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보고싶은 날

아침에일어나니좀허기가지는것같았지만,

공복에약을먹으라고해서먹는것을참았다가,뭐먹을것없나하고기웃거린다.

지난주권사님이가져다준닭죽과내가만든오래된콩국물밖에없다.

아직은과일도못먹는데

잣죽이나쒀먹을까생각하니,흰쌀불려놓은것도없었다.

빵조각하나도없어,남편더러는나가다뭐하나사먹으라고하고,

혼자오래된닭죽국물을짜서몇수저떠먹는다.

셀러리를너무많이넣어건더기먹기가좀겁났다.

문득,

엄마생각이나서눈물이난다.

아직껏씩씩하게잘버텨왔는데,웬연민이람하면서.

내가덜그럭거리는소리를들었는지작은딸이자다가내려왔다.

불안하게자는그들이불쌍하면서도,계속엄마가계셨다면나를이렇게허기지게내버려두지는

않으셨을텐데하며울다가들켜버렸다.

나는수술도안하고,항암치료도아직시작하지않았기때문에내가직접끓여먹을수있는기운이남아있는데,갑자기며칠전부터허리와어깨가삐긋해서거동을조심하고있었다.

그랬더니,

아들이내려와있던3일내내외식을했다.

집에서음식은썩어나가고

밥도잘못하는딸들에게매번잔소리할수도없고

미안해진작은딸은방구뀐놈이성낸다고틱틱거리며밀린설거지를했다.

큰딸은회사일을하느라컴퓨터에앉아있으면서도,계속내눈치를보느라불안해있다.

"너잠투정하는거야,아님무슨기분나쁜일이있어?"작은딸에게물었다.

그동안,도화선의불은항상내가당겨왔었는데,

오늘도그랬다.

딸둘과나,셋이앉아울고불고하면서서로미안하다고했다.

"난우리엄마가보고싶다,너무."

내가그렇게얘기하니까모두들또엉엉울었다.

울고나서기분전환이되었는지,

작은딸은부엌에서열심히뭘하더니캐비지쥬스를만들어갖다준다.

위궤양에좋다나.한컵마셨는데도속이불편하지않았다.

그리고나서

나머지하루동안,딸들은싹싹하게나를잘떠받들어주었다.엄마처럼.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