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구씨가 사상 첫 경선으로 열린 한국산악회(이하 한산) 회장 선거에서 제26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등산용품업체 ㈜안나푸르나 회장인 전병구씨는 지난 2월 20일 수유 노스페이스 아웃도어문화센터에서 열린 한산 26대 회장 경선에서 최홍건 현 회장을 2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167대 108표로 눌러 회장에 당선되는 영광을 누렸다. 1차 투표에서는 최홍건 회장 117표, 전병구 회장 127표, 장승필 부회장 41표 등을 얻어, 과반획득 후보가 없어 1, 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2차 투표에 들어갔다.
제26대 한산 회장으로 당선된 전병구 회장이 활짝 웃으며 축하를 받고 있다.
과거 한산 출범 초기 조직을 갖추기 위해 정기총회에서 형식적인 경선을 벌인 적은 있으나 회장을 하기 위해 등록한 후보를 대상으로 경선을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전병구 회장은 현 회장인 최홍건 회장을 따돌렸다는 사실은 회원들이 현 집행부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앞으로 한산의 운영방향은 최홍건 회장과는 많이 다른 방식으로 흐를 것으로 보여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사상 첫 한산 회장 경선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반영하듯 유례없는 회원들이 참석해 열기를 더했다. 지난 해 총회 참석자는 총 194명이었으나 올해는 평생회원과 종신, 본회 회원을 합쳐 투표권자만 300여명에 달하는 성황을 이뤘다. 그 열기를 반영하듯 총회 시작 전부터 참석자들이 일일이 명단을 확인해 총회장에 입장하느라 오후 4시 개회예정이던 총회가 20여분이나 지연됐다. 또 한산에서 제명된 회원이 “그 이유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하며 고성이 오가 잠시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이윽고 총회가 시작됐다. 개회 선언, 감사보고에 이어이날의 가장 주요한 안건인 임원선출. 감사는 최홍건 회장의 제청으로 조병옥 감사가 회원들의 박수 추대로 한 번 더 맡기로 했다. 차기 회장 안건에 대해서는 회장 출마자인 최홍건 회장은 ‘공정한 회의 진행을 위해’ 의사진행권한을 한산 17~18대 회장을 역임한 정명식 고문에게 넘겼다. 현 회장이 차기 회장 경선에 출마하는, 역대 한산 총회에서 볼 수 없었던 조금은 어색하고 의외의 상황이었다.
제17, 18대 한산 회장이었고 박태준 회장에 이어 두 번째 포항제철 회장을 지냈전정명식 고문이 2차 결선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명식 고문은 “임기가 종료되는 최홍건 회장이 회원들이 추대해주면 2년 더 수고하겠다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차기 회장 후보로 등록되었고, 다른 후보를 추천해주길 바란다”고 공지했다. 전병구 회장과 장승필 부회장이 후보를 추천받아 2, 3번으로 등록했다. 정 고문은 이어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1, 2위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하는 방식을 회원들에게 물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정 고문은 “모든 회원들이 후보자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소견발표 할 시간은 가질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그대로 투표에 들어갔다.
총 투표수 295, 유표투표수 292, 무효 3표로 나와 과반은 147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어 최고 득표자인 전병구 회장과 2위 득표자인 최홍건 회장을 대상으로 결선투표에 들어갔다. 결과는 1번 최홍건 108표, 2번 전병구 167표, 1차 투표에서 불과 10표차였다가 결선에서 무려 59표차로 벌어졌다. 최홍건 회장 지지자들은 이탈하고 1차에서 탈락한 장승필 부회장 지지자들이 고스란히 전병구 회장을 지지한 셈이 됐다. 현 집행부에 불만을 가진 회원들이 투표로서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주변에선 해석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앞으로 한산 운영에 많은 변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례없이 많은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산 제64차 정기총회에서 최홍건 회장이 의사진행을 하고 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변유근(61)씨는 “역대 한산 회장을 추대하는 전통과 회장 권위가 무너졌다는 점에서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며 “많은 회원들이 참석해 관심을 표명한 점은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으나 한산이 자칫 여러 패거리로 나뉘어 분열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사상 첫 회장경선에 대해서 나름대로 해석했다.
