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곰, 과연 등산객에 안전한가?


고유종 복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한 반달곰의 지리산 방사는 올해로 만 10년째 접어들었다. 방사한 반달곰과 그 곰이 새끼를 낳아 지금 모두 18마리로 늘어 지리산의 자연 상태에서 등산객과 같이 놀고 있다.


등산객들은 고유종 생태계 복원이라는 측면에서는 당연히 찬성하고 환영하지만 ‘과연 우리나라와 같은 높지 않은 산악지형에서, 더욱이 등산객이 이렇게 많은 나라에서 산에 그냥 방사하는 게 안전한가’에서부터 ‘언젠가는 사고가 한 번 터질 텐데’하는 의구심까지 지닌 채 사고의 위험을 안고 오늘도 지리산에 등산하고 있다. 일부 등산객들은 반달곰의 지리산 방사는 “우리 안에 가둬둔 반달곰을 지리산이라는 큰 울타리에 인간과 같이 놀도록 내버려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사고의 잠재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했다.

1.‘천왕’ .jpg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곰 천왕이가 등산객 앞으로 다가가고 있으나 사람들은 전혀 도망갈 생각은 않고 오히려 반달곰의 모습을 담기에 여념이 없다.

반달곰 방사 프로젝트는 지난 2001년 생태계 복원사업의 차세대 과제로 수컷인 장군․반돌이와 암컷인 반문이와 막내 등 네 마리를 우리나라에서 곰이 지낼 만한 자연생태계가 그나마 제일 좋은 조건을 지닌 지리산에 실험 방사했다. 당시 네 마리는 자연 상태로의 방사가 아니라 ‘고유종인 반달곰이 과연 생태계 복원에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실험적 방사였다. 어린 반달곰 네 마리의 자연 상태에서 적응을 관찰한 뒤 2002년 5월 프로젝트 종결 선언과 함께 ‘자연 방사를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실제 복원사업단을 발족시키며 본격 사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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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한 반달곰이 참나무 위에서 등산객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공단에서는 반달가슴곰관리팀(종복원센터를 거쳐 현재의 멸종위기종복원센터)을 발족시키고 2004년과 2005년 러시아 곰, 2006년과 2007년 북한 곰을 들여와 방사했다. 이후 2009년 방사한 반달곰이 지리산에서 새끼를 낳아 반달곰 고유종 복원 사업은 성공적이었다고 정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평가했다.


당시 고유종 복원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한 국립생물자원관 한상훈 박사는 세 가지 단계에서 사업은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첫 단계로는 방사한 반달곰이 자연 상태에서 자라 교미에 성공, 직접 새끼를 낳은 건 환경 적응에 성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둘째, 방사한 반달곰이 인간과 충돌에 의해 중간에 사고가 나기도 했지만 2012년쯤 최소 개체수가 50마리에 이르면 더 이상 인공 방사하지 않고 자연증식이 가능한 수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달곰의 방사를 현재보다 조금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했다. 세 번째 단계로 2009년에 태어난 곰이 자연상태에서 자라 2013년이나 2014년쯤 새끼를 낳고, 그 새끼가 튼튼하게 자라는 2015년쯤에는 반달곰 복원사업은 완벽한 성공의 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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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방사하기 전 공단은 반달곰들을 반드시 자연적응훈련과정을 거치게 한다.

그러나 매년 지리산에는 300만 명 내외의 등산객이 찾는다. 이들에게 지리산에는 자연 방사한 곰이 살고 있으니 산을 찾지 말라고 말할 수는 없다. 또 찾지 말라고 해도 산에 가지 않을 사람들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지리산에 대해 갖는 역사․문화․지리적 상징성은 엄청나기 때문이다. 결국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고를 안고 지리산에서 인간과 곰이 공존하는 형국이다.


