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시면 울려퍼진 사이렌소리

삼복더위에꽃한송이올려봅니다.

상큼하지않나요?

1950년대엔시계가귀했습니다.

손목시계는구경하기어려웠고,간혹회중시계라고해서긴쇠줄을늘어뜨린둥글고큼직한시계가있었지요.

그시계엔뚜껑이있어서시간을확인할땐열고닫고했습니다.

줄이연결된상의,아니면조끼호주머니에넣었고요.

좀산다는집에는가장잘보이는벽에괘종시계를달아놓았지요.

그때만해도시계는’부의상징’이었습니다.

시계추가왔다갔다하는풍경은어린눈에도’뜨신(있는)집’으로비칠정도였으니까요.

한번씩시계가서고’밥을준다’고자판한쪽의구멍에태엽감는열쇠(?)를꽂고돌리는광경은구경꺼리가되기도했습니다.

고단했던시절이라시계있는집이귀하다보니낮12시가되면사이렌을울려주었습니다.

소방서에서베푼친절이었지요.

사람들은그것을’오포(午包)’라고불렀습니다.

그소리를듣고사람들은점심먹을때가된줄알았습니다.

그나저나많은사람들은주린배를찬물한그릇으로때울수밖에없었지요.

한밤중에도사이렌소리는울렸습니다.

당시는통행금지가있던시절이라밤11시30분에예비사이렌이울렸고,자정에는긴사이렌으로통금을알렸습니다.자정부터오전4시까지는얼씬도못했지요.

70년대들어결혼을할때인기있는예물은시계였습니다.

그때나도라도(RADO)시계를받았지요.

이문열이쓴’우리기쁜젊은날’을보면수돗가에서주운라도시계를학교앞주점에맡기고외상술을먹었더니시계주인이교수였다는글이생각납니다.

그교수는자기결혼시계라며한턱더냈다지요.

시계가귀했던시절,예배드리러오라고그토록울어대던교회종소리와찬송가소리가왠지그리워지는요즘입니다.

그런데요즘은중국서날아온매미들의울음소리가극성이랍니다.

그것도시대의흐름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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