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숙녀에게 혼나다

흔히들요즘세상을’디지털시대’라고한다.

우리같은구세대를’아날로그세대’라고했던가.

그래서인지요즘애들은서너살만되어도어른같은생각,어른같은짓을예사로한다.

어떤땐깜짝놀라쟤가진짜어린앤가하는의구심이들때도있다.

내겐외손녀가둘있다.

큰놈은세살,작은놈은한살이다.

큰놈유나는2010년4월생이니태어난지2년6개월이되었다.

다른글에서도말했지만비교적내성적인친손주들에비해굉장히적극적이고활발하다.

노래나춤을시키면미적거리지않고어른들에겐배꼽인사도아주야무지게한다.

한마디로성격이시원시원하다.

딸애말로는어린이집에서아이들이이해못하면유나를불러시범을보여주게할정도란다.

애가영리하고살갑게목을껴안거나뽀뽀도잘해언제봐도귀엽고대견하다.

그런데며칠전이놈에게혼이났다.

지난금요일밤이다.

사위가회사에서웍샵을갔다고모처럼딸애와두외손녀가집으로왔다.

저녁식사후딸애는볼일이있어잠깐외출하고아내는작은놈예나를데리고교회금요예배에갔다.

집엔나와유나만남았다.

유나는만화영화를좋아해서내방의티비를켜주고나는거실에서야구경기를봤다.

한참보고있는데유나가방에서나오더니나더러방으로들어와같이티비를보잔다.

아마무서운장면이나왔나보았다.

내가할아버진야구봐야하니혼자들어가서보라고타일렀다.

두세번들어가자고했지만안된다고거절했다.

그러자이놈이정색을하고눈을부릅떠드니"할아버지,방에서같이보면안돼?"하고소리를빽지른다.

순간어안이벙벙해졌다.세살바기애목소리라곤상상할수없는호통이었으니말이다.

그러고는휑돌아서더니방으로쏙들어가버린다.

다음날딸애와외손녀들이돌아가고나서야아내에게유나얘길했다.

아내는"그놈을애로보면안돼요.머리는어른이라니까"하고박장대소한다.

요즘아이들이이렇게조숙해진걸까.

불과세살바기가이럴진대초등학생쯤되면아예어른으로인정해야될것같다.

내어릴적어리숙했던모습을회상하니쓴웃음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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