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속이 쑥밭

‘숙제, 숙제,’ 하다가 오랫만에 나들이, 쑥을 뜯으러 나갔다.

우리를 데리고 가는 분도 정확히 쑥밭이 어디인지는 모르고

그냥 가보자고 했는데

산 밑 동네 어느 들판으로 들어가니 쑥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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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 절편을 해 갈 일이 있어 열심히 뜯었다.

해가 지기 시작해서 일어서 나오는데 앞서 가던 분이

‘이건 고들빼기!’ 하기에 그것도 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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옅은 소금물에 이틀을 담가 놓았다가 김치를 담갔는데

마침 한국에서 갖 돌아온 이웃이 갈치속젖을 조금 줘서 그걸 넣었다.

괜찮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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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싱싱한 오이와 부추, 옥파, 미나리 등이 나와있어

거의 매일 부추, 미나리전을 해먹다시피 하고있다.

여기는 해바라기씨 식용유가 많아서 그걸 주로 요리에 쓰는데

올리브 오일 만큼이나 몸에 좋다고 하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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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소박이도 맵지 않게 담가

엄마 식대로 꼬옥 눌러놨더니 아삭아삭 맛있었다.

어머니는 오이지 누르는 돌맹이로 눌러놨지만 (그게 맛의 비결이라고)

나는 돌맹이가 없으니 그냥 납작한 접시로 눌러놓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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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걸 다 사진찍는다.

성경공부나 러시아어 숙제가 많아서 봄날을 쳐다 볼 새도 없었다.

그런데 젊은이들을 보니 모두들 살림하고 사역하고 공부하면서도

봄놀이까지 가는데, 나는 블로그 할 시간도 없으니

머리가 안 돌아가는 증거다. 그렇다면

순서 맞춰 피는 꽃이나 감상하던가, 아니면

봄 나물이나 해먹던가 할 것이지 왠 사서 고생이람. . .

이도저도 아닌채로 봄날은 간다.

7 Comments

  1. 데레사

    2016년 4월 22일 at 2:06 오전

    그곳에도 있을건 다 있네요.
    쑥도 캘수 있고 씀바귀도 있고…..

    갑자기 나도 미나리전 먹고 싶어 지네요.
    내일은 미나리 한단 사다가 해먹어 볼꺼나. 후훗

    • 벤조

      2016년 4월 22일 at 8:24 오후

      여기 쑥은 싱겁고, 미나리는 독하고 그렇다네요.
      저는 향이 독한 것도 좋아하니까 그냥 잘 먹어요.
      저 김치 담근 것이 씀바귀인가요?
      인터넷에 난 고들빼기 사진이랑 좀 달라보여서요.

  2. journeyman

    2016년 4월 22일 at 9:55 오전

    여름이면 어머니가 오이소박이를 해주셨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반찬이 오이소박이여서 해주신 건지, 아니면 오이소박이를 해주셔서 제가 좋아하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금도 제일 좋아하는 반찬이지요.
    근데 오이소박이를 돌로 눌러야 하던가요?
    그러면 물이 나와서 쉽게 물르지 않을까 싶은데요.
    사진으로 보자니 갑자기 오이소박이가 먹고 싶어지는군요.

    • 벤조

      2016년 4월 22일 at 8:30 오후

      물이 나오니까 더 아삭한것 같은데. . .

      여기는 채소가 아주 싸서 부추, 파 5백원어치 사면 떡을 쳐요.ㅎㅎ

  3. 영지

    2016년 4월 22일 at 8:06 오후

    쑥으로도 김치를 담그는군요.
    모두 맛있게 보입니다.
    빨간 고추가루도 쉽게 구하실 수가 있군요.
    아무튼 건강하게 인도 여행다녀오신것 같아 좋습니다.

    • 벤조

      2016년 4월 22일 at 8:35 오후

      영지님, 저건 고들빼기 김치예요.
      고추가루는 한국의 동생이 준 것이랍니다.
      저렇게 빨갛게 해 놓으면 저는 못 먹지만 색갈을 내느라고 듬뿍 넣었지요.
      우리 한국인은 이 세상 어디에 내놔도 먹거리는 잘 찾아먹는 것 같아요.ㅎㅎ

  4. 참나무.

    2016년 5월 3일 at 7:14 오전

    오이소박이 tip:
    오이 간하여 양념 채우기 전에 끓는 물에 살짝 데치면
    다 먹을 때까지 아삭아삭하답니다
    저 요즘 오이소박이 담궈서 잘 먹고있는데
    국물까지 맛나답니다.

    두바이에서 벤조님 하이~~했고
    여기까지 내려왔네요
    답글이 잘 올라갈까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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