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아름답게 정리해준 다큐영화 ‘엔딩 노트’

토요일아침이면빠지지않고보는티비프로그램이있다.

방송대채널에서보내주는’영화의향기’를즐겨본다.

이채널에선세상에소개되지않은영화들을보여주는데대개가가슴뭉클한명작들이다.

오늘아침도한편의영화를보았다.

정확하게말하면영화가아니고다큐멘터리다.

‘엔딩노트(EnddingNote)’란영화로아버지의죽음을딸이담담하게찍어낸영화였다.

오전9시면영화를시작하지만오늘은조금늦게보아첫머리는보질못했다.

일본가정의이야기가조잡한영상으로나와영화가아닌걸로알고꺼버렸다.

식사후다시켜니그얘기가계속되고자막에’엔딩노트’란제목이올랐다.

아차했지만영화는절반이상흘러갔고,후반부를볼수밖에없었다.

영화의골자는,간암에걸려임종을앞둔아버지의마지막모습들을막내딸이찍은내용이다.

60대후반정도의아버지A씨는1남2녀를둔평범한가장이었다.

간암에걸려항암제를먹으며미국에사는어린손녀들을위해좀더살려고기를쓰며투병한다.

여름방학을맞아일본에온손녀들과열심히놀면서내년여름방학에다시만나자고약속한다.

그렇지만병세가좋지않아A씨는죽음을하나씩준비한다.

그는번잡한장례를싫어해서천주교를믿기로작정하고세례명도’파울로’로정한다.

아내와장례식장도미리둘러보며자신이맞이할장례절차도준비한다.

11월에는마지막가족여행을떠난다.나고야에살고있는90이넘은정정한모친과아내,딸들과여행을떠나가족들의화해,먹고싶었던전복스테이크도맛있게먹는다.

‘마지막여행’임을실감하면서도그는여유있게농담도하며가족들을편하게해준다.

연말을앞둔12월중순,갑자기상태가좋지않아병원에입원까지한다.

주치의는연말을넘기기어려울거라며가족들에게마음의준비를시킨다.

부랴부랴미국에있는아들내외와세손녀가오고A씨는손녀들과이별의인사를한다.

그는손녀들의손을잡고할아버지의노력이부족해서내년에같이놀지못하게됐다고사과한다.

죽음을이틀앞두고모친에게전화로먼저가서미안하다며고마왔다는작별인사를한다.

주치의에게도잘치료해줘고맙다며몇번이고인사를한다.

임종하루전날에는가족들을병실에서내보내고아내에게미안하다,사랑한다며마지막인사를한다.

아들에게는컴퓨터에미리준비해놓은장례절차를일러주고사후의일들까지도꼼꼼하게말해준다.

그러고는소풍왔다가집으로돌아가듯편안하게눈을감는다.

죽음을맞이하는한사람의담담한모습을보면서가슴한구석이서늘해져왔다.

과연나도임종을앞두고저렇게차분할수있을까.

일본의평범한한가족이남긴기록이었지만많은것을생각하게하는영화였다.

죽음도친구처럼편안하게맞이할수있는마음가짐,그편안함이부럽기까지했다.

그의모습을보면서가족의소중함을다시한번실감했다.

아,일본에는저처럼양식있고마음푸근한사람들도있는데,

아베는언제쯤철이들어제정신을차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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