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20여명 빗속의 암벽체험…”첫 경험 흥분됐습니다”

"여러분 C로 시작하는 단어가 뭐가 있는 줄 아십니까?"

"Change~’"Challenge~" "Choice~""Chance~"

너도 나도 쉽게 떠오르는 단어 하나씩 외쳤다.

"또 없습니까?" "…."

" 오늘 저는 Climbing이 있는 줄 새롭게 알았고 앞으로 C에 추가합니다. 얼마나 감동적인 체험을 했습니까? 앞으로 경영하실 때 어려운 상황이나 힘든 상황이 닥칠 때 오늘 이 체험을 생각하시며 상황을 잘 극복하고 각오를 새롭게 다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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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영씨가 8자 매듭을 시범보이는 가운데 왼쪽 뒤부터 정순철 사장, 장인지 대표,

이승철 세무사, 임성균 감사관 등이 실습하고 있다.

비가 부슬부슬, 때로는 세차게 내리치는 날 아침. 도저히 암벽 체험훈련을 할 상황은 못 됐다. 전날 일기예보에 따르면 서울의 예상 강우량이 40㎜된다고 했다. 40㎜ 비면 우산 없이 걸어갈 수준이 아닐 정도다. 한국 기상청의 예의 솜씨대로 오보를 기대했지만 비 오지 않는 날 보다는 비 오는 날에 대한 예상적중률은 그래도 높았다. 기상청의 예보는 이날따라 아쉽지만 들어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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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 체험 훈련에 앞서 참가자들이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우중이었지만 KAIST AIM(Advanced Information & Management, 최고경영자 과정) Mountaineering 워크숍 한 과정인 암벽 체험에 대한 열기를 식힐 수 없었다. 이들은 모두 중소 기업체 대표과 대기업 임원, 변호사, 세무사 등이었다. 모두 새로운 체험에 대한 설렘과 도전의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최고경영자의 기본 자질은 도전과 열정이라고 바로 전날 한국산악회 최홍건 회장의 강연은 이미 들은 터라 더욱 들떤 상태였다.

암벽 체험하기 전 한국산악회 전인찬 전 사무국장의 암벽에 대한 기초 강의를 약 1시간 경청했다. 김윤종 한국산악회 부회장 겸 KAIST AIM 산악회 회장은 전인찬 국장을 "발레 하듯 암벽 타는 프로며 한국에서 가장 유연하게 바위 타는 사람 중의 한명’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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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AIM Mountaineering 워크숍 참가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여태 들어보지 못했고, 경험하지 않았던 밧줄과 암벽에 대한 전 국장의 강의를 모두 조용히 들었다. 어제 밤늦게까지, 아니 새벽까지 떠들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집중했다. 사실 모두 상태는 별로 좋지 않았다. 모처럼 집을 떠나 허가된 외박을 하게 됐으니 그냥 잘 리 없었다.

술은 때로는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만드는 인간이 개발한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의 하나라고 누가 말하지 않았나. 밤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서로를 확인하고 또 확인한 밤이었다. 뭐가 그렇게 확인할 게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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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경 매니저가 암벽에 오르면서도 사진 촬영 땐 미소 짓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몸은 괴로웠겠지만 최대한 집중하려는 분위기는 역력했다. 강의를 끝내고 잠시 밧줄 메는 법과 암벽 잡는 법 등에 대한 간단한 실습을 하고 암벽 체험장이 있는 도봉산 두꺼비 바위로 삼삼오오 이동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30여분 암벽장으로 걸어 올라갔다. 비는 계속 내렸지만 어젯밤 들뜬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는 듯했다. 몸과 정신이 따로 놀고 있었다. 한국오라클 강신영 전무는 도착하자마자 "마구 흥분돼 어쩔 줄 모르겠다.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며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을 농담 삼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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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감사관(오른쪽)과 정일권 변호사가 암벽을 오르고 있다.

