더글러스야말로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바로 범죄자의 마음을 들여다봄으로써 그들이 왜 그런 행동과 실제적인 수법에 사용되는 것들은 무엇이었는지를 집중 알아내는 일들을 하는 사람, 그리고 검거를 지원하는 수사관을 일컫는 말이라고 하는 마인드 헌터-

이런 일에 몸담아 온 그의 회고록을 다시 개정판으로 만났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사회 구성원들의 내면에 침착된 어두운 면들, 이러한 면들을 특이하게 드려내 놓고 사회적인 문제로 부상시킨 그들은 과연 무슨 마음을 지니고 이러한 과정들을 하게 될까?

그가 초창기에 이러한 문제점들을 우선시해서 이 일들에 뛰어들기 전까지 수사의 방향은 증거위주와 그 주위 탐문, 오히려 범인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일들은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사회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런 점들의 중요성, 범인과 같은 생각과 행동을 상상하고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들은 이제 전문적인 특정 분야로 자리를 잡게 한 공이 크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회의 전반적인 큰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재판 과정을 거치는 과정 중에 흔하게 듣는 말인 정신 미약, 심신 미약이란 말을 들을 때가 있다.

죄에 해당되는 선고를 할 때의 참고자료로 쓰일 수 있는 정신과 의사들의 심층적인 자료 토대는 범인의 형량을 결정 지을 때에 중요한 점이 되겠지만 누구나 들고 나오는 이러한 병명이 과연 몇 명이나 실제로 겪으면서 자신들이 저지른 죄에  일부분이나마 선처를 호소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원한 관계도 아닌 어느 불특정 다수를 향해 저지르는 범죄 행위 뒤에 이런 심신 미약을 호소한다면 과연 범인의 죄는 가벼워질 수 있게 참작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도 사실 요즘에 일어나는 별별 사고들을 접할 때면 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다만 저자의 생각대로 아무리 이러한 범죄 행위를 지닌 사람들이 선처를 호소해서 사회에 다시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적어도 어느 정도는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글에는 누구나 한 번쯤은 같은 공감대를 느꼈을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남들이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분야, 그러한 분야가 사실은 범죄 현장이나 사건이 벌어지고 난 후에 범인을 추적하고 그들의 생각을 넘겨볼 수 있다는 최우선의 첫 발이란 점에서 이 책의 개정판은 소설이 아님에도 상당한 흡인력을 자랑하는 책이다.

 

그동안 추리 스릴러를 취한 소설을 통해서 접했던 작품들도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더욱 근접해서 다가갈 수 있는 책, 특히 인간 내면에 감춰진 사악한 ‘악’의 근본을 들여다본다는 데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라면 아주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일본 도자기 여행

일본도자기표지일본 도자기 여행 : 교토의 향기 일본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17년 11월

요즘 알. 뜰. 신. 잡 2란 코너를 즐겨보고 있다.

각기 전문 분야의 사람들이 여행을 하면서 자신들의 주 전공 분야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그 고장에 얽힌 이야기들을 교양 삼아 보는 재미를 주는 프로그램이란 생각이 들기에 시청하고 있다.

 

얼마 전 다산 정약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도자기 이야기가 잠깐 나왔다.

왜 유독 한반도 중에서 이쪽 지방의 도자기가 발달했을까? 란 물음에 흙이 중요하단 말이 나왔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도자기 굽는 사람들이 타인들이 보기엔 멀쩡한 도자기도 깨뜨리는 작업, 불가마의 온도와 흙의 특성을 최대 고려한 그들의 노력이 새삼 떠오르게 되는 대화들이었다.

 

저자가 그동안 써왔던 도자기 유럽여행 시리즈에서 다룬 유럽과 동양권의 도자기 여행, 특히 이번에 일본 도자기 여행 중에서 교토를 중심으로 행보를 옮긴 이 책은 우리나라의 도자기와 일본이 간직한 고유의 색깔인 도자기 비교를 해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알다시피 일본의 도자기 성공은 조선인들의 도기 공들을 자신의 나라로 데려가면서 시작이 된다.

