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엄마
서울역시계탑건물앞에서남편친구인허영구씨부부를만났다.

그의에쿠스차에올라타니영구씨아내가,

"어머,많이마르셨어요."

"."

아프다는말을자꾸되풀이하기싫어

"건강하세요?"되물으니,

"사실은제가좀아파요.암수술했거든요."

그녀는갑상선암이라고했다.

그옛날,

그들의신혼집들이에갔을때,"펄시스터즈"의동생배인숙처럼생긴그녀가눈물이그렁그렁한얼굴로

시어머니가너무무섭다고하던생각이났다.

아무렴내시어머니보다더무서울까겁쟁이.

그러나얼마있다가나도그녀처럼우울증에시달리기시작했고그래서사람만만나면저절로눈물이주루룩

흐르곤했었다.

이제는그압박과설움에서해방된우리.

서울역앞의월남식당으로갔다.

영구씨가음식주문을하는데아내가한마디거들자,

",모르면가만있어,한번도못먹어봤으면서…"

옆에서좀민망해진나는

"영구씨,요즘세상에아내에게그렇게큰소리치다간쫓겨나요."

",제발쫓겨났으면나혼자편히살게…"

그는정말겁없는늙은이였다.

그래도조용히눈웃음만치고있던아내가느닷없이,

"동창들사이에서제별명이뭔지아세요?"

"???"

"영구엄마예요."

"영구엄마?푸하핫,정말별명잘지었네."

이번에는나와남편이그들이민망해할정도로웃어댔다.

젊어서는시어머니의투정,나이들어서는남편의투정.

그걸다들어주는그녀에게붙여진별명영구엄마.""이다.

그러자영구씨가고개를버쩍들더니아내에게,

"그이빨에낀찌꺼기나빼고말해라!"

아내는눈알이동그래서손으로입을가리고,영구씨는주문을받던종업원에게,

"여기이쑤시게부터좀갖다주세요."했다.

영구엄마,

아들혼좀내세요.이제라도버릇을가르쳐야지요.

참아주는게다가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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