강사로 참가한 한국산악회 손재식 이사와 김근생씨, 이호영씨, 조유동씨 등은 전날 전인찬 국장과 얘기를 나누며 "이런 날씨가 계속 된다면 암벽 체험훈련은 사고 위험이 높아 안 된다"고 방에서 내부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밖에 잠시 나가보더니 "위험하지 않게 최소한 경험하도록 하자"고 방향을 바꿨다. 그만큼 참가자들은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로 가득 찼다.

강사들의 지시에 따라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다. 한국산악회에서 나온 숙련된 조교들은 벌써 밧줄 두개로 나눠 확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손재식 이사가 출발과 하강에 대한 기본자세와 요령을 숙지시켰다. 발레 하듯 암벽 탄다는 전인찬 국장의 간단한 시범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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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지 대표가 다소 겁먹은 표정으로 오르고 있다. 그래도 목표지점까지 오르는

투혼을 발휘했다.

다음은 참가자 차례다. 정순철 성구운수 대표가 가장 먼저 나섰다. 참가자 가운데 가장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축에 속하지만 아직 젊어 어떤 자리든지 솔선수범하고 주도한다. 절반 정도 올라가더니 "하강"하고 소리친다. 첫 경험치고는 너무 짧고 빠른 느낌이었다. 주변에서는 "하강이 아니라 포기"라며 맞장구쳤다.

김윤종 회장도 밧줄을 잡았다. 모두 일제히 박수로 응원을 보냈다. 60 중반에 접어든 나이지만 정순철 사장만큼은 올라갔다. 그래도 명색이 한국산악회 부회장이다.

한국산업은행 송정환 여신심사부장이 손을 들고 나갔다. 손재식이사가 출발 신호를 보내라고 말했다. "등산’이라고 소리쳤다. 모두 한바탕 웃었다. 출발 땐 "출발", 내려올 땐 "포기"가 아닌 "하강"이라고 이미 일러준 터였다. 본인은 긴장한 탓인지 암벽 위만 쳐다보며 잡을 때도 없는 암벽을 손바닥으로 여기저기 틈을 찾아서 비볐다. 그새 손바닥 껍질은 벗겨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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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AIM 이희석 교수(오른쪽)와 LG CNS 최대성 상무가 열심히 오르고 있다.

참가자 중에 홍일점 ㈜인지컴의 장인지 대표가 "출발"신호를 보냈다. 몸이 가벼워 잘 올라갔다. 반면 확보하는 사람은 무척 힘이 드는 듯했다. 장 대표는 웬만하면 그만 둘 텐데 끝까지 올라갔다. 이날 참가자 중에 가장 높이 올라간 사람이다. 그녀는 다음 날 메일을 보내왔다.

"회사에서 수료증과 사진도 보여주고 아직 밴드 붙이고 있는 손가락 보여주면서 무용담을 늘어놨습니다. 너무 암벽을 박박 닦았더니 아직도 껍질 벗겨진 손가락 외 다른 손끝들도 얼얼합니다. 닦았다기보다 긁었다는 게 더 적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만. 제 사진 본 저희 회사 직원들, 배꼽 잡고 웃더라고요. 그러면서 확대해서 걸어 놓자네요. 고객들 다 놀라 도망갈 거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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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라클 강신영 상무가 암벽을 오르면서 웃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정일권 변호사도 가만있을 사람이 아니다. 그는 누구보다 산을 좋아한다. 지난 4월 카이스트 AIM에서 중국 태산 갈 때도 부부가 함께 동행 했다. 어느 산행이라도 빠지지 않았다. 이날도 거뜬히 정상까지 갔다 왔다.

다음은 교수진 중에 홍일점 배보경 매니저가 자신만만하게 도전했다. 매사에 적극적이고 활동적이었으나 암벽 체험에 와선 다소 약한 모습을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이내 예의 모습을 되찾고 적극적으로 나섰다. 암벽을 오르면서 웃는 여유까지 보였다. 사진도 잘 나왔다.

