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봄날

세상이뒤숭숭해서그런지블로그에뭘쓸것도없다.

머리를깎으러갔다.
M은내가좋아하는미용사인데,
"마음대로해봐요."하고머리를맡기면알아서잘다듬어놓는다.
내이름은기억못해도언니,언니,하면서이것저것먹을걸싸주는데,
지난번에는순무(turnip)를한보따리주더니
오늘은두부튀김이라는것을
샌드위치백으로한봉지줬다.

맛이뎀부라같았다.

M의집에서헤어컷을하면12불,M이일하는미장원에서자르면15불받는다.
오늘은미장원근무하는날이라서거기로갔는데,
주인아주머니가,
"뭘마실래요?한국커피?미국커피?"
같이간K가됐어요,하기에

내가얼른한국커피달라고했다.

K는나랑만나면아무것도안먹는다.
이유가여러가지다.
뭘먹기만하면잠이온다고도하고
설탕이들어간건안먹는다하고,
튀긴거라서,카페인이있어서…하면서절대안먹는데,
다른곳에서는뭐든지잘먹어나를헛갈리게한다.

좀전에도코스트코에서만났는데
모든샘플을다집어먹기에
핫도그를하나사서반쪽을주니까
펄쩍뛰며그건안먹는다고했다.
"아이스티도안마셔요,콜라면몰라도…"

아무튼,
그런가부다하며핫도그를한입베어물었는데,
"그거요,스테이크보다훨씬칼로리가많이나가는거아시죠?"

미장원주인이서비스로팔뚝마사지를해준다고
같이간K를붙잡아앉혔다.
K는기겁을하며싫다고했다.
주인이무안해하는것같아서내팔을내밀었다.
그런데솔직히그걸왜해주는지모르겠다.
텃밭하는아줌마,골프치는아줌마,다들팔뚝이시커먼데
마사지해봤자뭐에쓸건데?

나는단발로잘랐으니까산뜻해보이는데,
K는머리가길어서별로자른표시가안났다.
어머,멋있어,라고해줘야하는데,그말이잘안나왔다.
"긴머리는깎아봤자거기가거기야."
겨우이말만해주니,좀실망하는눈치다.
뭐좋은표현없나?
요즘은영화를안봐여배우이름도몰라누구같다고도못한다.

15불짜리머리깎는데팁을5불줬더니
펄쩍뛰면서3불을돌려준다.
팁깎아주는사람처음봤다.

머리자르고나오는데미용사가내팔을잡더니,
"언니,저기가서나물좀뜯어가요."한다.
귀가솔깃해서뭔데?
싸리나물이요.
싸리나물?
들어본것도같고…아무튼
보드랍게생긴윗부분만한봉지따왔다.

K가거들어주며자기는10년전에먹어봤다고한다.
아직도자기동네트레일에는지천으로깔렸다고하면서.
"요즘참건강해보여요."한다.
듣고보니같은말도
이런풀들을좋아하세요?하는것보다
건강해보여요,하는것이훨씬나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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