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첸중가 등정의혹’ 오은선을 생각한다

“(칸첸중가 등정)의혹을 왜 당신과 풀어야 하나?”

모 방송사의 ‘오은선 대장의 칸첸중가 등정의혹’에 관한 시사 고발프로그램에서 담당PD가 세간에 떠도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던진 질문에 여성으로 세계 처음 히말라야 14좌를 등정한 (것으로 알려진) 오은선 대장이 답한 말이다.

오은선 대장은 2009년 5월 자신의 히말라야 고봉 등정 10번째로 칸첸중가를 등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내외 많은 산악인들은 그가 제대로 등정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방송에서 이미 보도했고, 그 전에도 신문과 잡지에 간간히 보도했기 때문에 생략한다.

오은선 대장이 왜 그렇게 무례하고, 감정적이고, 사태를 더 악화시키는 말을 던졌을까? 그 말이 얼마나 큰 부메랑으로 자신에게 돌아올 줄 몰랐을까? 물론 몰랐으니까 그런 말을 했겠지만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

오 대장의 말을 십분 이해해서 역으로 물어보자.

“아직 끝나지 않은 오 대장의 칸첸중가 등정에 대한 의혹을 누구랑 풀어야 하고, 누구랑 풀고 싶어요?”

그녀의 말대로 8000m도 모르는 언론사 종사자와는 얘기가 안 되고 전문 산악인과 대화를 하겠다는 뜻인지. 그러면 또 할 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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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히말라야 14좌 등정을 성공한 직후 네팔 카트만두에서 10여년에 걸쳐 했던 14좌 등정설명을 하고 있다.

그녀는 이미 지난해 연말 엄홍길, 박영석 대장 등 한국의 내로라하는 전문산악인과 대한산악연맹이 마련한 자리에 참석, 칸첸중가 의혹에 대한 해명을 했다.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대략 주변의 얘기로는 ‘정상에 못 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들린다. 그 뒤 전문산악인들은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쉬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뒤 대한산악연맹은 주최하겠다던 ‘오은선 여성 세계 첫 14좌 등정 축하행사’도 후원으로 슬그머니 한 발짝 뺐다. 청와대에서 오은선 대장에게 훈장을 주겠다는 경사에도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서 대한산악연맹에서 아직 포상내용을 적지않고 미루고 있는 상태다. 산악계를 대표하는 기관이 소속 회원의 경사에 보통의 경우 쌍수를 들고 환영하지만 이번엔 그런 모습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 왜 일까?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사 종사하는 사람은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국민의 뜻인 여론을 전달하는 대리인이다. 국민의 궁금증과 여론을 취재해서 뉴스라는 개념으로 매일 매일 쏟아낸다. 이른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이 기자이고 PD이다.

그리고 오은선 대장은 옛날의 오은선이라는 자연인이 아니고 여성 세계 첫 히말라야 14좌 완등이라는 공식 타이틀을 지닌 사람이다. 충분히 언론의 관심을 끌만한 위치에 있다. 그런 사람이 국민의 알 권리를 해소하기 위해 던진 PD의 질문에 “왜 당신과 풀어야 하나?”라고 답할 수는 없다. 그 말에 얼마만한 오만이 들어있는 줄 알아야 한다.

‘오 대장의 등정 의혹’은 국민의 대리인이고 여론을 알리는 언론인과 대화가 안 되고, 전문산악인과도 해결이 안 된 상태다. 오 대장은 ‘여성 세계 처음’이라는 명예에 혹해져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모르는 국민들에 얼렁뚱땅 묻혀 넘어가기를 바라면 안 된다. 다시 얘기하지만 국민의 모르는 부분을 객관적으로 밝혀 주는 게 언론의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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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선의 마지막 14좌인 안나푸르나 등정에 동행한 셰르파 옹추(왼쪽)와 페마. 페마는 지금 잠적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다. 오 대장은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서 던진 질문에 왜 그렇게 격한 반응을 보이는지.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 되고 횡설수설 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이 떳떳하다면 정확한 사실을 차분하게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게끔 설명하면 된다. 사실관계가 분명하다면 납득하지 못할 사람이 없다.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은 납득한 사람이 다시 설명하고, 그래도 못 하는 사람은 상식이하의 사람으로 보고 상종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지금의 경우는 언론인을 납득시키지 못하고 대화를 기피하면 누구랑 대화를 하겠다는 건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 어떤 방식으로 누가 나서야 하나? 이젠 정말 오 대장이 나설 차례다. 어떤 형식이고, 어떤 내용이든 그건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다. 그 길만이 오 대장이 살고, 나아가 대한민국이 살 길이다.

히말라야 등정기록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홀리 여사가 분명하게 말했다.

“오은선 대장이 등정했다고 내놓은 사진은 겨울의 카트만두 외곽에 나가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중략) 오 대장이 거짓말 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녀가 정상을 잘못 알고 있을 수는 있다. (중략) (오 대장의 칸첸중가 등정을 ‘논쟁 중’이라고 한 부분에 대해) 나로서는 논쟁 중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도 칸첸중가를 등정한 유명 산악인들이 많다. 그 문제는 한국에서 결론내야 할 부분이다.(후략)”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역으로 보면 나라망신이다. 그렇게 떳떳하거나 솔직하지 못한가. 오 대장은 대승적이고 길게 봐야 한다. 그리고 ‘내가 산에 처음 갔을 때 어떻게 했나, 그리고 어떤 마음이었나’하는 초심을 한번 돌아봐야 한다.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격해진 오은선이 아니고 차분한 오은선을 보고 싶어지는 건 왜일까? 그녀만이 그녀를 살리고, 대한민국을 더 멋진 나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녀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그녀 소속사, 그녀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은 사람도 그녀를 도와주어야 한다. 그 사람들이 지금의 오은선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돌아가는 추이를 보고 그녀 주변에 대해서도 쓸 수 있다. 진심으로 그녀를 도와주기를 바란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2 Comments

  1. 사랑날개

    08.23,2010 at 12:15 오후

    정말 옳은 말이다. 명예를 먹고 사는 산악인이 아닌가? 정상을 착각한것 같다고…솔직하게 실토하고 웃으며 한번 더 갔다 오기를 바란다. 국민으로서 가슴 아픈일 이지만…계속 비난속에 있을수 없지 않은가.    

  2. 아킬러스

    08.28,2010 at 4:02 오전

    주관 방송사와 기획홍보회사,,그리고 오은선..이들의 과잉업적을 획책하려다가…오은선개인과 더불어 국제적 망신이…걱정이다…그중에 주관방송사의 이벤성 뉴스만들기가 가장큰 문제가가 될수있는데,,,꿀먹은 벙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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