지금은 그들의 후손들이 여전히 조상 대대로 익혀온 솜씨를 이어가고 자신들의 혈연의 뿌리가  한국이란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이제는 한국말도 전혀 하지 못하는 일본 국민이 된 현실, 이렇다 보니 이 책을 통해서 교토의 도자기 특색을 다룬 부분이라든가 일본의 역사를 통해서 발전해 온 도자기의 성공은 조선의 색채는 없어지고 일본인만의 특색인 도자기로 자리를 잡아가는 여정이 역사라는 공간에서 또 다른 새로운 개척 점을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도자기2

 

일본의 도자기 발전은 다도를 꺼내지 않을 수가 없게 한 배경이 있고 국화와 칼로 대변되는 시대적인 세력 간의 번영과 다툼이 있었기에 오늘날 이런 발전된 모습들이 갖춰졌단 사실들이 역사를 되돌릴 수만 있다면 우리나라의 도자기 발전은 세계적으로도 일본보다 더 일찍 알릴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도자기3

도자기4

양반 위주의 계급적인 사회로 일변화된 조선의 정치의 결과물은 사. 농. 공. 상이라는 인식의 결과물로 기술자들의 우대 정책을 실시했던 일본과는 대조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데서 더욱 안타까움이 느껴지게 한 책이기도 하다.

 

조선의 느낌이 묻어나는 듯하면서도 독창적인 일본만의 색채를 간직한 교토 도자기의 여행, 앞으로 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가치과 소중함, 이를 일찍이 터득한 일본을 교훈 삼아 좀 더 적극적인 보전이 필요함을 느낀 책이다.

 

마이 시스터즈 키퍼

키퍼마이 시스터즈 키퍼
조디 피코 지음, 이지민 옮김, 한정우 감수 / SISO / 2017년 11월

저자의 글은 불편한 현실적인 문제점들을 직시하면서 쓴 글들이기에 상당한 여운을 남게 한다.

그것이 비록 소설이라는 장치 속에 그려진 이야기라 할지라도 현실적인 면에서  의식을 던져주기에 읽는 독자들에겐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저자의 책을 접했던 얼마 전의 책인 ‘거짓말 규칙’이란 작품도 그렇지만, 이 책에서 다뤄지는 가족 간의 소중한  가치관 입장에서 펼쳐지는 주장들을 통해 일말의 사회적인 문제점들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비슷하면서도 다른 방향을 제시해준다.

몇 년 전에 이미 다른 제목으로 출간된 책을 이번에 새롭게 다른 제목으로 출간 된 이 책은 아픈 언니를 살리기 위해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안나의 이야기를 그린다.

백혈병에 걸린 언니인 케이트를 살리기 위해 가족의 관심이 그쪽에 쏠리는 가운데 겉도는 듯한 느낌과 반항아 기질을 가진 오빠 제시, 안나 그리고 이런 안나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해주는 아빠, 변호사란 직업을 포기하고 케이트를 살리기 위해 온 정성을 쏟는 엄마 사라의 입장을 그려 보인 책이다.

전골 수구 백혈병에 걸려 있는 언니 케이트, 이제 16살이 되었고 13살이 된 안나는 언니의 희생타로 살아가는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해 우선적으로 법에 호소를 하게 된다.

변호사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과정에서 재판부는 각기 입장이 다른 가족들 구성원들의 입장을 들어가며 가족 안에서 다뤄지는 고통의 문제를 직시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저자의 글은 냉철하다.

따스함을 간직한 울컥하는 문장 속의 대사들이 다른 책들에서 보이는 바처럼 감동적으로 몰아치게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는 균형의 글들이 이러한 감동에 제동을 걸게 하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누구의 결정이 옳은 것인지를 묻게 한다.

