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9년 12월 28일

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

나티투바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
마리즈 콩데 지음, 정혜용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12월

 

 

 

올해 노벨 문학상에는 두 명의 작가가 선정이 되었다.

작년의 한림원 성추문 사건의 여파로 수상자 선정이 없는 관계의 결과물이기도 하고 그 대안으로 만들어진 것이 2018년 노벨문학상 ‘뉴 아카데미 문학상’ 수상이다.

 

이 상의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가 마리즈 콩데이다.

 

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란 작품은 유일하며 단 한 번에 그친 수상작품, 즉 세상에 단 한 번 존재하고 단 한 번 수여된, 대안 노벨문학상인 ‘뉴 아카데미 문학상’ 수상작이란 이름에 걸맞은 인상적인 작품이다.

 
주인공 티투바는 바베이도스 출신의 엄마가 선상에서 백인 선장으로부터 강간을 당한 결과물로 탄생한 여인이다.

배에서 내린 후 자신의 몸속에 잉태된 아이와 암울한 자신의 삶에 대해 고통을 느끼는 엄마를 두고 선장은 같은 노예 출신 남자에게 이 여인을 줘버린다.

 

출산을 했지만 결코 모성애로써 아이를 바라볼 수 없었던 엄마, 그런 아이에 대한 사랑은 양부가 모든 정성을 들여 키워나가지만 엄마가 백인 농장주인에게 겁탈을 당하게 되자 이일로 엄마 아베나와 양부 야오는 죽게 된다.

 

홀로 남겨진 그녀를 거둔 것은 숲 속에 살던  야야라는 노파다.

특별한 능력을 지닌 야야에게 모든 것을 배운 티투바를 마을 사람들은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기지만 티투바는 야야가 죽고 난 후에 자신의 능력을 좋은 곳에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백인 남자들과의 거리를 두면서 살았던 티투바는 유일무이하게 사랑하던 남자를 만나고 그를 따라 스스로 노예의 신분으로 돌아가면서 인생은 180도로 바뀐다.

 

바로 마녀사냥의 대상자로 낙인이 찍히면서 다른 백인 여성들과 재판에 회부된 것-

 

이 작품은 실제 마녀 사냥에 티투바란 실제 여인이 있었지만 노예, 흑인 여성이란 사실로 제대로 된 결과는 알 수 없는 상태의 자료를 갖고 저자는 나름대로 그녀의 삶을 사실과 상상력을 더해 인상적인 작품을 쓰게 된다.

 

 

이 책은 실제 저자 자신의 삶에서 느꼈던 경험이 들어있다.

작가 개인적인 삶은 프랑스령과 과들르프에서 태어났고 부유하게 자라 프랑스로 유학을 가게 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한다.

 

자신의 생각과는 동떨어진 현실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타인들(백인들)의 시선과 실제 유학생활 중 미혼모가 된 이후   가족들로부터 경제적 지원이 끊기게 된 생활, 뒤이은 가난이란 삶이 동반된 사회적 약자란 입장에서 다시 아프리카로 들어가 그곳의 모습을 깊이 알게 되면서 작품을 쓰는데 영향을 받은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노예의 삶을 그린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인 ‘뿌리’에서도 그렇지만 그들의 삶이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고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 참담하다는 표현이 생각나지만 그들의 원천적인 생각은 살아있다는 사실, 살아내야 한다는 사실이 그려진다.

 

하지만 이 책의 티투바는 이런 점을 뛰어넘어 살아있다는 사실 외에도 삶을 보다 풍요롭고 아름답게, 인간답게 살고자 했던 욕망이 더 잘 그려내고 있다.

 

성별의 차이, 피부 색깔의 차이를 누가 더 낫고 부족한지를 결론 낼 수 있을까?

이 점을 염두에 둔 저자의 이 책은 그녀에 대해 어떻다는 것을 결정짓는 한계를 깨고 싶었던 실존인물 티투바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인생에 대한 상상력이 더해지면서 빛을 발

하게 된다.

 

실제 저자는  “티투바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여성은 역사에 의해 부당한 대우를 받았기 때문이다. 피부와 성별 때문에 거부당한 인간적 권위를 그에게 꼭 회복해주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낀 것”이라고 집필 동기를 발히기도 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인생에 대해 그 누구도 간섭할 수없다는 당당함과 그 한계에 대해서도 결정할 수 없다는 티투바의 강인한 삶의 진취적인 자세를 통해 많은 것을 들려주는 책, 아프리카에 대해 묘사한 부분들이 체감 있게 다가오게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