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 내리는 남산 둘레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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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비’ 내리는 남산 둘레길을 걸었다. 4월 18일 오전, 고교동창 산행모임인 ‘팔팔산우회’ 회원 여섯 명이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 역 6번 출구 쉼터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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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둘레길 입구인 쉼터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낮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오전엔 날씨가 활짝 개여 산행하기엔 좋은 날씨였다. 멀리 신라호텔을 바라보며 오른쪽으로 돌아 산행 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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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많은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둘레길까지 연결된 계단이어서 가파르진 않았지만 계단 오르기가 만만치 않았다. 지난 밤 한 잔한 친구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땀을 뻘뻘 흘렸다. 다리가 완쾌 되지 못한 최 교수도 잠간씩 쉬긴 했지만 계단 끝까지 잘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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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엔 꽃비가 흩날렸다. 벚꽃 가지엔 한 줌 정도의 꽃잎들이 붙어 있었다. 며칠 전의 강풍에 꽃잎들이 죄다 떨어져 버렸다. 그나마 가지에 붙어 있던 꽃잎마저 비가 내리듯 우리들 머리 위로 흘러내렸다. 누군가가 “야, 꽃비가 내리는구나”하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흩날리는 꽃비 속을 걷노라니 마치 개선장군이라도 된 듯 했다. 군중들의 환호와 꽃잎이 날리는 대로를 걸어가는 로마의 장군이라도 된 착각에 잠시 빠지기도 했다.

길바닥에 몸을 던진 꽃잎들을 밟고 가려니 애틋한 생각에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옆 친구가 이를 보고 “약산 진달래, 사쁜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하고 소월의 시 한 수를 읊조린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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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변에 튤립이 화사한 꽃잎을 터트렸다. 친구 셋(종우, 석우, 석준)이 꽃밭 앞에 서서 잠간 포즈를 잡았다. 나이는 먹었어도 가슴엔 소년 시절의 낭만이 아직도 용솟음 치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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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쯤 되었을까. 갑자기 북쪽 하늘에 짙은 먹구름이 몰려들었다. 우리는 서둘러 둘레길 초입의 버스정류장에서 광화문 행 버스에 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버스에 타자말자 장대 같은 빗줄기가 쏟아졌다. 간발의 차이로 비를 피한 것이다.

하산주는 세종문화회관 지하의 식당가에 있는 중화요리집에서 가졌다. 마침 점심시간이어서 실내는 몹시 붐볐지만 자리를 차지할 수가 있었다. 매콤한 짬뽕과 알싸한 소주 한 잔이 주는 즐거움. 친구들은 ‘백두산(백 세까지 두 발로 산행하자)’을 속으로 외치며 달콤한 주흥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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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소주 병을 올렸다. 요즘 소주값이 올랐다지만 그곳의 소주는 엄청 비쌌다. 한 병에 일금 육천 원이라니. 값이 비싸서 인 지 취기가 금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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