안나의 소중한 결정권, 케이트의 결정과 다른 가족들의 결정 앞에서 독자들은 누구라고 지목할 수 없는 그들 나름대로의 소중한 의사를 경청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결국은 결정권의 공이 재판부에 넘어가면서 또 다른 새로운 결정을 내리게 된다는 사실 앞에서 의료제도의 허술함과 사회 전반적인 의식에 대한 보편성을 보였다는 데서 또 한 번 저자의 글에 대해 놀라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영화로도 나왔다고도 하는데 아직 영화는 보지 못한 상태에서 구판과 비교해 보니, 구판에서 다루었던  첫 시점이 안나와 케이트가 바뀌었고 의료용어에 있어서 훨씬 이해하기 쉽고 전문적인 용어를 친근하게 다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를 보내지 마’의 복제인간을 떠올리게 하는 안나의 상황이 같은 동질감을 느끼게 하면서도 자신의 존엄성을 주장하며 삶에 대한 확고한 생각을 가진 또 하나의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누구의 선택이 옳고 그르다는 결정이 아닌 결국은 가족 안의 소중한 사랑을 알게 해 주는 책, 책을 덮고 나서도 여전히 먹먹함을 지울 수없게 한 책이다

                                                 

여자들의 집

이쁜여자들여자들의 집
소피 골드스타인 지음, 곽세라 옮김 / 팩토리나인 / 2017년 11월

이그나츠 어워드 수상작으로 그래픽 노블을 오랜만에 접한다.

 

붉은 바탕에 검은 색채, 섬세하게 그려진 것 같으면서도 무심하게 그렸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책이기에 더욱 인상적이다.

 

책의 내용은 수녀 4명이 자신이 살고 있는 제국을 떠나 미지의 개척 행성인 행성 마푸 Mopu에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전혀 우리가 생각하는 인물들이 아닌 눈도 4개 달린 남자를 만나면서 그 안에서 벌어지는 미지의 사건들은 그녀들이 임무를 맡고 오게 되면서 행한 일들을 통해 인간 심리의 밑바닥까지 가게 하는 과정을 그린다.

 

여자들최초

미개인들의 교육과 개척, 그 밖에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일들 속에 벌어지는 한 남자와 네 명의 수녀가 느끼는 인간의 감정들이 질투와 엿보기, 그 세상 안에서 벌어지는 지배와 소유, 복종들이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검은색과 흰색의 공간을 적절히 배합시킴으로써 극적인 대비 효과를 보인 책이다.

여자들2

친절한 설명도 없는 그림 속에 드러난 신앙을 지닌 수녀들의 질투와 사랑 정복에 따른 비열한 행동들, 순수한 차원의 교육을 하고자 했으나 이루지 못하는 과정들의 일들이 그림을 통해 보이는 것들이라 마치 마녀가 나쁜 약을 만들어 일반 무리들의 통제권을 쥐고 흔들려는 의욕적인 모습들로 겹쳐 보이게도 한다.

 

여자들4

배경과 등장인물들의 세세한 감정들의 친절은 없지만 그림을 자세히 보게 하는 매력적인 터치들, 돈독한 신앙을 지닌 자매들이 어떻게 흔들림을 당하고 본래의 인간이 지닌 지배와 성에 관한 깊이 속에 빠져드는지를 보여주는 책, 그래픽 노블답게 빠르게 넘기게 되지만 모두 읽고 나서 다시 앞장으로 천천히 다시 보게 되는, 여자들의 집은 순수한 그녀들만의 성역은 아니란 것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이 낯선 마음이 사랑일까

이 낯선 마음표지이 낯선 마음이 사랑일까
이근대 지음, 쥬커맨 사진 / 마음서재 / 2017년 11월

점점 날씨가 추워지는 계절이다.

이럴 때면 왠지 모르게 마음 한 구석 어딘가가 허전하고 비워진다는 느낌도 들게 되기도 하고 마음이 맞는 사람과의 만남도 유난히 그리워지는 것도 계절 탓이려니 하고 핑계를 대보기도 하지만 이 책 한 권 속에 담긴 글로 인해 많은 위로를 받게 된다면 그 또한 소중한 어떤 인연을 대한 것과 맞먹지 않을까?

