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이자벨

이자벨오후의 이자벨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8월

 

‘빅 픽쳐’ 이후 국내의 고정팬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영미문학의 대표,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다양한 인생의 삶을 통해 생각을 던져보게 하는 작가의 신작, 이번엔 좀 파격적이란 느낌을 갖게 한다.

 

21 살의 샘은 대학 입학을 앞두고 파리로 여행을 떠난 풋풋한 청년이다.

같은 호텔에 머물고 있던 옆 방 미국인을 통해 책을 통한 만남을  위한 파티에 초대를 받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보다 14 살 연상의 이자벨이란 번역가를 만나게 된다.

 

이자벨을 본 순간 그녀에게 빠져든 샘은 며칠 후 이자벨이 건넨 자신의 사무실로 찾아가게 되고 불꽃같은 열정을 피운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14살  연상의 남편이 있고 한차례 자녀를 잃은 아픔을 지닌 사람, 샘과의 관계는 오로지 오후 5시에 만나 7시경에 헤어지는 것을 요구하며 관계의 지속성을 원한다.

 

가정을 잃고 싶지도 않고 부부간의 합의하에 서로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는 암묵적인 관계를 허용을 하고 있지만 아내로서의 충실한 역할을 하고 싶은 이자벨의 행동과 말에 샘은 어쩔 수 없는 그녀의 선택을 받아들인다.

 

식을 줄 모르는 형기 왕성한 샘의 첫 강렬한 사랑은 이내 이자벨과 함께 할 수없다는 깨달음으로  결국 이자벨과 헤어지게 되고 학생의 신분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후 간간히 서로 안부를 주고받는 두 사람, 이자벨의 출산과 샘의 변호사로서 성공한 미국에서의 생활은 이후  레베카와의 결혼, 아들 이던이 태어나고 이던의 병으로 인한 청력상실, 그 가운데 레베카의 알코올 중독은 이던의 병과 함께 부부의 생활을 파탄으로 이어지게 한다.

 

상실감과 괴로움, 아들 이던에 대한 양육권 전쟁으로 허탈한 심정을 안고 다시 파리로 돌아가 모든 것을 잊고 일에 몰두하는 샘은 다시 이자벨과 연락이 닿으며 관계를 이어가는데….

 

 

읽으면서 인간의 본성 안에 사랑이란 감정은 어떤 것을 포함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생각을 가지며  불편한 시선으로 읽은 책이다.

 

이자벨의 이기심이 가득 찬 행동과 말로써 느껴지는 진행, 자신의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고 싶으면서도 남편의 외도를 눈감아 주고 자신 또한 연하의 남성과 사랑을 한다는 흐름의 진행은 샘의 미국식 사고방식과 프랑스식 사고방식이 부딪치면서 상반된 모습을 펼치는 이야기라서 독자로서 이해하기가 힘들었던 대목이다.

 

책의 주인공인 이자벨과 샘의 나이차를 넘어선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무려 30년간 이어지면서 그동안 그들의 인생에 새롭게 등장한 사람들과의 관계, 자식의 아픔과 이혼, 아버지로서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 샘의 인생 이야기가 첫사랑인 이자벨과의 해후를 통해 다시 이어지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둘의 관계는 이어질 수 없는 현실이 가로막혀 있음을 보인다.

 

 

만일 샘이 요구했던 자신과 함께 떠나자고 했을 때 이자벨이 받아들였더라면 둘은 행복했을까?

반대로 이자벨이 자신의 딸과 함께 샘 곁으로 올 테니 함께 하자는 말을 샘이 받아들였더라면 둘의 인생은 그 후로 행복했을까?

 

인생의 하루하루 삶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선 샘과 이자벨 같은 선택이 주어진다면 우리들은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사랑이란 이름의 여러 형태를 통해 그려낸 저자의 이번 작품은 불륜이란 소재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물어보고 있는 듯한데 이해를 하면서 읽기엔 공감할 수 없었던 부분도 있었다.

 

이자벨의 이기적인 행동과 말은 이후 샘 자신 또한 레베카의 불협화음 때문에 다른 여인에게 빠지면서  자신 또한  가정이 깨지지 않길 원했던 장면에선 이자벨의 마음도 그러했으리란 짐작과 이해를 하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인생이란 것이  단순하게 무를 썰듯 뚝딱 잘라지지 않는다는 사실, 연속적인 선택의 갈림길에서 미래의 가능성 타진을 두드려보고 그 문을 열 것인지 닫을 것인지에 대한 선택과 후회의 망설임을 보인 작품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원한 타이밍의 어긋남을 통해 이어온 두 사람의 인연을 다룬 이야기는 쓰러지고 무너지더라도 우리들의 인생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책이다.

 

오후의 이자벨”에 대한 2개의 생각

  1. 데레사

    프랑스와 미국이니까 가능했던 연애가 아닐까요?
    한국사회에서라면 지탄의 대상이라 견뎌내기 어려웠을 겁니다.
    남의 인생사를 내 인생사처럼 간섭하고 싶은 사람들이 더 많은 한국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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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의 정원 글쓴이

      아무래도 동양과 서양의 시선이 다르니, 책을 읽고 받아들이는 것도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또한 읽으면서 이해를 하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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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레사 에 응답 남기기 응답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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