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통영의 모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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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조선닷컴을 보다가 눈에 띄는 기사를 읽었다. 지난 3월 30일 밤 경남 통영 국제음악당에서 열린 2018 통영국제음악제 개막 공연 모습을 쓴 기사였다.

<군홧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지러이 뒤섞이는 음의 물결. 뒷자리에 일렬로 늘어선 타악기가 솟구치는 울음을 토해내자 수십 개 활이 현 위에서 종종걸음을 치며 내달렸다. 발포 장면에서 타악 주자들은 전통 악기인 박拍을 들고 실 제 같은 총소리를 냈다. 최고조에 달한 긴장감이 공연장을 에워쌌다. 흡사 전쟁 영화의 사운드트랙 같은 느낌. 작곡가 윤이상의 1981년작 ‘광주여 영원히’였다……>

윤이상의 고향이 통영이라지만 60년대 ‘동백림사건’ 이후 자진하여 월북, 김일성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공산주의자(‘X갱이’란 단어를 쓰고 싶지만)로 변절한 그였다. 그런 그가 곡을 붙인 ‘사상적인’ 음악을 시민의 혈세로 운영하는 음악제의 개막 공연에 부치다니. 이게 과연 통영의 모습인가.

나도 음악을 좋아하는 터라 그가 독일에서 작곡한 몇 곡의 음악을 들어본 적이 있다. 내 판단으로 그건 음악도 아니다. 차라리 소음을 듣고 있을 망정 상종 못할 음악이었다. 참으로 짜증나는 음악, 그런 음악을 소위 ‘최고의’ 현대음악으로 쳐준 그 평론가들의 ‘귀’는 어떤 귀였을까?

윤이상이 작곡한 노래 중 유일하게 생각나는 게 있다. 지난 50년대 6.25동란 후 만든 ‘경남도민가’다. ‘보아라 신라 가야 빛나는 역사’로 시작되는 노래였다. 어릴 적 진주 개천예술제에서 소프라노 김천애 여사가 즐겨 불렀던 노래였다. 그 노래를 들으며 가슴속에 울컥 치미는 감동을 느꼈는데, 그가 공산주의자가 된 후 만든 음악들은 ‘쓰레기’였다. 자고로 음악이란 듣는 이들에게 감동과 희열을 안겨주어야 하거늘 괴상한 소음으로 성질을 돋구는 게 어찌 음악이랴. 하여 조선일보 기자조차 윤이상의 ‘광주’ 공연이 끝나자 ‘객석은 윤이상 특유의 난해한 현대음악에 다소 멋쩍은 표정이 역력했다’고 쓰고 있다.

윤이상이 ‘친북 활동’한 것도 모자라 동료 교수를 북으로 끌어들여 그 부인과 어린 딸들이 파멸에 이르도록 만든 가증한 행위를 했는데도 통영 음악재단 관계자는 “윤이상을 음악으로만 봐달라”고 했단다. 스스로 공산주의자가 된 그는 음악으로 봐주면서 일제의 강압에 못 이겨 그들에게 협조한 춘원이나 육당, 난파와 같은 분들은 왜 입에 게거품을 뿜으면서 비난하는가. 심지어 춘원은 돌베개까지 베고 자며 속죄했건만 아직도 종북주의자들은 비난을 멈추지 않는다.

‘한국의 나폴리’라는 통영이 왜 이렇게 변질 되었을까. 그 푸른 바다가 붉은 색깔로 뒤덮이지 않도록 통영 시민들이 지켜야 할 것이다.

4 Comments

  1. 데레사

    2018년 4월 3일 at 8:56 오전

    낙동강 구비치는 태백산 줄기
    옛 가야 선 나라 유서깊은 내고장
    기름진 산과 들에 씨뿌리는 일손들
    혁명으로 뭉친 마음 꽃피는 남도
    새역사 이룩하세 우리의 경남

    이건 5,16 후 불렀던 경남 도민가지요.

    보아라 신라가야 빛나는 역사
    흐르듯 담겨있는 기나 긴 강물
    잊지마라 예서 자란 사나이들아
    이 강물 네 혈관에 피가 된줄을
    오호 낙동강 오호 낙동강
    끊임없이 흐르는 전통의 낙동강
    전통의 낙동강

    이 노래도 경남 도민가였군요.

    윤이상, 아무리 음악가라 해도 어떻게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음악으로만 생각할 수 있어요?

    • 바위

      2018년 4월 12일 at 4:19 오후

      데레사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통영에도 훌륭한 예술인이 많은데 유독 윤이상에 매달리는 꼴이 참으로 가관입니다.
      저런 사람들을 시민들이 이번 6월 선거에서 심판하겠지요.
      그래서 통영 시민들의 기백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2. koyang4283

    2018년 4월 8일 at 11:37 오전

    선배님, 안녕하신지요. 요즘도 약주 많이 하시는지 걱정(?)스럽습니다. 뵈온지 오래됐습니다만, 인사도 못 드리고 죄송합니다. 통영과 윤이상에 대한 선배님의 견해, 적극 공감합니다. 통영도 이제 마음놓고 좋아하지 못할 처지의 곳으로 돼 버린 게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제가 나온 고등학교 교가가 윤이상 작곡이니, 이런 역설이 얄궂기도 하고요. 모쪼록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 바위

      2018년 4월 12일 at 4:16 오후

      고양님, 반갑습니다.
      요즘도 매주 친구들과 등산 다니며 한 잔씩하고 있지요.
      윤이상의 행적을 온 국민들이 다 아는데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관계자들의 행태가 참 괘씸합니다.
      이게 자유와 민주를 그리는 국민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인가요?
      진주고 교가 작곡자가 나운영 선생이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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