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1981 (7)

주(住)

3베드룸아파트로들어갔다.
회사에서주택보조비를현금으로주었기때문에렌트를아끼면저축을할수있었다.
그래서다른회사지점장들처럼최신의주상복합아파트로가지않고,

지점장체면유지만될정도의아파트로정했다.
"사막에서번오일달러를사막에서헤프게쓴다는것은미친짓이지."
남편이그렇게못박지않아도,월세를아껴저축을해야겠다는생각정도는나도하고있었다.

대부분의상사직원들은최고급아파트에살았고,

심지어어떤가족은최고급호텔아파트에살며청소와세탁서비스를받기도했는데,

이웃에냄새풍길까봐김치는물론,라면도못끓여먹고살았다.
그런곳에사는’싸모님’들이가끔나더러,
"왜거기사세요,그아파트좋아요?"

라고맹한질문을하기도했는데,그때마다주둥아리를콱비틀어버리고싶었었다.

우리가살아파트는방은3개,화장실3개로한60평쯤되는것같았다.
한국에서32평아파트에살던나는드넓은거실공간을어떻게채울지난감했다.
외국에나온김에영화에서본것처럼과감하게해보려고,우선자주색카펫을깔았다.
생전처음카펫을깔아보니그게다먼지덩어리같아보여하루에두번씩베큠을했는데,

몇달이지나자붉은카펫이털이다빠지면서핑크가되어버렸다.

커텐을맞추고,살림살이를샀다.
이나라는자국에서생산되는물건은거의없고,그야말로있는것은오일달러뿐이기에이세상에서좋은물건은다수입한다.
세계최고의가구와부엌살림들이마구유혹하고있었다.
나는정신을바짝차리고,때로는정신을팍놓아버리기도하며,그런것들을외면했다.
거창하게애국심이라고할것까지없이,
당장아끼고모으지않으면한국에돌아가서고생할것이뻔하기때문이었다.

"어떻게사는것이지점장부인답게사는것인가?"
삼십대초반에지점장마누라가되어두바이한인커뮤니티의일원이된나의고민이었다.
비싼아파트에서돈잘쓰고그럴듯하게보이며살것인가,아니면
장래를생각해서실속을차릴것인가…

타는듯한사막에서,
허세와실세가충돌하며내속까지태우고있었다.

(사진은위키피디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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