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보니까…

처음보는60대의여자.
할머니같은데아줌마행세를하고있었다.
일행중한사람이그여자코트를한번입어본다고들더니,
"어머,이거안감이모두모피네요!"
"응,그거오래전에이태리밀라노에서산건데,
‘부틱’의문을여섯개나열고들어가서산거야."
문을여섯개나열고들어가?참대단한말솜씨구나…

한시간쯤앉아서수다를떠는데그여자의정체에대한감이잡혔다.
미국시골에조용히살던사람들은잘들어보지못했던
‘한국된장녀’들의야담을그가말하고있었다.
100여개나라를아이들을데리고여행하다,130억짜리아파트에살다,
외교관이라는직업이구차해서내던지다…
나는재미있게들었다.
인터넷에뜨는기사를직접확인하는것같았으니까…

그일행이떠나고나서
나를초대해준사람과얼굴을아는몇몇사람들이남았는데,
그중에S엄마가갑자기눈물을글썽이며가슴을쳤다.
"세상에,어쩜저렇게뻔뻔스러울수가있어!
자기땜에지금도어떤사람은잠못자고고생을하고있는데…"
그’된장녀할머니’는빚쟁이였다.
빚쟁이는저녁잘먹고큰소리치고있는이밤중에
빚보증서준사람은막노동을하고있다는것이다.
이또한
인터넷에서수도없이들었기때문에별로놀라지않았다.

"그런데,왜돈을꿔주고,빚보증을서는데?"
"한국에아파트가몇개,아들이강남부자,페라가모구두…그리고…"
"그걸믿고돈을꿔줬데?"
"환율이너무올라서,아파트가안팔려서,돈을많이보낼수가없어서,
그러던중여기서갑자기큰일이생겨돈은급하고…잠간이면된다고했대요."
속아넘어가는사람들에게도다이유가있겠지만,
이똥녀할머니는아무리보아도믿고돈꿔줄수준의인물이아니었다.
사기치고받는데도다눈높이가있는모양이다.
하긴,
이것보다더큰사기,
곧없어질,앞으로있을것같지도않은권세를담보로사기치는것,
거기에넘어가는것,
오늘도인터넷에뜨고있다.

올들어제일추운밤.
S엄마의눈물이생뚱맞다는생각을하며집으로돌아간다.
뭘저렇게속상해하나….
인터넷에보면다나와있는걸.

바람에흔들리는신호등앞에서서,

어떤높으신분의말씀을생각한다.
"미국에있는’천사들의마을’에가니까,
그동안내가믿었던’성선설’이’성악설’로바뀝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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