 

 

10년간 매일 SNS에 응원과 위로의 글을 올리며 25만 독자의 하루를 지켜준 이근대 시인의 책이다.

두 번째로 나온 이 책은 전작에 나온 책만큼이나 더욱 소중한 인연과 사랑, 헤어짐과 또 다른 아야기를 전해줌으로써 타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인간과의 관계라는 것이 때로는 이익을 위해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만남과 설렘, 기대, 이별과 또 다른 만남을 준비하고 맞이할 때의 자세들은 쉽게 행동으로 이어지기가 어렵다.

 

낯선1 낯선2

 

많은 시간을 나누었던 추억과 사랑의 감정이 있기에 서로가 다른 인연이라고 느껴 헤어짐을 원할 때, 그러한 사실들을 수긍하며 받아들이기까지의 시간들이 쉽게만 흘러가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아는 저자, 그렇게 각 글들 속에 담겨 있는 내용들은 따뜻한 차 한잔과 그 옆에서 누구보다도 당신의 마음을 알고 이해한다고, 위로의 말을 전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느낌을 불러온다.

 

낯선3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기를, 그러기 위해서는 미움도 질투도, 사소한 오해까지도 모두를 소중히 담을 수 있는 감정의 그릇이 필요함을 느끼게 해 주는 책, 이 계절에 한꺼번에 읽지 말고 한 장 한 장 천천히 넘기면서 읽으면 정말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낯선5

괴물이라 불린 남자

괴물 표지괴물이라 불린 남자 스토리콜렉터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7년 11월

사형제도는 지금까지도 의견이 분분하게 다뤄지는 제도다.

정말로 지탄받은 짓을 해서 사형당해야 할 마땅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로 법의 잘못된 선택과 판단으로 인해 억울한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는 문제들이 있기에 쉽게 다룰 문제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전작인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라는 책을 통해 기억에 남을 만한 이야기를 그린 저자의 두 번째 이야기-

사형수의 삶을 그린 이야기인 한편 여러 문제들을 포함시킨 책이기에 전작과는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거구인 마빈 멜스-

20대 한창 유망한 미식축구 선수 지망생, 엄청난 괴력으로 인해 괴물이라고 불린 남자, 여러 대학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통해 자신의 탄탄대로인 인생설계를 계획하고 있는 청춘이었다.

그런 그가 이제 곧 사형수인 처지를 깨닫게 되는 사형수 집행실로 가야 한다.

20년간을 감옥에서 지낸 그, 그 숱한 목숨을 위태위태하게 건지면서 살아남은 그가 무슨 사건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해야만 했을까?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텍사스 출신인 그는 부모를 죽였다는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긴 세월을 보내온 사람이다.

 

자신의 무죄를 항변했지만 이미 법은 사형이란 결정을 내렸고 그런 그에게 한가닥 희망이라곤 없다.

그런 그에게 에이머스 데커가 온다.

그도 한때 마빈과 함께 뛰었던 경쟁 상대였고 그 또한 과잉기억 증후군을 얻게 되면서 가족을 잃은 아픔을 지닌 사람, 이미 전작에 나온 그대로의 설정이 이 책에서도  이어진다.

 

FBI의 외부 요원 형식으로 이 사건을 맡고자 자청한 그, 과연 그와 마빈과의 합작은 사건 해결에 있어서 해결을 볼 수 있을까?

 

책은 여전히 긴장감이 쫄깃쫄깃하게 다가오게 만드는데 일품이다.

이미 마빈의 죄가 무죄임을 밝혀지는 과정 속에 사형 직전까지 갔을 때 나타난 범인의 자백은 진정 진실인지, 누가  오랜 세월 그렇게 감옥에 두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꺼내 준 까닭은 무엇인지…

 

데커가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과정을 추적해가는 동안 독자들 또한 같은 생각과 다른 방향의 전환점을 생각해 보게 만든다.

