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를 추억하며 5 –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벌써또한주가흘렀군요,슈베르트선생.

선생과넋두리를하겠다고큰소리를쳐놓고일주일에한번씩멋대로늘어놓곤있지만,솔직히힘든작업이네요.

이런글을쓴다는게꼭밀린숙제를하는것같아대충하면성의가없는것같고,성의있게하자면준비하는시간이쏠쏠하게들어가오히려제가쫓기는기분입니다.

오늘은계속된폭염으로심신이지쳤으니기분좋은주제를골랐지요.

아르페지오네소나타(SonataforArpeggioneandPiano,D.821).

상큼하고아련한첫사랑을노래하는듯한저아름다운멜로디.

슈베르트선생을얘기할때면떠올리게되는’마왕’이나’죽음과소녀’,’물레잣는(돌리는)그레첸’을연상하지않아도되는저청순한,꿈꾸듯전개되는선율은세상의그누구보다도행복한선생을연상케합니다.

그렇지만같은곡이라도듣는사람에따라달리들리겠지요.

어떤유명한평론가는이음악을’깊은우수로가득찬슬픔의가락’이라고했는데,저는도저히동의할수가없네요.이곡을’슬픔의가락’이라니-.

아마선생이염세적인성악곡에치중하지않고’숭어’나’악흥의순간’,’아르페지오네소나타’같은곡들만작곡했다면후세사람들은선생을멘델스존만큼이나행복했던작곡가로생각하지않았을까요.

선생은이곡을1823년에빈의악기제작자게오르그슈타우퍼가만든아르페지오네란악기를위해만들었지만,불행히도이악기는오늘에까지전해지지못하고없어져버렸지요.

이악기는오늘날의기타와비슷한모양에음높이도기타처럼반음씩나누어져있다면서요.

첼로처럼세워서활로연주했다는데안타깝게도중간에사라져버렸습니다.

그래서사람들이이악기대신첼로곡으로만들어많은이들로부터사랑받는곡으로연주되고있습니다.

이곡은선생이빈센초슈스터라는아르페지오네연주자를위해만들었다지요.

이곡에서느끼는서정미와아름다운선율은가히선생의감추어진또다른모습을보는것같아반갑기도합니다.

선생을얘기할때따라다니는비극적요소들을들먹이지않아도되니까요.

아,1824년선생이27세때작곡했네요.

그나이에저는장가를갔는데-,미안.

그해5월선생은헝가리에스테르하찌백작의초대를받아10월초까지머물면서행복한시간을가졌군요.

즐거운여행의여운을안고빈으로돌아온지한달여만인11월에작곡된이곡에는헝가리음악의잔재가짙게깔려있다고후세의평론가들은말합니다.

어떤평론가는이렇게얘기하네요.

[작품전체를뒤덮고있는우수어린정감은낭만파의특징이긴하지만,그보다슈베르트의개성이라고할수있는애틋한비애감(悲哀感)이도처에베어흘러듣는이의눈시울을뜨겁게만든다]

선생,저는낯익은1악장도좋지만2악장의찬송가풍의가락도정말가슴에와닿네요.

전곡이3악장으로28분여의대곡이군요.

많은사람들이연주했지만저는로스트로포비치의첼로에벤자민브리튼의피아노연주가가장마음에듭니다.

절대로’깊은우수로가득찬슬픔의가락’이란평론가의말을귀담아듣지마세요.

저는오히려’행복으로가득찬기쁨의가락’으로말하고싶군요.

오늘은이만-.

다음주엔더좋은주제로만나요.슈베르트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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