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노래

목련꽃그늘아래서
베르테르의편지를읽노라

밤새꽃이활짝피었습니다.왠지마음이급해지더라구요.그래서,

수요일저녁교회가는길에카메라를들고나섰습니다.

꽃구경하며걸어서가려구요.

아…우리동네가갑자기꽃동네가되었더라구요.

구름꽃피는언덕에서피리를부노라
아아멀리떠나와이름없는항구에서
배를타노라

"아아멀리떠나와…"이구절만부르면왜이렇게눈물이나는지요…

"가고파"라는노래에서도,

"그물새,그동무들고향에다있는데,나는왜어이타가떠나살게되었는고…"하면

영락없이눈물을글썽입니다.구름같은꽃이너무화사해서눈물이납니다.

돌아온4월은생명의등불을밝혀든다
빛나는꿈의계절아
눈물어린무지개계절아

보통,

수선화가지고나야벗꽃이만발해졌는데,올해는서로사이좋게피고있습니다.

꽃들은저렇게색갈을맟춰가며피면서우리를즐겁게해주는데,세상은그렇지를않군요.

목련꽃그늘아래서
긴사연의편질쓰노라

깜짝놀랐습니다.목련잎이떨어지고있잖아요.그건,

치열한여름을준비하라는것인가요?

꽃잎을줏어들고잠시망연했습니다.아직베르테르에게답장도못했는데…

클로바피는언덕에서휘파람부노라
아아멀리떠나와깊은산골나무아래서별을보노라

시인처럼클로바피는언덕에서휘파람을불었습니다.

이따,집에돌아갈때는별도셀겁니다.행복합니다.

돌아온사월은생명의등불을밝혀든다
빛나는꿈의계절아
눈물어린무지개계절아

배꽃이흐드러지게핀집앞을지나며,다시한번감격합니다.

"이렇게평화로운동네에살게해주셔서감사합니다."

저집은,

의료개혁같은것은상관도안할것같이보이지요?그래도문을열고들어가보면고민이또있을겁니다.

고등학생처럼보이는예쁜여학생이딸랑딸랑들어가는것을보며,

저도언제저렇게아이들과살았었던가…싶어가슴이싸아하고부럽습니다.

빛나는꿈의계절아

눈물어린무지개계절아

미국서개나리를보면마치된장찌게를받아놓은것처럼반가워요.고향냄새.

골프를잘치는한국사람이웃이있는데,

모스크바,카이로,동경,자카르타,뉴욕이여기보다훨씬살기좋다네요.

골프장,하면알라바마아닌가요?그런데도?

저는누가뭐라해도여기가제일좋습니다.

고향풍경이있고,저꽃들처럼나도철따라피고지고하다보면

아름다운동네,지나가는사람들행복하게할수있을거라생각하기때문이지요.

보세요,

저아름다운것들다내꺼아녜요?

빛나는꿈의계절아

우리가족이봄맞이인사를드립니다.

괜히그러구싶어졌어요.

2년전에찍은사진인데,가족이더늘지가않았네요.

내년이맘때는새식구가들어와있으려나…

목월의"4월의노래"를부르면서베르테르에게답장을씁니다.

2010년4월1일

알라바마에서벤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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