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버라
바버라는여전히R-14자리에앉아있었다.

임마뉴엘액스(EmmanuelAx)피아노연주회.

교회의의자오른쪽끝자리,R14그녀의시즌티켓지정석이다.

바버라의남편은여전히보였다.

스피븐은어떤가요?”

요즘은자꾸잠만.”

바버라의남편스티븐은파킨슨병에다약한치매가겹쳤다.

인터미션에서바바라를만나기전까지는

전반부피아노소리에집중이되지않았었다.

유명한피아니스트를이렇게작은교회에다모셨을까?

사람머리통에가려연주자가보이네

차라리집에서유투브를들을걸그랬나?

이런생각들이마음을흐트렀다.적어도바버라를만나기까지는

그래서요즘은하고지내세요?”

가드닝(정원손질)하고,이렇게음악회에다니고,스티븐을휠체어에태워잠간씩나가고…”

훤칠하게키가선한미소의백인할머니.

바버라는수학교수였고,남편스티븐은화학교수였었다.

내가식당할때단골손님이었다.

어느날그부부는날아갈듯한얼굴로나타나서

(당시의영어이름),우리은퇴했어.,이제해방이다!여행실컷다닐거야.

우리충분히그럴자격있어,그렇지?와우,40년이나가르쳤잖아!”

5년쯤지났을까?

나는식당을팔고,대학평생교육원의러시아어강의를들으러갔는데

거기서바버라를다시만났다.

부부는소원대로여행을다녔고,이상교수가아닌학생으로

평생교육원의재미있는강의를즐기고있었던것이.

만날마다그녀는바로만났던것처럼수다를떨었다.

폴랜드에갔었는데말야…”

온화한은발의신사스티븐교수는항상우리의수다를웃으며바라보고…

꽃피는4어느,

스티븐이휠체어를타고나타났다.파킨슨병이라했다.

바바라는남편의휠체어를밀어주면서도소녀처럼,

우리지난주에도거기웨스트앤드(내가하던식당)갔었어.요즘수영해.”

그리고다시세월이흘러지난해겨울,

피아노리사이틀에서그녀를만났는데,바로R14자리에혼자앉아있었다.

스티븐은점점좋아진다고했다.

스티븐

오늘그녀는약간외로워보였다.

그러나여전히호기심많은소녀처럼

니네아직워싱턴에살어?둘째딸,퍼블릭헬쓰전공한애는어디있어?”

둘이같이살아요.그런데바버라씨아들은있어요?애기있어요?”

하나낳았어.아주귀여워.우리며느리가중국애라는내가말했었지?

손녀는언챙이로태어났어.지금수술한번했고…”

인터미션이끝나

자리로돌아가앉으니갑자기슬픔비슷한것이몰려왔다.

바버라

음악회핑게로시간의짧은휴가를받았구나

10,은퇴의해방감에환호하던그들얼마나여행을다녔을까?

휠체어라도태워서남편과함께음악회에나오고싶었을텐데

끝자리에홀로앉아있을그녀가자꾸마음에걸렸다.

브람스의헨델에의한푸가변주곡이흘렀다.

갑자기

전반부에서는들리던피아노소리가들리기시작했다.

임마뉴엘엑스의피아노도흐르고

바버라의인생도흐르고있었다.눈을감았다.

잔잔한개울물처럼흐르던피아노소리가어딘가부딫친듯쎄게들린다.

작은바윗돌에걸린것일까?

나는온화한신사스티븐을생각했다.

그는,조용히흐르는개울물같았다.

지금은아마막막한대양을향해유유히다가갈지도…

바버라,너는그걸지켜보고만있지?

푸가를이해하기쉬운돌림노래’도나노비스파쳄(주여평화를주소서)’

푸가(Fugue).

주제-반응-큰주제가규칙적으로반복되는음악형식.

이것이내가이해하는푸가다.

그들의푸가는무엇일까?인생의주제-반응-그리고다시나타나는주제…

푸가.

우리는모든것을합쳐그저인생이라고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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