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나라 전체가 화산지대로서 어디든지 온천이 흘러넘친다. 쿠사츠는 그 중에서도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온천 중의 한 곳이다. 기푸현의 게로온천, 효고현의 아리마온천 등과 함께 일본의 3대 온천 중의 한 곳이기 때문이다. 군마현의 쿠사츠온천은 그냥 온천이 아니라 ‘명천’이라 하고, 일본에서 ‘온센니즘(Onsenism․온천주의, 온천 천국)이라고 부른다.
쿠사츠온천의 명물인 노천 유황밭 유바다케. 길거리에서 온천이 넘쳐 흘러, 이를 모아 각 료칸으로 보낸다.
쿠사츠온천의 하루 온천 분출량은 1분에 2만3000ℓ로 일본에서 최고다. 단위 면적당 분출량도 1㎡당 3만6989ℓ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벳푸(1만1519ℓ)의 3배 이상에 달한다. 몇 년 전 일본인들 상대로 조사한 ‘지금까지 경험해본 온천 중 가장 좋았던 온천지’와 ‘가장 가고 싶은 온천지’ 중에 단연 1위로 꼽혔을 정도다.
유바다케에서 허옇게 쌓인 침전물로 유황온천 입욕제를 만들어 판다.
쿠사츠온천의 유래는 12세기 가마쿠라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시라네산에 신사가 모셔지고, 막부의 무사들이 활동할 즈음 처음 온천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후 게이코시대 도쿠가와가 일본을 통일하고 쿠사츠를 다녀간 기록이 있다. 도쿠가와의 군사들이 쿠사츠에 와서 온천욕을 하며 휴식을 취했다.
유바다케엔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야경도 멋 있어 밤거리를 구경나온 사람들이 많다.
무사와 온천, 이 둘은 온천의 성분과 효능에 의해 상관관계를 가진다. 쿠사츠온천은 강산성으로, 아토피와 같은 피부질환, 외상, 고혈압 등에 탁월한 효과를 가진다고 의학적 증명기록을 온천박물관에 기록돼 있다. 따라서 외상을 입은 무사들이 치료를 위해 쿠사츠온천에서 휴식을 취했던 것으로 보인다.
쿠사츠온천박물관에 있는 3대 온천 관련 설명. 전부 일본 중부지방에 있다.
쿠사츠 시내에 있는 라쿠데료칸 겸 온천 주인 고바야시씨는 “눈질병, 특히 결막염을 앓고 있는 사람은 쿠사츠온천에 와서 아침 저녁으로 3일 동안 눈을 씻은 결과 결막염이 깨끗이 낫았다”며 실제 그런 사례를 수차례 봤다고 말했다.
쿠사츠온천의 뜨거운 물을 식히기 위한 행위가 이젠 이벤트화 되어 매일 7차례 행사를 벌이며, 뉴욕에까지 가서 공연했다고 한다.
쿠사츠시내에 있는 온천박물관에는 실제로 재미있는 실험결과도 있다. 쿠사츠의 강산성 온천수에 두꺼운 대못을 담가두어 하루하루 변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첫날 20%가량 부식되어 철이 사라지더니 9일째 되는 날 대못의 1.2%만 남아 마치 바늘보다 더 가는 못이 됐다.
온천박물관에 전시된 재미있는 실험결과. 강산성인 온천에 대못을 넣었더니, 하루가 다르게 부식됐고, 급기야 9일째는 10%도 채 남지 않았다.
쿠사츠의 또 다른 명물은 유황밭으로 불리는 유바다케로 유명하다. 유바다케는 마을 중심 노천에서 온천수가 솟아나는 곳으로, 늘 강렬한 유황냄새와 온천 수증기로 관광객들의 눈길을 근다. 이곳에서 솟아나는 온천수는 항상 54℃를 유지하며, 50여개의 나무통을 거쳐 각 료칸으로 보내진다. 료칸의 온천수는 흘러나오는 물의 양에 따라 온도를 조절한다. 즉 물의 양을 많이 배출하면 온도가 올라가고 줄이면 온도가 떨어진다. 료칸에서는 항상 일정량을 흐르게 해서 42℃를 유지하게 한다고 한다.
유바다케 옆에는 경관을 즐기며 쌓인 피로까지 풀 수 있는 무료 족탕이 있어, 외국인은 물론 많은 관광객이 둘러 앉아 대화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쿠사츠시내엔 무료 온천 시설도 18군데나 있다.
유바다케의 무료 족탕. 많은 사람들이 발을 담근 채 이런저런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유바다케 인근에 있는 일본 근대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엘윈 폰 베르츠 박사의 흉상을 모신 사이노카와라공원 곳곳에도 노천에서 온천이 솟아나고 있다. 원체 온천이 신출귀몰하게 나와 애초에 귀신이 사는 곳이라 불리기도 했다.
한마디로 쿠사츠에는 흐르는 도랑물도 온천수라고 보면 된다.
길거리 곳곳에서 유황온천이 솟아나고 있는 사이노카와라 공원.
히짱
12.01,2010 at 11:04 오전
저도 올 6월에 쿠사츠온천 다녀왔었는데~~ ^^
올려주신 사진 보니 생각이 새록새록 나네용!
동경에서 좀 멀리 떨어져있어 오가기 힘들긴 했지만
정말 온천물도 좋고 아기자기 예쁜온천이라 다시한번 꼭 놀러가고 싶은 곳이었네요~
유머와 여행
12.07,2010 at 10:19 오전
무척 신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