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쓰는 편지 (16)

팝콘을한번도안튀겨본남자

아빠가보이스카웃팝콘을한박스들고오셨다.
"작년에옆방교수아들제이슨에게주문한건데,오늘받았어.내가한봉지는뜯어봤지."
"그래요?그럼출출한데하나튀겨볼까?"

팝콘봉지를마이크로웨이브오븐에집어넣고1분지났는데,갑자기토도독톡하면서요란한소리가들렸다.

들여다보니팝콘이봉지밖으로다튀어나와오븐에널린거야.
"아니,왜구멍이났지?"
"내가뜯어봤다고했잖아."
"그럼,비닐겉봉을뜯은게아니구,속종이봉지를뜯었다구요?왜요?"
"응…먹어보려구…그런데…보니까씨만들어있더라구."

아빠는그납작한봉지속에튀긴팝콘이들어있는줄알았단다.
그말을듣고엄마는갑자기맥이빠져서웃을수도없었다.
극장에서,그리고바로얼마전에도아빠친구집에가서가라오케하며팝콘을먹었었는데,
어찌쵸코렛바만한납작하고단단한봉지속에튀긴팝콘이들어있다고생각을했을까?

카작에서는케피르라는요구르트를우유인줄알고계속마셨다고했다.우유팩과꼭같이생겼거든.

맛이좀이상하긴했대.
그말을듣고,토스트에된장을한번발라줘볼까…생각했었다.

팝콘을한번도안튀겨본남자…
DVD플레이어를켤줄모르던남자…
카메라에셔터가어디있는지모르던남자…
형광등을어떻게갈아끼우는지모르던남자…
그리고,
예술조각처럼아름답게치장되어나온디저트를한입에쓸어넣던남자.

돈이야,
엄마는이런남자와34년을살아왔다.
너는같은남자로서어떻게변명해줄수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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