구경모(47)씨는 “이번 경선에 대해 얻은 것과 잃은 것이 동시에 있다”며 “얻은 것은 원로들과 선배들이 추대하는 합의를 도출하지 못함으로써 한산 회장의 권위를 떨어뜨린 점이고, 얻은 것은 많은 회원들의 참석을 기폭제로 한산도 변화에 맞춰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할 점이다”고 지적했다.
최홍건 회장은 마지막 인사말에서 “홀가분하며 차기 회장 선출을 경선까지 가는 상황이 벌어져 아쉽다”며 “전병구 회장 이후의 회장은 한산의 전통을 이어 받아 추대하고 모시는 분위기로 갔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병구 회장은 당선소감에서 “우선 최 회장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회원들이 과분한 자리를 저에게 맡긴 것은 산악계에 헌신적으로 일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또 “선후배 회원들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사업보다는 회원들 간에 실질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한산을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여 앞으로 한산 운영에 많은 변화를 예고했다. 전 회장은 회장 당선에 도움을 준 사람들과 조만간 만나 새 집행부 구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검표요원과 개표위원들이 지지자별로 투표결과를 나누고 있다.
한국산악회 회원번호 768호인 전병구 회장은 회원번호에서 말하듯이 일찌감치 한국산악회에 가입해 산악활동을 시작했다. 그가 산에 처음 접한 건 중학교 때인 1958년. 중3때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읽고 ‘아, 나도 그런 산을 찾아 다녀야 겠다’며 산에 대해서 동경하며 등산을 다녔다. 고교 졸업 후에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1962년 6월 어센트 산악회를 창립해 바로 회장에 취임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회장이랄 것도 없지만 나름대로 보스 기질과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969년에 한국산악회에 가입한 그는 1970년에 조선일보 이규태 기자와 함께 추렌 히말라야 원정을 시작으로 1976년엔 한국 첫 안나푸르나 정찰대장을 갔다 오기도 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산악활동과 한산 경력을 쌓았지만 1990년대 중반 들어 사업체를 키우기 위해 10여년 소홀하기도 했으나 그의 행동기반이 산악계였기에 인간관계는 항상 산악계에 있었다.
1983년부터 시작한 사업은 1990년까지 10여년 주력한 결과 지금 연매출 200여억 원에 60여명의 직원을 두는 규모까지 키웠다. 그가 한산을 어떻게, 얼마만한 규모로 키울 지 앞으로 주목되는 부분이다.
김명준
02.26,2010 at 10:25 오전
감히 한마디 올립니다.
전 가까운 산에 갈때마다 꼭 큰 비닐봉지 몇 개 들고 가서 쓰레기들을 수거해 옵니다,. 어떤 저질이고 시건방진 여자는 이런 나를 보고 자기 아들에게..빈병 이나 휴지 쭛어 파는 넝마쟁이로 설명하더군요..( 좌경화 되는것도 도덕심을 잃고 헛것에 미혹되니 일어나는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등산회를따라가 보았더니 오지의 산인 데도 쓰레기는 수북하고 아무도 치우지 않고 그저 처 먹고( 더 심한 욕하고 싶은데..) 육갑잔치하러 간 사람들이라는게 바른 말이 아닐지.. 그 인간들 역시 이런 나를 보고 부끄러워해야 하는데 오히려.. 하인취급 내지 별볼일 없는 부류의 사람으로 여기고 바로 앞에서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리더군요..왜 산( 자연)을 사랑하다면서 그 기보적인 에티켓 하나 지키지 않고 수없는 산악인들 글에 이런 말을해도 산악회라는 군소단체 어디 하나 쓰레기 대청소로 산을 깨끗이 자연을 깨긋이 하는 켐페인 벌린다는 소식 없더군요…
전부다 명함을 위해서 나서고 으스대기 바쁠 뿐.. 기본적인 애국도 안하는 사람들만 가득합니다. 산악회?? 전 쓰레기만도 못한 자들의 처먹고 미풍양속을 해치는 광란의 불륜을 위해 몰려다니는 것들이라 대부분이라 봅니다.낚시회에도 수차 말했는데 일부나 양심적으로 행동할까.. 가는 곳마다 버려진 도구며.. 지 방구석에나 갖다버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