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알수 없도다
우리가젊을때는결혼기념일이라는것을별로지키고지냈다.

과격한친구하나는심지어

,저주스러운날을뭣땜에기억하니!”라고도했었는데

그애는지금까지40년째이혼도안하고살고있다.

다른친구말로는흥흥하며콧노래까지부르고산다는데

봄이되면생일이있고남편생일이있고중간에결혼기념일이있다.

그래서뭉뜽그려교회에헌화를했다.

멋적어할까말까망서리다가봄이되어도교회가여전히컴컴해서

에라,노인들마음이라도즐겁게해드리자하고했다.

주보에이름을올리지않았는데도어떤이는니가했지?’하며엄지를든다.

목련과하얀꽃은옆집에서구했고,

들국화는코스트코에서사고,레드버드는우리집에서꺾었다.

우리교회실내는좀어두워서흰꽃,노랑꽃,분홍꽃등이아니면나타나지가않는데,

그걸깜박잊고보라색,자주색이섞인들국화를샀다.

화병도마땅치가않아한인가게에가서자그만장독항아리를70불이나주고샀는데

이런야생꽃들은꽃꽂이아니라그냥화병에담궈야할것같아서다.

한국에서도장독이이렇게비싼지?

여름에는쌀독으로쓰고,나중에김장을담자고위로.

전에는생일이나기념일이오는지가는지도몰랐는데

나이가먹으며다른것은잊어버리면서도이런것은생각나이상하다.

생일에내손으로미역국끓여먹어야하니안먹고말지만,

이때가제일쓸쓸하기도하.

골프장골짜기(절대약뿌리지않은곳?)에서뽑은

냉이를넣고끓인된장찌게.딱다섯뿌리만있었다.

생일에도그렇고,결혼기념일에도그렇고남편이눈치를슬금슬금보는데

그냥골프9홀같이쳐주고밥먹으면될텐데그게뭐그리어려운지…

그러던참인데이웃친구부부에게서전화가왔다.

됐다싶어같이나가서먹자고했다.

둘이만나가서묵묵히먹는것도고역이라고

오늘은우리결혼기념일이라서우리가사는거라고다짐했다.

그렇게다짐했건만나중에돈을거기서잽싸게냈다.

장소도친구가명쾌하게정했다.

우리가식당은서쪽시골에있는바베큐집그린브라이어.

원래형님이시골에서본점을시작했는데,동생이나중에고속도로입구에새로냈다.

동생이하는식당에만가봤는데,그게문을닫았다.웬일?

그래서본점형님네가게로갔는데,시골넓은주차장에자동차가차서뱅뱅돌았다.

한국으로치면블록가건물처럼생겼는데

건물을동서남북으로계속넓혔는지이구석저구석이불쑥불쑥나타난.

한번에350명까지수용할있다고

자리도우리가알아서찾아앉는다.

서비스는후하다..포장박스도우리가알아서갖다가남은음식포장해간다

미국남부음식중에바베큐와켓피쉬튀김이유명한데,

그것도시키고나는식당컴비네이션을시켰다.

통짜메기튀김한마리,새우튀김4,튀김4,스터프드크랩한개.

좌우지간많이준다.12.

우리동네로돌아와맥도날드에가서커피로입가심하고

수다실컷떨고결혼기념일을마쳤다.

39년을지지고볶으며잘도살았네...

찬송가에이런노래가있다;

,하나님의은혜로쓸데없는자

구속하여주는지없도다"

이노래의가사중에구속이라는단어를이혼으로바꾸어불러보면

,하나님의은혜로쓸데없는자,

이혼안하고살게해주시는지없도다"

그분의뜻을알수는없지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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