2010년 12월 6일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몸무게 40㎏ 6살짜리 검은색 수컷 말레이 곰 한 마리가 탈출해 비상이 걸렸다. 경기 의왕시 청계사 주변을 거쳐 청계산으로 향했다고 하자, 청계사 주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소방․경찰 관계자 200여명, 서울대공원 직원 120여명, 소방헬기까지 동원돼 탈출한 말레이곰을 찾아 긴급 출동했다. 몸무게가 40㎏정도밖에 안되고 비교적 온순한 것으로 알려진 곰인데도 곰이 잡힐 때까지 며칠동안 청계산에 등산객 출입을 통제했다.

6.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다.jpg

우거진 참나무 위에 있는 반달곰.지리산에서 반달곰을 너무 쉽게 볼 수 있을 지 모르겠다.

2011년 1월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충남 청양의 한 식물원에서 사육 중이던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탈출했다. 탈출한 곰은 4년생 수컷으로 몸무게가 140~150㎏ 가량 됐다. 경찰 100여명과 엽사 9명이 즉시 곰의 행방을 뒤쫓았다. 이 곰은 지난해 탈출한 말레이곰보다 덩치가 3배나 더 크고 위협스러웠다. 경찰은 발견 즉시 사살명령을 내렸다. 결국 탈출 하루 만에 동원된 엽사에 의해 사살됐다.

전국의 산에 500마리 내외가 자연 상태에서 서식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매년 곰에 의한 인명사고 소식이 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리산 반달곰은 괜찮다고 할 수는 없다. 출입만 통제한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다. 곰이 출입 통제한다고 제한된 구역에서만 지내는 것도 더더욱 아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출입을 통제한다고 해도 꼭 통제구역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사고를 부르는 사람들이지만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봉쇄하는 것도 관련당국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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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객 이삼규씨가 지리산 연하천 부근에서 겨울잠이 깨어난 듯한 곰을 만나 긴급히 대피하고 있다.

지리산에서 곰과 마주치는 등산객들은 매년 늘고 있다. 지금도 지리산에서 등산객과 가끔 마주친다. 2007년 4월 연하천에서 곰과 마주친 이삼규씨는 당시를 대수롭지 않은 듯 회상했다.

“겨울잠에서 갓 깨어난 듯한 곰이 약 50m 전방에서 우리 곁으로 어슬렁어슬렁 다가오고 있었어요. 부랴부랴 사진은 찍었지만 겁이 나 도망갔죠. 사실 그렇게 위협적이지는 않았지만 곰이라는 자체가 무서웠습니다. 곰은 사람을 보면 무서워서 도망간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동물인 곰을 보면 겁나는 게 사실이죠.”

이씨는 2010년에도 중산리에서 천왕봉으로 올라가던 여자 등산객이 곰을 만나 기겁을 하고 내려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등산하다 곰을 만났을 때 가장 기본적인 요령은 절대 등을 보이고 내달리면 안 된다. 곰은 이름과는 달리 100m를 6~7초에 내달리는 준족이다. 도망가는 것보다 적극 대처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다.

이제 3월 6일이면 곰과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이다. 곰은 경칩 전후 겨울잠에서 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우내 바닥난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먹이를 찾아나서 신경이 곤두서고 예민해 있을 시점이다. 지리산 등산객에게 더욱 조심해야할 시기이기도 하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4 Comments

  1. 산우

    03.21,2011 at 10:38 오후

    하기는 나도 한 번 만나서 사진 찍고 싶지만 만나면 도망부터 갈 것 같구먼….그래도 살고 있다는 게 반갑기도 하고 어느게 옳은지….    

  2. 괴철

    03.22,2011 at 11:02 오전

    사람이 다쳐봐야 정신을 차리지..모조리 다 잡아 동물원에 가둬라..한쪽에선 사살하고 한쪽에선 방사하고 이게 무슨 모순인가. 잘 지적한 기사입니다.   

  3. 참여하는 눈길

    03.22,2011 at 1:08 오후

    탁월한 의견입니다. 추천합니다.   

  4. 김규용

    03.30,2011 at 2:17 오후

    방사를하는데 가둬둘수는없고 넓은지역을 전부 출입통제로 할수도 없고 난제이구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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