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0월21일 서모(42)씨는 한국의 100대 명산인 경기도 양주의 불곡산에 혼자서 등산을 갔다. 불곡산(460m)은 그리 높지 않지만 암릉이 길게 이어지는 매우 스릴 있는 구간이 많다. 직벽 밧줄을 잡고 오르내려 초보자에게는 다소 위험한 산이다.
서씨는 오후 5시쯤 상투봉~상봉~양주시청 방향으로 등산하던 중 상봉 정상부근에서 소주 한 병을 마셨다. 이게 화근이 됐다. 어찔한 상태에서 능선 난간에 매달려 주변 조망을 감상하던 중 능선 난간에서 추락했다. 그 충격으로 정신을 잃었고, 한동안 그 상태로 버려져 있었다.
기억을 되찾은 서씨는 허리와 다리를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날은 벌써 어두워졌고, 시간은 점점 깊어만 갔다. “살려 달라” 고함을 쳤지만 평일의 암릉 등산로에 그때까지 등산객이 있을 리 없었다. 점점 당황스러웠고 공포까지 밀려왔다. 서씨는 결단을 내렸다.
겨우 몸을 움직여 주변에 있던 나뭇잎과 솔가지를 모아 오후 8시30분쯤 가지고 있던 라이터로 불을 지폈다. 마침 때는 산불방지기간으로 날씨는 매우 건조했다. 불은 순식간에 널린 나뭇잎과 나무를 태우며 산으로 번졌다. 놀란 서씨는 불을 피하려다 다시 추락했다. 이제 운명에 맡길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개인의 구조를 위해 낸 산불도 자칫 대형 사고와 재난으로 연결될 위험은항상 내포하고 있다.
양주소방대는 주민과 경찰 수백여 명과 함께 긴급 출동했다. 불은 임야 0.5㏊를 태우고 다음날 새벽 2시에 진화됐다. 경찰은 첫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곳으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서 서씨를 구조했다. 서씨는 처음엔 겁도 나고 모른 척 했으나 경찰의 추궁에 그대로 자백했다. 서씨는 두 번의 추락으로 허리 요추골절로 3개월 진단이 나온 상태였다.
이럴 경우 서씨는 어떤 처벌을 얼마나 받을까?
경찰은 정상 참작했지만 일단 기소하고 검찰로 사건을 송부했다. 경찰이 밝힌 기소이유는 두 가지. 불을 냈을 경우 적극적 진화노력이 있어야 하며, 진화 없이 현장을 이탈할 경우 방화범에 해당한다는 것과 긴급피난대상이라고 방화한다면 모든 산이 남아나기 힘들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더욱이 서씨는 본인에 의해 산에서 음주를 한 상태였기 때문에 자기과실이 크다고 밝혔다. 검찰도 현재 서씨가 병원 입원 중이라 아직 처리를 하지 않은 상태다. 담당 형사인 양주경찰서 박동규(57) 경위는 “3개월 진단이 나왔지만 당시 완전히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오랜 기간 움직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설승문(48) 변호사는 “이 같은 경우 형법상의 긴급피난과 타인의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명백한 방화죄, 두 가지 모두 해당된다”며 “당시 소지하고 있던 물건이나 날씨와 등산로 접근성, 몸 상태 등 주변 모든 상황이 고려돼고 난 뒤 재판관의 가치에 의해 양형이 결정 날 것 같다‘고 밝혔다.
법조계의 상식적인 의견으로는 ‘실형은 받지만 풀려나지 않겠나’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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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환 (
김정구 (
KEON S CHOI (
장종환
01.14,2010 at 6:30 오후
사람의 목숨은 귀하다. 때문에 위급한 상황에서 구원을 위한 필사적인 노력은 참작해 줘야한다. 다만 그가 생명을 건지기위해 입은 손실은 자신의 실수와 자신의 안전과 관계된 것이기에 해당 형벌과 벌금 그리고 공공적으로 손해본 산불의 피해금액은 본인이 보상하도록 하면 되겠다. 만약에 인명피해가 있으면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 이후에도 생명을 위해 구난할때의 선례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