국세청 임성균 감사관, LG CNS 최대성 상부, stx 한영일 상무, 한울회계법인 이승철 상임고문, 신아주 문재영 회장, ㈜아이비리더스 정광천 대표, NBS 최장근 대표 등도 첫 경험을 무사히 끝냈다. 다들 조금은 상기된 표정이었다.

한참 남이 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뒤늦게 나선 이희석 교수도 거뜬하게 목표지점까지 올라갔다 무사히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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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더스 정광천 대표가 목표지점에 도달한 후 하강 방향을 쳐다보며 내려가고 있다.

"그래도 내가 육군 장교 출신인데’하며 도전했다 신발이 벗겨지는 바람에 바로 내려온 김성희 원장은 맨 마지막에 다시 신발끈 고쳐 메고 도전에 성공해, 많은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참가자들은 한국산악회에서 지원 나온 5명 덕분에 무사히 끝냈다. 특히 확보에 나선 김근생씨와 이호영씨는 각각 10여 명씩 1시간 이상 밧줄을 잡아당기는 노고를 아끼지 않아 참가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하산이다. 다들 다소 섭섭한 듯했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암벽 체험 사진을 수료증에 붙여 완성되는 시간까지 뭔가를 해야 했다. 한국산악회관 2층 실내 암장으로 옮겼다. 김근생씨의 간단한 설명과 함께 한국오라클 강신영 전무가 처음으로 다시 나섰다. 암장에 붙은 조그만 조형물만 잡고 디디고해서 맨 왼쪽에서 맨 오른쪽으로, 다시 원위치로 옮겨가는 과정이다. 강 전무는 힘들어하면서 겨우겨우 해냈다.

두 번째 도전자를 인지컴 장인지 대표를 지목했다. 강사들도 장 대표가 눈에 확 들어오는 듯했다. 하긴 아까 암벽에서 처음으로 목표 지점까지 올랐으니 그럴 만도 했다. 장 대표는 가뿐하게 성공했다. 이날 장 대표는 거의 박수 받으러 워크숍에 참석한 듯했다. 체력 단련해서 좋았지, 박수 받아 좋았지, 직원들 웃겨 좋았지, 본인 무용담 생겨 좋았지, 당분간 좋은 일이 계속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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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장교 출신의 명예를 살려 김성희 원장이 유연한 하강을 실시하고 있다.

마침 수료증이 완성됐다는 연락이 왔다. 김윤종 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김성희 원장의 말이 이어졌다. "여러분 C로 시작하는 단어가 뭐가 있는 줄 아십니까?" 다들 한 단어씩 불렀지만 김 원장의 입에서 "Climbing’이란 단어가 나올 줄은 아무도 예상 못했다.

김성희 원장 뿐 아니라 전날 한국산악회 최홍건 회장은 강연에서 "KAIST AIM Mountaineering 워크숍이 말이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며 "여하튼 세계 최초로 AIM Mountaineering에 이렇게 초청해줘서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KAIST AIM Mountaineering은 CEO들이 겪어보지 못한 산에서, 산의 경험을 경영에 접목하라는 의미에서 붙인 듯했다. 그런 의미에서 최고위 과정들의 산악훈련이라고나 할까. 많은 재미를 줬고 의미가 있었던 워크숍이었다. 모두들 즐거워했다.

끝으로 조촐한 해단식을 가진 모임에서 같은 기수 몇 명이 모여 동기 산악회를 발족하자고 의견을 모으면서 AIM 전체 산악회 활성화를 위해 적극 지원하자고 입을 모았다. 산이 여러 사람을 하나로 만드는 워크숍이었고, 그런 순간들이었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1 Comment

  1. 오계영

    06.11,2009 at 5:10 오후

    뭐든지첫경험은흥분되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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