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파노라마 전망대에 갔다 온 다음 날부터 하늘이 맑아졌다.

누굴 놀리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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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는

온 시가지가 먹구름 낀 듯한 스모그로 덮였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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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산의 신령님이 검은 안개를 다 거두어 가셨는지

갑자기 하늘이 맑아지더니

이번 주 내내 초여름 날씨가 계속되었다. 영상18도 (화씨 66도)

이상 난동. 정말 날씨가 난동을 부린다.

두꺼운 패딩을 벗어던지고 얇은 잠바로 갈아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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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쉬켁 파크’ 백화점에 가면 피자를 아주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고

러시아어 같은 반 학생들이 같이 가자고 했다.

스케이트장도 있는 괜찮은 백화점의 푸드코트 안에 있는 스포츠 바.

젊은이들은 맛있다고 하는데 나는 별로였다.

그래도 맛있다고 해야한다. 늙은이 티 안내려면.ㅎㅎ

나는 하루에 두시간씩 월~금까지 매일 러시아어 학원에 다닌다.

러시아어를 배워 뭘 어쩌려는 것이 아니라

하루의 일과을 만들어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다.

왕복 시간까지 합치면 하루에 네 시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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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열어 놓으니 아이들 재잘거리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린다.

우리 안방은 남향으로 길거리에 면해있는데,

그래서 창가에서 지나가는 사람들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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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의 좋은 점은 길거리에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거다.

인구가 거의 백만을 육박한다는데, 젊은이와 어린애들이 많다.

알라바마 시골에서 사람 구경 못 하다가 여기에 오니

길거리에 걸어가는 사람도 신기하고 (나도 걷는다마는)

학교 파하고 집에가는 학생들 모습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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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아파트 옆집 어린아이 우는 소리, 두런두런 말하는 소리까지도 정겹다.

우리 아파트는 한 입구 한 층에 네 집이 사는데,

서로 말이 안 통해서 아직 친해지지는 못했지만,

아이들은 우리를 보면 생글생글 웃으며 ‘왔츠유어네임?’ 한다.

러시아식 풍습은

모르는 사람이 웃으면 이상하게 생각한다는데

나는 미국식, 모르는 사람을 만나도 웃어준다.

(‘파일 오류’라고 하면서 갑자기 사진이 안 올라간다.

야한 아가씨의 뒷모습인데. . .)

시장 네거리를 걸어가는데

핫팬티에다 검은 스타킹과 거들을 마돈나처럼 입은 아가씨가 앞에 갔다.

미쳤나?

사진기를 얼른 꺼내들었지만, 들이밀기가 미안해서 우물주물 하는 사이에

저 멀리고 가고…막 쫒아가서 사람 없는 곳에서 한장 찍었는데,

너무 멀리 떨어져 잘 안보인다.

아, 분하다!  이 사진이 잘 나왔다면 남성 블로거들의 댓글이 넘쳐날텐데…

12 Comments

  1. 벤자민

    2016년 2월 27일 at 5:36 오전

    뭐 그쪽 여자 엉덩이 안봐도
    전 이렇게 달려오지 않습니까 ㅎㅎ
    정식으로 오신걸 환영 합니다
    사람이란 죽을 때 까지
    무언가를 배우고 공부하는 자세가 중요 하지요
    러시아어 잘 하시고 계시네요
    과거 우리 조불에 러시아어를
    곧잘 하시던 분이 계셨어요
    꼭 무슨 욕 같은 소리로 ㅎㅎ
    자! 우리도 모히또에 가서 몰디브나 한잔 할까요 ㅎㅎ

  2. 데레사

    2016년 2월 27일 at 5:40 오전

    이제 이 포슽은 최신글에 떴어요.
    그리고 사진 안 올라가면 좀 있다 다시 알림판으로 들어가서
    수정하고 업데이트 누르면 됩니다.
    남성블로거들 댓글 넘쳐나게 지금 다시 시도 해봐요.

    위블 익숙해지면 오히려 편해요.

  3. 최 수니

    2016년 2월 27일 at 6:50 오전

    반갑습니다.
    게시판이 까다로워 고생하셨습니다.
    이글을보니 어찌나 반가운지!
    이제 위블에도 비쉬켁에도
    봄이 온 것 같습니다.

    • 벤조

      2016년 2월 27일 at 12:03 오후

      포스팅 하는 것은 별로 까다롭지 않았는데
      승인 절차가 복잡하네요. ㅎㅎ
      항상 여기 와서 승인과 응답을 해야하나요?
      시차가 있어 한 잠 자고 나거나 외출해서 돌아다니다 보면
      댓글이 하루가 훌쩍 묵는거예요. 그러면 없어지나요?

  4. 김진우

    2016년 2월 27일 at 8:00 오전

    원래 산신령은 귀빈이 오면 하늘 청소를 해 줍니다.
    아니면 부정타서 궂은날이 되겠지요. ㅎㅎ

    위에 전망대가 맘에 듭니다.
    환절기에 건강 챙기시기 바랍니다.
    반갑습니다.

    • 벤조

      2016년 2월 27일 at 11:59 오전

      그런가요?
      저도 저 전망대가 맘에 들어요.
      무슨 망부석 같지요?
      제 무게가 제법 되는데 올라가도 되는지 궁금.ㅎㅎ

  5. dotorie

    2016년 2월 27일 at 8:08 오전

    벤조니~~~ㅁ
    방가 방가 방가~~~ ^^
    겨울내내 천산 넘어 넘어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ㅎ
    핫팬츠 입은 아가씨 사진 없어도 답글 다시기 바쁘실듯 합니다
    벤조님 팬들이 을메나 기둘렀는데요 ㅎㅎㅎ
    웰텀 홈 파티라도 해야 하는데 어디서 하죠??? ㅋㅋㅋ

    • 벤조

      2016년 2월 27일 at 11:55 오전

      헤헤…기다려줘서 고맙.
      우선, 신고만 합니다.
      오늘 인도로 떠나요. 일주일 출장. 히말라야를 넘어서…ㅎㅎ

  6. 영지

    2016년 2월 27일 at 8:41 오전

    한참만에 그래도 들어오셨네요.

    오랫만에 벤조님 글 읽으니 반가워요.

    • 벤조

      2016년 2월 27일 at 11:51 오전

      영지님? 누구실까? 제 사촌동생이 영지인데…캔사스에 사는…ㅎㅎ
      반가워요.

  7. 참나무.

    2016년 2월 27일 at 9:23 오전

    대환영합니다- 남성블로거 아니어도^^
    제가 첫리플러는 아닐텐데?
    승인을 그쳐야 답글이 보이는 건 아시지요?

    • 벤조

      2016년 2월 27일 at 11:49 오전

      아, 당근 몰랐지요.
      여기 들어오는 것도 데레사님이 가르쳐줘서 겨우겨우 알았지요.
      언니들이 잘 안내해줘서…
      사진은 별로지만 보는 순간 어찌나 놀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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