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낙엽지는 소리가 들려?
밤새천둥번개가난리를치고지나갔다.
잠을설쳐서그런지몸이천근만근인데,남편이
"따로단풍구경안가도되겠다.우리동네단풍만보아도…"
누가뭐랬어?
버럭심통이난다.
그동안나는위내시경과CT스캔을받았다.
나에게는일년더속편히살수있는집행유예가될지,
아니면또다른고통의시작이될지알수없는중요한검사이지만,
다른사람에게는말안했다.
다행이normal이라고했다.normal?
교회의기도그룹에게결과를전해주니,Praise!로응답해왔다.
죽음앞에서는,
나를만들어준창조주에게밖에는하소연할곳이없다.
검사받는동안의정신적,육체적인고단함이컷었는지,
좋은결과에도불구하고몸이가쁜하지않고심통이나기시작한다.
심통이란무엇인가?마음의통증이아닌가?
내심통은터지기시작하면걷잡을수없기에
설거지를하다말고심통을다스리려고얼른기도를한다.
"지금이나이에우리가아이들을도와주는방법은,
별일저지르지말고조용히살아주는거예요."
그러던내가덜컥암에걸리니가족에게면목이없었다.
남편은물론,아이들과친지들모두먹고사느라정신없이바쁜데,
거기다대고나힘들고아파요,라고말할수도없었다.
사는날까지욕심부리지말고조용히살자…
그러면서도,
누가크루즈를갔다고하면부럽고,
한국에다녀온이야기를하면많이많이가고싶었다.
또,
처음만나게될아들약혼자에게도좋은인상을심어주고싶었다.
집에는변변한가구하나없다.그리고구석구석이먼지다.
돈을써서마음에드는가구를사고,
몸이고달프면남을시켜밥과청소를해야하는데,그것도스트레스다.
안하던짓이니까…그래서못하고심통만낸다.
차라리돼지우리간이집옆에붙어있는그런시골집에살걸…
없어서,못해봐서버릇이안되었으니까.
아…나는그런못난인간이다.
밤새친천둥번개는뒷산과뜰에낙엽을수북히쌓아놓았다.
쓴물이올라오는비틀어진마음으로걸레를쥐고,
시몬,낙엽지는소리가들려?물으니,
솨아~솨솨솨,가을바람이비웃고지나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