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골’에서 옥수수술에 취해
셋이서이런저런이야기를나누며술잔을주거니받거니하다보니한주전자가금방없어졌다.
내느낌으로옥수수술은빛깔이노란게기름기가있어보였다.
술은약간단맛이나는게마시기가생각보다부드러웠다.
한주전자를비우고나니금방또한주전자가왔다.
점심도먹지않고빈속에술이들어가니후끈후끈열이났다.
그러구러셋이서세주전자를비웠다.
세주전자를비우니주인아주머니가술이떨어졌다는것이다.
그말을듣고이사장은"거왜남겨놓은술있지않느냐"며비장(?)의술까지가져오라고주문한다.
아주머니가주전자를들고오면서이술이마지막술이라고강조했다.
그땐셋다상당한취기가올라이술로끝내자고다짐하면서잔을들었다.
이사장은새술을부어주면서좁쌀주라고설명했다.
대취한상태라좁쌀주가얼마나좋은술인지는몰라도그냥물마시듯마셨을뿐이었다.
어떻게눈쌓인언덕을내려와시내버스를탔는지모른다.
눈을떠니다음날아침,여관방이었다.
언덕을내려오며얼마나굴렀는지팔다리곳곳에퍼런멍이들어있었다.
다행히눈길이라옷은멀쩡했다.
이것도잠시,가방속에있는카메라가혹시넘어지면서잘못된건아닌지서둘러확인했다.
가방도얌전히웃목에있었고카메라도이상없었다.
그제야안도의숨을쉴수밖에-.
그로부터십수년후,원주모조합의발전사를집필하면서자주원주에들렀다.
그조합상무에게’황골’이야기를했더니안내를하겠단다.
조합승용차로찾았는데그전모습은없고일종의관광단지로변해있었다.
한식당에들러옥수수술과순두부를시켰다.
상무는생각보다술이독하니조심하라고누누히당부했다.
그러나그날먼저뻗은사람은상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