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1981 (13)

사막에서사는재미도쏠쏠…

두바이는원래진주조개잡이하던작은어촌이었다.
아라비안걸프남쪽에자리잡은두바이는사막이라도바닷가에나가모래사장을거니는낭만(?)이있었다.

내가살던80년대초반에도바닷가(크릭)에는호텔과오피스빌딩들이늘어서있어거기나가저녁식사도

하고’티나터너’의공연도보곤했다.

1960년대두바이

하루는경희엄마가굴을따러가자고했다.

여름에는잠시도밖에서있지못할정도로더우니까아마겨울이었을것이다.
나는아이들셋을데리고따라나섰다.

하이얏트호텔은바로바닷가에붙어있었는데,우리는그방파제에서굴을땄다.

그호텔은꼭대기층에회전전망대가있어서손님을모시고가끔씩갔던곳이다.
작은칼을하나씩들고여자들과아이들이축대에달라붙어열심히돌맹이에붙은굴껍질을쑤셔댔다.

강굴이었다.
"그냥바닷물에흔들어씻어먹으면되."
경희엄마가가져온밥과김치,초고추장에굴을찍어방파제에앉아점심을먹었다.
아이들까지도무슨맛을아는지잘먹어댔다.

뒤에보이는건물이하이얏트호텔

한참정신없이먹고있는데,두바이경찰이나타났다.

우리더러뭐라고하는데당연히못알아들을수밖에…
경희엄마는이란말을좀하고,아랍어도아주간단한것은알아듣는데,

얼른나서서그경찰과뭐라고이야기하며오케,오케,하며애교를떨고웃었다.

돌아오더니,
"야들아,가자,여기서굴따면안된단다.사실은,우리가칼을휘둘러서안된다네…히히."

우리는먹고있던도시락통을들고손짓발짓하며한국말로"요것만다먹고갈께요."했더니

경찰이알아들은것처럼고개를끄덕였다.

방파제에서.경찰이오건말건사진은찍어야…

게도잡으러갔다.경희아빠가인솔자였다.
게잡는곳은갯벌이었는데,물때가맞아야한다면서날을잡아서대여섯집이함께갔다.
도구는,플래쉬와잠자리채처럼생긴뜰채와커다란플라스틱통.

얕은물에플래쉬를비춰서게가왔다갔다하는것이보이면,

운동화를신은한쪽발로게를몰아잠자리채에들어갈때건지면된다.아주간단하고잘잡혔다.

커다란플라스틱통에두통씩잡아가지고돌아오면보통새벽1시쯤되는데,

대개는경희네로다몰려가그밤중에다듬어서게무침을하고나머지는삶아서

새로지은밥과먹으며밤새도록노는것이다.
아이들까지보통20명이넘었다.그래도경희네는기꺼이항상집을오픈했었다.

아이들은여기저기너부러져서잠이들고,어른들은부엌이나응접실에서수다를떨며지냈다.

술이나포카는안했다.주인들이기독교인이었기때문이다.
아마도쌀값,부식비도많이들었을터인데,그때는그런것을헤아리지못했었다.
나는그때게다듬는법과게무침만드는법을배웠다.

또,

아침에재래시장에나가면갓잡아온도미와각종생선이있었는데,

그때도미를사다가회치는법도배웠다.

가끔씩롭스터테일도나왔는데,그걸한봉지씩사다삶아먹곤했었다.

며칠전크로거에가보니,그롭스터테일이한개에7불씩했다.

그냥쳐다만보면서두바이생각을했다.

아,그때가좋은시절이었구나…

(사진은위키피디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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