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픈 설날
엊그제 설날은 너무 서글펐다.
부모님이 안 계시니 이젠 내가 집안의 어른이 되었다. 해마다 했듯이 동생 가족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아들네까지 합치니 이십여 명 되었다. 식사 후 동생과 둘이서 음복 술 한 잔을 나누었다.
오늘, 딸네 가족까지 다 갔다. 혼자서 지금 비내리는 길거리보면서 석류주 한 잔하고 있다. 안주는 설 음식이 남았으니까. 아내는 진작 잠자고 있고, 나는 친구들과 카톡까지 나누며 편안하게 이 글까지 쓰고 있다.
내 유년의 설날 풍경을 쓰기엔 다음 날을 기약해야겠다.
참으로 서글픈 설날이다. 아마도 이런 설날은 계속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