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도 태풍이 지나갔다

엊그제부터태풍’나크리’가우리나라를지나간다고야단이었다.

중형급태풍으로제주도를지나서해안으로들어온단다.엊저녁티비를보니제주서귀포해안에나가서현장설명을하는기자는거센바람에몸을가누지못하며태풍의위력을전해주었다.

그러나오늘아침뉴스에는태풍이소형급으로줄었단다.모레까지중부지방에는비가온다고예보했지만오늘낮날씨를보니비는고사하고찜통더위가예상된다.

태풍으로인한피해가줄었으니빗나간일기예보를마냥타박할수는없을것같다.

오늘새벽동해안으로교회중,고등부수련을떠난중3손자가잘지내고오길바랄따름이다.

우리집에도태풍이지나갔다.그것도중형급이아닌슈퍼급태풍이었다.

지난7월말일末日이아내의생일이었다.평일이었지만가족들이연희동에다모였다.

아들은휴가중이었고,사위는회사에반차를냈다고했다.아들은애들과교보문고에들렀다가왔고사위도집에서짐보따리와애들을데려왔다.

그날이목요일이니주말을아예연희동에서보내고가라는아내(장모)의주문에따른것이었다.

물론사위가족의뒷치닥거리는아내몫이다.삼시세끼밥해먹이고간식준비도아내가했다.

그렇지만그건별것아니었다.덕분에에어컨도팡팡켰으니상황은쾌적했지만정작태풍의눈[目]에갇혀치명타를입은것은나였다.

다섯살,세살의고집불통외손녀들시중은고스란히내차지여서지난사흘이내겐사라호태풍만큼이나거센후유증을남겼다.^^

두외손녀와의첫날은그런대로평안하게지나갔다.

제애미,애비의휴대폰을차지하고그림들을넘기면서조용하게보냈다.

다음날,사위가출근하고나자휴대폰하나로자매간에쟁탈전이벌어졌다.내폰은구닥다리였고,아내(외할머니)는외출했기에여분이없었다.

보다못해내가노트북으로쟁탈전을말린게사단을불러일으켰다.큰화면에원하는동영상들이나오니아예휴대폰은팽개치고둘다노트북앞으로모여들었다.

처음은’겨울왕국’의’Letitgo’로시작했지만그다음이문제였다.큰손주는다른버전의동영상을보려고하고작은손주는부활절계란에서나오는인형을보려고안달이었다.

누구편을들수도없어교통정리를하느라꼬박이틀동안몸살을앓았다.

나는졸개였고손주들은점령군이나진배없었다.손주들이시키는대로할수밖에.^^

몸은피곤했지만나만쳐다보고"할아버지,겨울왕국,렛잇고"하는세살배기의차랑차랑한목소리를듣노라면저절로미소가떠올랐다.^^

오늘아침아홉시,딸네가족은다시짐보따리를챙겨다니는교회로떠났다.

이제좀괜찮으려나했지만,이번엔아들이반려견을데리고집으로왔다.손자가수련회를떠나개를돌볼사람이없어집으로데려온것이다.대신손녀가손자의역할을했다.

그래도개는말이없으니훨씬나은편이다.ㅎㅎ

사흘동안태풍을겪다보니심신도피곤했는지주일예배시간에약간은졸음이왔다.

그러나메시지에번쩍정신이들었다.성경누가복음6장38절말씀이었다.

"주라그리하면너희에게줄것이니곧후히되어누르고흔들어넘치도록하여너희에게안겨주리라너희가헤아리는그헤아림으로너희도헤아림을도로받을것이니라".

메시지중예화가가슴을울렸다.

"미국이경제공황으로어려웠던시절,한부부가저녁을먹으러식당엘갔지요.

식당앞엔한노숙자가구걸을하고있었습니다.

부부는그냥지나치려다가불쌍한모습에1달러를주었지요.

노숙자는50센트로저녁을배부르게먹고나오다가한노인과마주쳤습니다.

그노인은노숙자를부러운듯쳐다봤지요.

노숙자는남은50센트로빵을사서노인에게주었지요.

노인은맛있게먹더니절반을신문지에쌌습니다.

내일먹으려고남기는줄알았는데노인은남은빵을길에서신문파는소년에게주겠다고했습니다.

노숙자와노인이신문파는어린소년에게남은빵을주었지요.

소년이허겁지겁먹고있는데길잃은개한마리가다가왔지요.

소년은빵을남겨배고픈개에게주었습니다.

노인과소년이자리를뜬후노숙자가개를보니목에주소가쓰여있었습니다.

주소를찾아갔더니개주인은고마와하며10달러를노숙자에게사례로주었습니다.

그러고는당신같은양심적인사람과일해보고싶다며다음날그의회사로오라고했습니다.

1달러의적선이이처럼엄청난결실을거둔것이었습니다."

서해안의태풍도사그러들었고우리집의태풍도지나갔다.

이젠고요하고나른한평안이찾아오겠지.

드뷔시’목신牧神의오후에의전주곡’만큼이나나른하고평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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