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

조카가결혼을해야겠는데,걱정이많다고했다.
그래서나는
우리결혼할때는그런걱정안하고일단시작했다고했더니
숙모님짱!이라는답장이왔고,
드디어11월에결혼하기로결정했다고한다.

나는도대체내가왜’짱’인지아직도알수가없다.
나는’짱’이아니라’보통’이다.
아무튼조카야,
나의그’보통말’이도움이되었다니고맙고,결혼하는거정말장하다!

인터넷신문을열면연일결혼기사가맨앞에뜬다.
한국대선이얼마안남았는데
정치기사가아니라결혼기사가항상톱이다.
짜증난다.

젊은이들정신상태가왜그래?
그냥,
없으면월세방하나얻어서시작해라!하고특집끝냈으면좋겠다.

결혼초,우리는
박석고개의월세방에살았었다.
부엌이없어아궁이와담장사이에슬레이트지붕을얹어놓은
밖이나다름없는곳에서밥을해서창문으로넘겨먹고살았는데,
그것도만삭에한겨울이었다.
그렇게살았던것이

숨기고싶은부끄러운기억이아니라
자랑스런추억으로남는것은
부모님께손을벌리지않고살았던경험이기때문이다.

재미있었냐구?
언젠가는나아질것이라는희망이있어재미있었지.
결혼때해간혼수는그때부터애물단지가되기시작했다.

장롱도,웨딩드레스도,모아놓은책과살림살이들도여기저기로흩어져

지금은하나도안남았다.

대신
"당신덕분에비행기도타보고미국에와서큰집에사네!"
이만큼살게된것에서로감사한다.

젊은이들,뭘그렇게겁내는걸까?

사랑하는사람끼리는안먹어도배부르고,

불안때도더울텐데…

뭐든지다갖춰놓고시작한다는것은창조적이아니다.

젊은이들이재미없는겁쟁이가된것같다.

니들,겁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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