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 사랑

영자씨가깻잎김치를맛있게담갔습니다.
자기집담장밑그늘에서키운것이라
잎이부드럽고슴슴한게아주맛있었습니다.
그래서한통을샀습니다.
아이들과나눠먹으려구요.

이건우리집화분에서자란것

우선근처에사는대학원생조카에게삼분의일을줬습니다.
맛있다고답이왔습니다.그래서자신을가지고
워싱턴에가지고올라갔지요.
아들이특히깻잎을좋아했거든요.

여기는작은공항이지만워싱턴,달라스,시카고,올랜도같은곳으로가는
직항노선이많습니다.이곳에방위산업체가많아서그런가봅니다.
워싱턴레이건공항까지두시간밖에안걸리고
공항서딸네집까지는택시로15분,팁포함20불주면됩니다.

그런데

비행기타러나가다시큐리티체크하는데서제까닥걸렸습니다.

검사원은나를따로불러플라스틱랩으로칭칭감은통을다풀고
왔다갔다하며다시검사하더니다행이통과시켜주었습니다.
좀부끄럽기는했지만,다행이지요.
알라바마는요즘한국사람들에게참친절해요.
아마도한국주둔했던군인출신이많고,현대차덕분이아닐까생각합니다만…

이건교인이따서준무화과입니다.

워싱턴에가서자랑스럽게풀어놓고
일단딸들과맛있게먹었습니다.
아들,며느리생각이굴뚝같이났지만
딸들섭섭할까봐내색은안했습니다.

뉴욕으로떠나기전날,
용기를내어아들에게전화를했습니다.
안받았습니다.그래서
며느리에게문자를넣었습니다.
작은딸과연락해서갖다먹으라구요.

뉴욕에서돌아와보니그때까지아무런연락이없었다는군요.
요즘세상에전화,이메일,메시지…아무것도안된다는게
정말이상합니다.솔직히말해괘씸했습니다.그러나,
까짓,깻잎하나가지고수작을붙이는것같아잊어버리기로했습니다.
정말하늘에맹세컨데,
수작을붙이고싶은것이아니라먹이고싶어서였습니다.

알라바마로돌아올때,
그깻잎중에반을다시쌌습니다.
딸들이먹어봐야얼마나먹겠어요?매일밥만먹는것도아닌데,

썪여버리게하느니우리나먹어야겠다고생각했지요.
아들은며느리가삼시세끼밥해준다고자랑했었거든요.
아무튼,
그걸또꽁꽁싸가지고짐에넣었는데
레이건공항에서또걸렸습니다.
이번엔더난감했습니다.
우리동네도아니고,그복잡한워싱턴의내셔날공항에서
냄새를푹푹풍기며…

눈물이나려했습니다.
짜식,가져다먹었으면이런꼴도안당하고얼마나좋았을까…

다행이이번에도통과되었습니다.
만일뭐라고하면그냥홧김에쓰레기통에확던져버리려고했거든요.
그렇게신경질을부렸으면아마도더큰일이벌어졌을지도모르지요.

마음을가라앉히고게이트앞에가서
식구들에게문자를보냈습니다.나이제떠난다…
"응,엄마잘가세요."

남편은,"알았어,조심해와."
다른식구들은아주정상적으로보입니다.그런데…
내꼬라지가공항건물구멍에’대가리’를박고있는
텅빈비행기꼴같다는생각이들었습니다.

집에돌아와서남편과그깻잎을먹었습니다.
남편은내눈치를흘끔흘끔보면서도
감히’그걸다시또가져왔어?’라고묻지도못했습니다.
냄새가진동하는포장을풀면서제가먼저말했지요.
"우리끼리잘먹고잘살자!"

아무리큰소리를쳐봐도

가슴한구석이총맞은것같습니다.

어떤위로도해당사항이안되는것같았는데문득
그유명한성경구절이생각났습니다.
"사랑은언제나오래참고…"

고린도전서13장’사랑의장(章)’첫부분은이렇게
사랑을’오래참는것’이라고시작합니다.
이제야비로소그게눈에보입니다.
"사랑은인내다(Loveispat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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