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여자들 ㅣ 스토리콜렉터 82
아나 그루에 지음, 송경은 옮김 / 북로드 / 2020년 3월
북유럽의 코지 미스터리 작가로 알려진 덴마크의 아나 그루에 작품이다.
덴마크 지방도시인 크리스티안순이란 곳에서 광고대행사의 카피라이터로 일하는 단 소르메달은 고교 동창이자 수사관인 플레밍 토르프, 아내 마리아네와 함께 식사를 하던 중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스트레스성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잠시 회사를 쉬고 있던 바로 자신의 직장에서 청소부 업체에서 파견된 릴리아나란 여성이 살해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단은 사건 현장으로 플레밍을 돕기 위해 함께 간다.
죽은 그녀에 대한 정확한 신원과 거처를 알지 못하던 그들은 그녀와 함께 파트너로 일하던 벤야민을 추궁하게 되고 이후 사건은 릴리아나와 함께 동거하던 또 다른 나이지리아 여성 샐리가 참혹하게 죽은 모습으로 발견이 되면서 사건은 급물살을 타게 된다.
도대체 누가, 왜, 무슨 이유로 이들을 죽인 것일까?
책의 내용은 사회복지국가의 천국이라고 일컬어지는 북유럽의 속살들을 파헤쳐 그 안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이민자들의 어려움을 드러낸다.
정당한 절차대로 이민자의 자격이 아닌 불법체류자 출신들, 그것도 자신들이 꿈꾸던 직업을 갖게 해 주겠다며 접근한 사람들이나 가족들의 몰염치한 행동의 결과물로 성매매를 전전하는 여성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던 여인들의 실상을 드러낸다.
경찰의 도움을 받고자 하나 이 역시도 법망의 테두리에 걸려 다시 고국으로 소환되는 악순환, 고국에서조차 관습이란 형태로 돌팔매나 또 다른 제3 국으로 다시 팔려가는 악순환의 고리는 불법체류자로서의 생활이 차라리 낫다는 희망마저 갖게 되는 모순을 보인다.
그렇다면 이들을 돕는다는 취지로 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임금의 일부를 가로채는 복지국가의 상류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진실되게 그들을 돕는가?
일부이긴 하겠지만 이 책에서 보인 그들의 모습은 불법체류자들의 상호 묵인하에 법을 벗어난 행동을 하는 모습들이 겉에서 보는 빛나는 이면 뒤에 감춰진 어둠을 보이는 글이라 씁쓸하게 다가온다.
자신의 현재 위치와 안위를 지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의 비정함과 달면 삼키고 쓰면 내뱉는 냉정함, 반대로 그들로 인해 죽은 여인들의 안타까운 죽음은 실명조차 불릴 수없다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한계를 여실히 보인 작품이다.
‘단 소메르달’ 시리즈로 불리는 첫 신호탄이라는 이 작품을 통해 복지국가의 감춰진 우울한 진실을 드러낸 점, 그 안에서 전문 수사관이 아닌 평범한 회사원인 단의 활약이 돋보였던 책인 만큼 다음 시리즈도 기대가 된다.
처음 대하는 작가입니다.
요즘 거의 책을 안 읽어서 신간들을 잘 모르거든요.
서점에 나가 본지도 아득한것 같습니다. ㅎ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라 저도 재밌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