책은 인종 간의 다른 결합을 멸시하며 대하는 텍사스란 곳의 분위기, 미시시피 지방에 얽힌 비밀들의 결정체들, 원하지 않은 사람에 의해 태어난 존재의 충격과 진실된 사랑과의 감정 사이에서 오고 가는 괴리감과 고민들이 총체적으로 난무하면서 긴장감을 느끼며 읽게 하는 책이었다.

 

전작에서 보여준 인간미 넘치는 데커의 아픔이 그려지면서 자신의 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라면 이 책은 그런 과잉기억 증후군으로 인해 또 다른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의 부재를 느끼는 외로운 한 마리의 늑대를 연상시킨 책이다.

 

기억이란 것이 잊고는 싶지만 결코 잊지 못할 때의 아픔과 괴로움이 있는가 하면 데커처럼 사건을 해결해 나가면서 모든 것을 기억할 때의 이점을 동시에 수반하면서 그린 책이란 점에서 저자의 글은 이런 류의 추리와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매우 만족하면서 읽을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두 권에 걸쳐 데커 시리즈가 나온 만큼 차후에 이 시리즈를 그대로 이어갈지를 기대하게 만드는 책, 전작에 이은 재미를 선사한 책이다.

                                                                                                                          
                                            

원더풀 이시도로,원더풀 라이프

원더풀이시도르원더풀 이시도로, 원더풀 라이프
엔리코 이안니엘로 지음, 최정윤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0월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서 보는 세상은 순수 무진 하다.

때가 묻지 않은 천연 그대로의 모든 모습들을 흡수하는 모습들 속에 어린 시절 간직했던 나 자신의 한 부분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야기들을 접할 때면 더욱 그 감동이 쉽게 가라앉질 않게 되는데, 이 계절에 이런 책 한 권을 통해 잠시나마 그때의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다.

 

얼마 전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과 그 여파는 그 지역을 벗어나 미세한 감지를 느낀 곳도 두려움을 느끼게 했는데 이 책에서 나오는 배경 속의  장면 또한 지진이다.

 

책의 배경이 된 곳은 이탈리아 반도 남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 마티넬라다.

이곳에서 성장하는 이시도르는 태어나서 처음 배우는 단어가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응애”대신에 “프리”하고 휘파람부터 불었다.
그만큼 휘파람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이시도르, 낭만적인 공산주의자 아빠,  요리 잘하는 엄마를 둔 아이는 보통의 행복한 날들을 보내며 친근한 새 알리와 함께 가족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책은 1.2부로 나뉘어 진행이 되어 그려지며,  1부에서의 모습이 바로 행복하고 자연스러운 한 가정의 모습이자 마을의 풍경을 그린 것이라면 2부에서는 어느 일요일 저녁, 이르피니아 전역을 뒤흔든 대지진의 발생을 그린다.

 

대지진 발생 후 사랑하는 가족을 잃게 된 이시도르, 그 충격의 여파는 말문을 닫아버리게 만들고 이후 고아원에 가게 되면서 차차 어떻게 어려움의 환경을 극복하는지를 그려낸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자연의 재해는 커다란 트라우마를 남긴다.

어떤 미세한 일조차도 그 충격의 여파는 아닐까 하는 우려와 함께 이시도르 또한 남들처럼 똑같은 경우를 경험하게 된다.

 

책은 고아원에서 자신의 할 수 있는 유일한 휘파람 소리를 통해 그곳에 있던 여러 사람들과의 교류를 그리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어떻게 변해가고 수긍하며 적응해가는지를 그린다.

 

자신을 지탱해주는 유일한 낙인 휘파람과 새 알리, 그리고 우연찮게 사명감처럼 여기게 된 혁명 연설, 그러면서 점차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따뜻한 말과 문장들을 통해 작은 미소를 짓게 만든다.

