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마음

어린시절설이나추석이오면밤잠을설쳤다.

어머님이시장에서사오신점프와멋진운동화를머리맡에두고잠을이루지못했다.

어서날짜가흘러명절이왔으면하고손을꼽았다.

하루에도몇번씩장롱속의점프를꺼내보다가어른들께핀잔을듣기도했다.

그처럼명절은마음설레는날이었다.

그뿐인가.여름철고구마가나올때쯤이면마음이설레었다.

봄부터7월까지군것질할게없어꿀밤만한땡감을주워소금물에담가익혀먹으며그날을기다렸다.

8월들어시장에고구마가나오기시작하면맘이설렜다.

갓쪄서김이모락모락나는고구마의샛노란속살을벗겨낸순간의그기쁨.

어릴때하도고구마를많이먹어요즘은웰빙음식이라고아무리선전해도별관심이없다.

어릴적고구마는거의주식主食수준이었으니까.

그래도그당시엔갓나온고구마가마음을설레게했다.

며칠전아들이5월초진주에가자고말을꺼낼때부터내맘은설레기시작했다.

아들이다니는회사베트남지사의직원이5월4일진주에서결혼식을올린다고한다.

회사대표로아들이가게됐다며가는길에함께가서할아버지,할머니산소도찾아보자는거다.

이미통영리조트에예약까지했다면서못을박았다.

아내는바쁘다며사양하다가결국함께가기로했다.

사실은아내와4월에부산을다녀오기로했었다.

아내가어릴때살았던보수동도둘러보고인근국제시장에서먹거리들도사먹기로했다.

내가꼭가보고싶은남포동의회국숫집과자갈치에서생선회도실컷먹을계획이었다.

또아내가가보고싶다는태종대도둘러보고….

그런데차일피일미루다가여태가질못했다.

아들은5월3일금요일점심때쯤출발하자고한다.

아직말은하질않았지만난이미일정을마음속으로짜놓았다.

대전-통영고속도로를가다가휴게소에서간단히점심먹고진주지나연화산나들목을나와공원묘지부터찾는다.

다시고속도로에올라통영에도착하면오후5시쯤될거다.

아직도밝을터이니몇년전가봤던산양면일주를다시해보는거다.

밤에는충무김밥도먹고바닷가에서생선회까지….

다음날은도다리쑥국으로아침을먹고진주로간다.

점심은진주비빔밥이나진주냉면으로먹어야지(아들은예식장에서부페로하자고하지만).

점심후는꼭촉석루와의암을둘러보고진주성지를걷고싶다.

그리고서장대에서눈아래펼쳐진신안지역을보고싶다.

옛날신안지역은푸른들판이었지만지금은촘촘한아파트단지.

그래도신안들판과푸른남강을굽어보고싶다.

고향에간다니까왜이리마음이설렐까.

작년가을성묘차찾아간후반년도넘었다.

일흔이다된지금도고향얘기만나오면마음이설레는건왜일까.

그래도마음이어린시절로돌아간듯하여기쁘기만하다.

촉석루야,남강물아,비봉산아기다려라.

내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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