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1981 (9)

곡마단차

전임자가타던"닷지볼레로"를그냥쓰기로했다.
회사에서사주는차이기때문에내의견이들어갈여지는없었지만,3년밖에안쓴것이라니당연히그냥타는것으로알았다.옅은밤색의탄탄해보이는미제차였다.
당시,
대부분의상사지점장들은미제차를탔는데,카프리스클라식이나캐딜락이었다.일제차는싼부류에들었다.

가끔씩벤츠를타는한국사람도있었다

2006년벤츠,유럽모터쇼에서.

하루는탁구코치인김코치가메르세대츠밴츠를몰고나타났다.
그가속한클럽의오너가공짜로준것이라했다.모두들부러워서그차앞에서사진좀찍어도되냐고

농담을했었다.
당시는한국탁구가날릴때라서,그여파로탁구코치들이두바이스포츠클럽에소속되어현지선수들을

지도하고있었다.배구와핸드볼코치들도있었다.
두바이의스포츠클럽은대개현지부자들의소유로서그들이스폰서이기도하다.

이들부자들은자동차를살때직접벤츠회사에맞춤오더해서산다고하는데,문짝에자신의가문이나이름을

금박이로새기는사람들도있다.

두바이는뜨거운햇살때문에자동차수명이짧아부자들은보통3년이상차를쓰지않는다고하는데,

그래서3년쯤타고난차를좋은성적을올린한국코치에게선물로주는것이다.

우리가리무진을처음본것도두바이에서였다.
우리는한국에서포니자동차도없었으니까당연히리무진이어떻게생겼는지도몰랐다.
그래서나는그’시커멓고긴차’가아랍사람들이특별주문한차인줄알았다.

왜냐하면그들은보통마누라가셋이상이라니까,그마누라들을칸칸이앉히려면그런차가필요해보였다.
사실,
아랍여자들이검은옷을휘감고마스크를하고그차에서줄줄이내리는것을직접보기도해서,그렇게굳게믿고있었던것이다.그래서미국에와서그리무진을보고놀랐다.아랍사람이탔나?했기때문이다.

우리가타던차와비슷한다지1978년형

아무튼,
우리차닷지가슬슬고장이나기시작했는데,그래도남편은조금만더버텨다오…하면서새차를안샀다.
아마도같이있던직원이새차를뽑은지얼마안되니까,회사에눈치가보여서그랬는지도모른다.

(그것은내짐작이지만,아무튼나는그젊은부부가빨간새차를타고다니는모습이부러웠었다.)

나중에는자동차천장이마치곡마단의휘장처럼내려앉았는데,아무리본드로붙여도다시녹아내리기를반복해서아예그천을짤라버렸다.

그래도그차에9명까지태우고사막을놀러다니기도했다.
당시,

차가없는한인들은주로운전면허를못받거나,아니면운전기피증이있는사람들이었다.

그래서한인들끼리여행을가게되면항상차가모자라곤했는데,(당시한인가정은보통아이가셋이상이었기

때문에자기식구만으로도차가꽉찼다)거기다좋은차를가진사람은절대로남을태우려하지않았다.
그래서

단체로여행을갈때면우리’곡마단차’로사람들이밀려들어왔고,우리도만원버스처럼태울수있는만큼

그들을태우고다녔다.
그더운날씨에겹겹이끼어앉아몇시간을달려도아이들은마냥즐겁기만했다.

그래서인지,
후에미국에와서도우리아이들은차에대한불평은한마디도없었다.
"차는굴러가기만하면된다",
이것이지금까지우리가족이갖고있는자동차철학이다.

(사진은위키피디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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