 

 

저자가 영화감독이라 그런지 책 곳곳에 펼쳐지는 배경들과 인물들 간의 대사들은 한편의 영상미를 연상시키기에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은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 책이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들을 겪게 될지 모르는 인생의 길들에서 어린 소년이 그 난관을 극복하고 세상에 점차적으로 한발 나아가는 모습들을 통해 독자들 또한 그 세계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책,  어려운 이 시기에 이 책 한 권을 통해 한 편의 동화처럼, 성장소설로도 읽을 수있는 책을 읽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빌리 린의 전쟁 같은 휴가

빌리 린빌리 린의 전쟁 같은 휴가
벤 파운틴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1월

뼛속까지 군인이란 말이 있다.

타고난 신체적인 조건과 정신력이 군인이란 직업에 적합한 사람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라의 부름을 받고 국가에 자신의 한 시기를 몸 담는 군필의 의무를 지닌다.

 

나라의 규정상 의무복무가 있지만 미국처럼 지원병 제도를 통해 군 복무를 하는 경우도 있는 나라들도 있고, 그 가운데서 군 생활에서 느끼는 성찰들은 차후 자신의 미래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의 의사와는 다르게 할 수없이 지원하여 가게 된 경우라면?

그것도 자국이 아닌 실제 자신의 국가와 대척점에 있는 타국에서 실제 의무 복무를 다한다면 그 느낌은 실로 비교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빌리 린-

현재 19살로 이라크 파병 상병이다.

둘째 누나의 약혼 파혼으로 인해 사고를 치는 바람에 죄의 처벌을 가볍게 하는 대신 자원입대 형식으로  실전에 투입된 상태다.

 

죽음의 현장인 이라크에서 보급부대의 지원 요청을 받고 전투 현장에 투입된 가운데 부상당한 부대원 한 명을 구출하기 위한 장면이 우연히 폭스 TV에 영상이 잡히면서 그와 그의 부대원들은 미국에서 영웅이 된다.

 

이 책은 이 일의 여파로 2주간의 휴가를 받은 일명 브라보 대원들이 미국 본토에서 그들을 반기는 분위기 속에서 전방과 다른 후방의 분위기를 군인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그린 책이다.

 

자신의 부대를 떠나는 순간 목숨을 담보로 현장에 뛰어들어야만 하는 군인들의 실전, 한마디 가벼운 말로 주고받은 그 말이 설령 마지막 대화가 될 줄이야, 그 누가 알았으랴마는 빌리가 느끼는 피 튀기는 현장 속에서 느꼈던 전쟁이 주는 참혹함은 후방에 있는 미국이란 거대한 나라 속의 미국민들이 느끼는 감동과는 전혀 다르다.

 

빌최초

 

정말로 가볍게, 정말로 궁금해서 묻는 한마디 한마디가 현장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그들의 비장한 마음을 알 수는 있었을까?  그들을 환영하고자 축하 파티를 벌이고 그들의 이야기를 영상이란 매체로 나타내어 또 다른 선동적인 국민의 정서를 모으기를, 이라크 전쟁의 진실성 뒤에 감춰진 전쟁 옹호 주의자들의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이들을 환영하는 범 국가적인 세태의 모습들은 비약적인 저자의 비틀린 냉소를 통해 드러내 보인다.

 

빌리1

빌2

 

단 하루, 가족들과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해후를 통해 느끼는 가족들 간의 저마다 느끼는 빌리를 대하는 모습들은 국적을 막론하고 실제적인 공감대 형성을 느끼게 한다.

 

