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담긴 멸치볶음

어제출근하는내도시락반찬으로아내가만들어준멸치볶음이다.

사무실에도갖다놓은반찬들이많은데아내는기어코멸치볶음을만들어가져가라며안긴다.

먹어보니맛은좋지만,내추억의멸치볶음과는거리가있다.

여기에고추장을듬뿍넣고간장도더넣어야추억의멸치볶음이될터이다.

1964년봄,대학입시에실패하고빈둥거릴때내게손을내민친구가있었다.

고3때같은반에서공부했던친구다.고향이남해창선인데,여동생과할머니를모시고봉래동산비탈에서살았던친구였다.가끔친구집을찾아가면할머니는물메기국에다가밀가루반죽으로가래떡(우리는그때’떡가래’라고불렀다)을만들어넣은떡국을끓여주시곤했다.

그걸먹을때물메기알이씹히곤했는데,알터지는소리가요란했던기억이난다.

이친구역시나처럼대학입시에실패하고진주고교앞(당시법원뒤였는데,수정북동으로생각된다)에서하숙을했다.

친구를만나이야기를나누다보면밥때가되곤했다.하숙집아주머니는김이모락모락나는하얀쌀밥에먹음직한반찬을내오면서내밥도따로챙겨주셨다.

그밥상에빠지지않고나왔던게멸치볶음이었다.고추장을듬뿍풀어맵싸했고,이걸넣고밥을비벼먹으면그맛또한일미였다.

밥을얻어먹기가미안해서식사때가되면자리에서일어나기도했다.친구하숙집을나와서도내머릿속엔멸치볶음이생각날정도로맛있는반찬이었다.

‘멸치볶음’하면생각나는게있다.

50년대말중학교다닐때도서관에서읽었던조흔파선생의’얄개전’이있었다.

하도우스워책을읽으면서킥킥대면주위에서눈살을찌프리며쳐다보던생각이난다.

그책속에생각나는대목,주인공나두수가선생님에게"마태복음에나오는…"하고질문을하면선생님은"아,명태볶음거술안주하기좋지"하고대답해서깔깔거리고웃곤했었다.

그래,멸치볶음이나명태볶음이나맛있기는마찬가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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