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대
최여사가슬쩍물었다.

우리동네에서누가블로그라는한다면서요?”

깜짝놀랐지만모른하고

어떤블로그요?”

글쎄나도사실은모르는데,어떤젊은엄마가묻더라구요.”

최여사는80세쯤되었는데남편이은퇴한대학교수다.

후로나는블로그에얘기거리가한정되고말았다.

이작은도시에서도내가만나는사람들은많지않다.

특히새로이사온젊은이들은전혀모른다.

그러나그들이블로그를가능성이크다.

‘알라바마’만쳐도나올수있으니까…

‘설마그늙은이가블로그를해?’하는것같아다행이지만

그래도가끔씩불륜이야기나같은한인끼리떼어먹은사건이생기면

블로그에올리고싶은충동을느낀다.

서론이길어졌지만,

회복하느라집에만있었더니더욱블로그꺼리없어져

남의얘기라도하나써야겠다.

얼마전에문병을왔던도나씨.

그녀는십대에미국남편을만나태평양을건너왔다.

지금50후반이니까40되었을까?

남편은보기에도남부신사인데,

어린각시를데려다예의바르게교육?시키고

취직시켜열심히일하고살림도일구었다.

그런데,

한국에있는가족들이지지리도살아여태껏보태준다고한다.

내가듣기에는빠진독에붓기같은데,

그쪽에서아쉬운소릴하면뭉텅뭉텅돈을보내주는같다.

꽃길보다더예쁜…딸시집보내고싶은길…

그러다가드디어아이들이대학을가게되자이상돕기가어렵게되었다.

거기다모든악재가한꺼번에겹쳐,

남편의실직위기(그래서출장만다녀야하는아주어려운일을맡았다),

부동산불황(집을팔려고내놨는데동안팔린다)

딸들의대학진학(학비와빈둥지신드롬)

본인의갱년기증세

내가보기에도그녀는힘들었다.

평일에는아무도없는집에혼자사는데,

참을없이외로울때면

도나는팽게치고한국엘가는데

지난번에도불을들고한국에가서지내다가왔다.

몇달후,보톡스를맞아퉁퉁부은얼굴로돌아왔는데,나는눈치도없이

아직시차적응이되었나봐요?얼굴이푸석푸석한데?”

나중에들으니보톡스를맞았다는거다.

그때마침동생이한국에서있을때였는데,

산드라블록같이생기셨네요.”했더니아주좋아했다.

한마디로그녀의호감을동생은당장식사초대를받았고

우리동네에도은행나무가세그루있다

달이흘러얼굴로돌아오자사람들은

다시는보톡스맞지말아요.도나씨는원래얼굴이예뻐요.”

나도이뻐지려고맞은게아니라,한국에가니까

앞집,뒷집,언니,동생,모두방씩맞은사람이없더라구요.”

자기를가만히내버려두지를않더라고했다.

그래서

지방의어느병원에어머니랑갔는데

80후반의어머니가너무보톡스를맞고싶어하시더라는

이야기를듣고있던우리모두가정말?정말?

도나씨는어머니가하도맞고싶어하시니까의사에게부탁했는데,

의사가그러더란다.

어머니는오백대를맞으셔야해요.”

"오백대가뭐예요?"

나는오백대보톡스중에최상품을말하는인줄알았다.

오백대?그건얼마인데?”

오백대요,500,그런데의사말이엄니가당뇨가있어못해준다고하더라구요.

그거맞기도전에돌아가신다고.하하하

도나는소위한국에서유행하는건강식품이라는것을보따리사왔다.

홍삼이라고보여줬는데수삼이었다.

무말랭이를끓여서차로마신다고사왔고,각종한약재도사왔다.

그녀는평소월마트에싸구려중국산이많다고절대로가는데,

한약재가대부분중국제라고준다면?

아마도먹으라고가져올거다.ㅎㅎ

하늘하늘한옷도사왔는데,대학생딸들이입는다고울상이다.

여기는한국보다유행이3년쯤뒤지니까기다려보세요.”

요즘은중국유학생들이그런입고대학캠퍼스를누비는보긴봤다.

눈에는청바지차림의건강한미국대학생들틈에서그들이애처로워보였다.

앞집단풍은다떨어지고…

여기도한국에자주왕래하는사람중에

얼굴이부었다가라앉았다,눈이점점개구리같이커져가,

입술이부풀었다가라앉았다,괴상하게변해가는것을본다.

그걸뻔히보면서도

한국에나가면얼굴이부풀어올라돌아오는사람이점점많아진다.

오백대를맞아야끝나려나…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