훈장을 탔으니 다시 이라크로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고 설득하는 가족들, 그런 가족들의 염려를 뒤로 하고 탈영이 아닌 진정한 나라의 부름, 제대 날짜까지 복무를 다하기 위한 빌리의 이러한 고민들은 후방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전쟁 옹호의 또 다른 면을 보이게 만들고,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이들을 이용하여 또 다른 사업의 활로를 모색하는 사람들의 계산적인 행동들이 독자들로 하여금 누구를 위한 전쟁을 하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돈으로 환산되는 세상, 영상 미디어를 통해 또 다른 각성을 느끼게 만드는 사람들, 브라보 분대원들이 미식축구 경기 스타디움에 발을 내딛고 엉성하게 환희와 축포로 뒤덮인 세상을 대하는 모습들은 이 시간에도 소리 없이 터지는 혈전의 세상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그려내는 역설적인 풍토를 가감 없이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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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조차 베트남전 참전을 피하기 위해 나름대로 자신의 처신을 했던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현실과는 맞지 않는다는 역설, 그런 점을 순수하면서도 때로는 철학적인 생각을 지닌 빌리의 말과 다임 하사관의 대화, 그 밖의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통해 비판 어린 글을 쓴 저자의 작품이 인상적이다.

 

군인의 의무는 군에 충실하고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건다는 사실, 옆에 포탄이 날아오고 전우가 죽고, 그런 전우를 다시 살리기 위해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살아가는 빌리와 그의 동료들, 그들의 2주간의 휴가는 달콤한 휴식이 아닌 말 그대로 전쟁 같은 휴가였다.

 

                                                                                                                          
                                            

 

돌 위에 새긴 생각

돌위푲;돌위에 새긴 생각
정민 엮음 / 열림원 / 2017년 10월

옛 선인들이 좋은 글귀들은 두고두고 읽어도 시대의 흐름을 타지 않는다.

그만큼 살아온 지혜와 선견지명들은 지금의 우리가 읽어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 이 책에 나오는 주된 내용들의 발췌는  ‘학산당인보學山堂印譜’에서 간추린 글들이다.

 

‘학산당인보’는 명나라 말엽 장호張灝란 이가 옛 경전에서 좋은 글귀를 간추려 당대의 대표적 전각가들에게 새기게 해 엮은 책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책 속에서 나오는 전각들은 마치 서예가들이나 화가들이 자신의 글씨나 그림을 완성한 후 찍는 낙인 형태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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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한자 세대가 아닌 사람들이 많다 보니 이런 책들을 읽을 때면 도대체 무슨 의미를 지니면서 써 나간 글들일까?를 고민할 수도 있겠지만 자세히 전각 안에 새긴 글자 하나하나와 저자가 풀어쓴 해석들을 비교해 보면서 읽다 보면 빙그레 웃음 짓게 만드는 글과 좋은 글귀로 인해 행복함을 느낄 수가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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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각이란 것이 서예, 조각, 회화와 구성을 포함한 종합예술이다.-p8

 

그런 만큼 한 가지 주제에 머물지 않고 각기 다른 주제를 포함한 글들은 일상생활에서 묻어 나오는 선현들의 말씀을 작은 공간 안에 요점만 새겨 넣은 듯한 느낌마저 받게 한다.

 

세월의 흐름과 사소한 일에 욕심을 부리는 마음, 자연의 순환을 바라보며 느끼는 인간의 마음 정화, 효과 충성, 가족의 사랑을 포함한 단순하면서 깊은 뜻을 내뿜고 있는 글들을 읽고 있노라니 내 마음속의 정화마저 시켜준다는 느낌을 받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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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안타까운 점은 [학산당인보]의 원본이 하버드 대학교 희귀본 서가에 있다는 사실이다.

어떤 연유로 그곳까지 가게 돼어 보관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동양적인 정서와 글들이 있는 책인 만큼 본래의 자리로 돌아왔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정판으로 나온 책인 만큼 좀 더 보강한 글들도 들어있기에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하나하나 되새겨가며 읽어도 좋을 책이다.

                                                                                                                          
                                            

달콤한 노래

달콤한 노래달콤한 노래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방미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1월

– 아기가 죽었다. 단 몇 초 만에. 고통은 없었다고 의사가 분명하게 말했다.-p 9

 

첫 문장부터 강렬하게 다가오는 이 문구는 누가, 왜, 어떤 이유로?를 연신 묻게 만든다.

