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에서
나는아직제주도에못가봤다.

이번에도제주도갈시간은없어대신안면도에가기로했다.

부모님과남동생,그리고우리부부.

"옛날하계봉사다닐때생각하면안돼."여동생의주의사항이다.

아무렴,40년도넘은세월인걸

섬이었는데지금은섬이아닌안면도.

특징없이복잡하기만한시골동네를달려바닷가에도착했다.그래도다른시골처럼**,여관,모텔간판은

많이보이지않았다.다호텔로바꿔진것일까?

우리가묶었던바닷가콘도는시설이좋고깨끗했다.

베이커리와수퍼마켓도있었다.다른시설도많았지만우리는모두노인층이라먹는것외에는별로관심이

없었다.

서해안의기억이라고는인천송도의조개탕,여름마다갔던대천해수욕장,그리고변산,선유도정도이다.

모두당일치기아니면호텔은구경도못하던시절에갔던곳이다.

소나무가늘어선아름다운내조국바닷가,왈칵감정이솟구친다.

몸집좋은아줌마들이노천사우나에들락거리는모습이보인다.

"수영복을안가져왔네."

"추운데어딜….그대신해넘어가기전에모래밭에나가자."남편이황급히말린다.

카메라를챙기고혹시조개라도잡을수있을까해서비닐백을가지고나오라고했다.

조개는찾을수가없었고,멀리꾸부리고있는사람들이보이기에그리로갔다.

개불.

아저씨둘이서삽으로모래를파고거기서개불을잡아꺼냈다.

"이걸먹어요?"

"아주좋은거예요."

"그런데,너무힘드시겠어요.잡으려면…"

사진기를갖다대기가미안해서한마디했다.

"아저씨가잡고한번찍어보세요.이렇게…"

개불잡는아저씨가남편에게권하니까남편은에이,하고도망간다.

대신내가그걸잡고한커트.잡아보니아무것도아니다.

내가가본미국해변에는조개껍질도없었다.

알라바마남쪽의멕시코만도그렇고,동부의캐럴라이나주와버지니아비치도그랬다.

그런데여기는개불도있고조개껍질도많다.그래서열심히줍다보니가져가지도못할걸헛수고하네,하는

생각이들어다버렸다.마음은소녀.

요즘도조개껍질줍는소녀들이있을까?

돌아가는길에

아버지께서국밥을잡숫고싶다고해서고속버스역근처소머리국밥집에들어갔다.

6천원.

동네아줌마로보이는두여자가퍼지르고앉아국밥을먹고있었는데,반찬이밥상하나가득이었다.

"이렇게주고도남아요?"

"모두동네단골들이라서요."

나는황태콩나물국을시키고다른사람들은모두소머리국밥을시켰다.

내것도맛있고,남의것도맛있었다.

노인네한분이들어와얌전히앉아주인이갖다주는것을조용히먹는다.

"할머니는언제퇴원하세요?"주인여자가묻는다.

"좀더있다…"

할아버지는식사가끝나자조용히구두를신고아무말없이나갔다.

나는해변가호텔에서보다그식당에서사진을더많이찍었다.

사진에무슨정()이라도찍힐것같아서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