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결혼했냐구? (7)

어머니들의상견례

"그래,만나보시니어땠어요?"
낮에,그의어머니를만나고오신할머니와어머니께물었다.
"한마디로질렸다!"
어머니는짧게대답하셨다.할머니께서는,
"질릴것뭐있냐?관두면그만이지,엄마가너무잘나서아들장가보내기쉽지않겠더라!"

"그렇게기억력이좋은마누라는생전처음봤어.글쎄,자기아들군번까지다외우더라구."
"그게뭐진짜군번인지가짜인지우리가알게뭐냐!나도우리아들군번한번대볼까?육군대령돌박가,

12345678!"

할머니는거수경례까지부치며우리를웃기셨다.
"어머니,농담이아니구요,정말놀라지않으셨어요?

나는여태우리아이들이어느대학무슨학과에다녔다는것정도밖에는모르고사는데,

글쎄,그엄마는학장이누구,과장이누구,어떤교수가추천해서어느직장엘갔는데,거기사장이누구,

부장이누구…아이구…나는아주바보같더라구."

어머니께서고개를설레설레흔드셨다.

그의어머니는내어머니와만난자리에서아들의라이프스토리도줄줄쏟아놨다는데,

초등학교부터대학,군대,직장까지의에피소드와선생님들의이름,심지어전방부대소대장이름까지기억하고

있었다고했다.
말주변없는내어머니기가팍죽을만했다.
할머니께서는,
"아무래도너거기로시집가면고달플것같다.시어머니가너무똑똑하면힘들어."

중매쟁이는내엄마의친구였고,그의누나와는이웃이었다.
중매서신엄마친구분께우리쪽의의견을조심해서전했다.

당장답이왔다.
한번만더만나보자고…
내어머니는바짝긴장을하셨다.
"에미야,아마도남자엄마가아차,했을꺼다.똑똑한마누라니까…한번더만나보자.이번에는뭐라고

하는지…"할머니께서권하셨다.
그래서어른들이다시만났다.물론나는빠지고.

두번째만나고들어오시더니어머니께서는,
"얘,내가도깨비에홀린것같다.이번에는전혀달라.잘난척도안하고말도별로많이하지않고…"
주위사람들은,

시어머니자리가똑똑한것이무슨흠이냐,그러니까아들둘을서울대학에보냈지…했고,
당사자인나는시골분이똑똑해봤자…라고생각했다.
내어머니는그야말로좀더생각할시간이필요한듯이보였다.
그러나
그의어머니는이미승부수를두고있었다.
두번째만난자리에서약혼날짜를정하자고말했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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