 

결혼해서 첫 아이를 출산하고 그때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초보 엄마로서의 즐거움과 생활의 안정을 누리던 미리암이 둘째를 출산하고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흔히 말하는 독박 육아-

사회에서의 각자 위치대로 일을 하고 있었던 남녀가 결혼과 동시에 여성은 출산이란 것을 경험하고 육아를 하게 되면서부터 남편이 사회에 동참하고 일하는 과정이 자신이 누렸던 과거와 비교하게 되고 지금의  생활과 점차 격차가 벌어지면서부터는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씨름하다 지친 짜증을 풀어내지 못하는 복잡한 심경을 책에서는 그려낸다.

 

결국 자신의 일을 다시 되살리면서 사회에서 경력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 보모를 채용하는 부부, 그들에게는 루이즈라는 체구가 작고 금발인 한 여성이 면접을 오면서 그들의 생활 속으로 스며든다.

 

오로지 육아에만 머물지 않는 루이즈, 집안의 곳곳에 그녀의 숨결이 스며들고 아이 둘은 엄마보다는 훨씬 루이즈를 가깝게 대하는데, 살인범이 보모라니!

 

책은 루이즈의 자라온 환경과 그녀의 딸과 죽은 남편으로 인해 빚더미에 앉아 졸지에 거리에 내쫓기게 되는 상황들을 그려낸다.

 

그녀의 내밀한 생각들, 같은 공원 안에서 마주치는 다른 가정의 보모들과의 접촉마저 최대한 피하는 그녀의 속내는 무엇이었을까?

 

책은 자신이 아무리 모든 정성을 쏟아붓고 자신의 일처럼 느끼며 일하는 루이즈를 바라보는 미리암과 남편 폴의 시선들, 그녀에게 육아를 맡길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들과 함께 루이즈가 그들 안에 온전히 자신도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머물기 위해 최대한 계획을 짜는 일들까지를 비교하면서 그린다.

 

독자들은 책 속에 루이즈의 정확한 생각들을 모른다.

아기를 죽여야만 했던 그 간절하고 염원했던 일들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니면 자신의 일을 즐겁게 하던 어느 순간에 물밀듯이 밀려오는 육아에 대한 지친 짜증이 폭발해서?  두 아이가 시간 차로 죽고 그녀마저 죽음에 실패하면서 아이들을 잃은 미리암의 울부짖는 괴성과 함께 두 여인에 대한 연민을 자아내게 한다.

 

 

미리암은 보모로서 채용한 루이즈에 대해 자신이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부분들이 많이 없다는 사실들을 깨닫는 순간, 그녀에 대한 빠른 조치가 아쉽다는 느낌마저 들게 하면서 우리들은 긴밀한 접촉을 하고 있는 타인들에 대해 얼마큼 알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루이즈에 대한 믿음이 점차 그들의 눈에 불편함이 되어 돌아오면서  시선과 시간을 멀리 두게 된 두 사람을 바라보는 루이즈의 느낌은 바로 보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하나의 직업인으로서만   느끼고 있었다는 굴욕감이 크지 않았을까?

 

직업에서 오는 굴욕적인 말과 행동들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보모들이 느끼는 무언의 감정과 행동들은 알고서도 알지 못한다는 이중성의 생활고와 함께 루이즈가 느꼈던 감정의 장애를 통해 섬뜩한 심리 스릴을 이루어낸다.

 

– 누군가 죽어야 한다.

– 우리가 행복하려면…..

 

이 문구는 읽는 것 자체도 끔찍하게 다가온다.

자신의 행복을 이루기 위해 무서운 일을 저지른 루이즈의 행동 안에 깃든 외로움과 굴욕감, 이 모든 것을 방해하는 것들을 없애야만 자신이 안주할 공간이 생긴다는 그릇된 행동에서 발생한 아이 살해는 무심코 하루하루 보내는 일상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언제라도 이러한 평범하지 못한 공포가 스며들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준 책이 아닌가 싶다.

 

– “얘들아, 이리 와, 목욕할 거야.”

 

오르골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소리, 그것은 결코 책 제목에서 말하는 달콤한 노래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