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퍼슨
크리스틴 루페니언 지음, 하윤숙 옮김 / 비채 / 2019년 10월
요즘의 출간되는 책들의 계기를 보면 매년 정해진 문학 수상대회에 응모해 당선되고 출간되는 경우도 있지만 SNS에서 활발하게 인기를 끌면서 출간되는 경우들도 많다.
입소문을 타고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그만큼 인기를 끄는 소재이고, 그 안에 내포된 문제점들의 의견을 나눈다는 것은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한다.
이 작품의 저자에 대해선 처음으로 알게 됐는데, 신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여러 느낌의 단편들을 펴냈다.
책 제목에 나오는 캣퍼슨이란 작품으로 인해 미국에서 입소문을 타고 의견들이 많았다고들 하는데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선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20살의 마고와 34살의 로버트는 마고가 아르바이트로 일하면서 만난 관계, 누구나 처음 상대를 만났을 때의 호기심과 상대를 바라보고 느끼는 감정선들이 첫 데이트를 하면서 발전하게 되는데 영화를 보고 그의 집으로 가는 것 자체가 바로 그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한 깊은 발전의 단계를 의미한다고 독자들은 같이 공감한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생각했던 로버트의 모습이 아닌 전혀 다른 이미지로 다가온다면 마고의 입장, 아니 여자의 입장에선 그 자리에서 거절의 의사를 표현해도 되지만 정작 마고는 이를 거부하지 못하고 그 이후 그와 헤어지기까지의 과정이 상상이 아닌 현실적인 고민과 원만한 이별의 방법을 생각하는 고민들이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누구나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거절할 수 있는 표현들이 왜 정작 마고에게는 힘들었을까?
첫 데이트라서? 적어도 자신이 기대했던 어떤 이상향의 과정이 결여돼서?
책은 저자가 실제 경험했던 일들의 영향을 바탕으로 이 글을 썼다고 밝히고 있는데 동상이몽처럼 남녀 간의 생각 차이와 틈새의 보이지 않는 미세하게 결렬된 감정선들의 표현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이 외에도 11편의 단편들은 동화 같은 이야기처럼 들려주는 공주의 이야기, 현실적으로 그것이 잘못됐다고 말하고 싶어도 여러 여건상 말하지 못한 부분들을 시원하게 행동으로 보인 딸(정어리)을 그린 작품, 캣퍼슨과는 반대로 그려낸 좋은 남자의 이야기, 신화적이고도 몽환적인 이야기를 그린 한밤에 달리는 사람, 무엇보다도 캣퍼슨에 이어 인상이 깊었던 세 사람의 관계를 그린 나쁜 아이는 비정상적인 종속관계를 그린 흐름이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과 자신보다 못한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 행하는 행위들에 대한 모습들이 편하게 읽을 수는 없었던 부분으로 남는다.
총 12편의 이야기 속에 담고 있는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불합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심경과 이를 거부하지 못하는 환경 조성을 통해 저자는 약자와 강자의 관계를 그려낸다.
현실적인 부분에서부터 동화 같은 판타지, 신화적인 몽롱함의 표현들까지, 저자의 다방면에 걸친 여러 작품들을 한 번에 읽어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던 책, 캣퍼슨에 담긴 이야기는 국적을 떠나 모든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야기라서 한번쯤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