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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가리왕산이 위태롭다… 스키장 건립예정으로 주목 등 희귀자생식물 훼손 위기 - 마운틴
가리왕산이 위태롭다… 스키장 건립예정으로 주목 등 희귀자생식물 훼손 위기


강원도 가리왕산이 환경올림픽을 내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시험대에 올랐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인 가리왕산 중봉이 올림픽 활강스키경기장 건립 예정지로 크게 훼손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강원도와 평창올림픽유치위원회는 가리왕산 중봉과 하봉 일대 89㏊에 스키슬로프 4면과 남녀 경기코스 2면, 연습코스 2면 등 총 8면의 활강스키경기장과 부대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남녀 경기코스는 활강과 수퍼G․복합경기 등이 치러지는 주요 시설이다. 남자코스는 길이 3360m, 표고차 880m, 평균경사도 26.2%에 달하며, 여자코스는 길이 2549m, 표고차 780m, 평균경사도 30.7%에 이른다. 복합회전은 길이 540m, 표고차 190m, 평균경사도 35.1%가 된다. 부대시설로 남자용 곤돌라와 여자용 리프트가 설치된다. 이 규격이 국제 활강스키경기장 기준이며, 이 규격을 맞출 수 있는 산이 평창 주변엔 가리왕산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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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왕산은 산림유전자보호구역으로 희귀식물 자생지로 유명한 산이다. 이곳에 환경올림픽을 표방한 평창 올림픽에서 스키장으로 개발할 예정이어서 크게 훼손될 위기에 있다.

문제는 가리왕산 일대 총 2432㏊가 산림보호법의 보호를 받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산이라는 점이다. 가리왕산은 2008년 10월 29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의 6가지 유형 중 주목과 구상나무, 마가목 등이 자라는 ‘희귀식물’ 자생지로 지정됐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2432㏊중 92.4㏊를 활강스키경기장 사업부지로 편입시켜 개발할 예정인 것이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은 산림에 있는 식물의 유전자와 종(種), 또는 산림생태계의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고자 산림청이 지정, 국가가 보호․관리하는 산림보호구역이다.

따라서 현행법으로 가리왕산에 활강스키경기장을 건립하는 것은 불법이다. 유일한 방법은 특별법을 제정, 환경영향평가나 사전환경성검토를 하지 않는 것뿐이다. 현재 국회에는 한나라 권성동․윤석용 의원이 7월 달과 8월 달에 각각 올림픽지원특별법안(가칭)이 제출돼 있으며, 강원도 역시 도 차원에서 특별법을 제출할 예정이다. 특별법은 자연공원 지역 내에서의 개발행위를 가능케 하는 조항과 환경영향평가, 사전환경성검토에 따른 협의를 생략하는 조항을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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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은 한국이 자생지로 가리왕산에도 군락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당사자인 환경부가 지난 8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평창올림픽 지원법 제정과 관련해 가리왕산 등 활강스키경기장 건설 예정지의 사전환경성검토나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하거나 간소화하는 방안을 허용하지 않기로 환경부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평창이 환경올림픽을 표방한 상황에서 사전환경성검토나 환경영향평가를 간소화하거나 생략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와 관련한 환경부 입장은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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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숙 환경부 장관도 지난 7월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리왕산과 관련해 업무보고를 받았는데 자연보호와 생태계 파괴를 막기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와중에 강원도는 환경훼손 지역을 최소화하기 위해 2개의 훈련 코스를 1개로 축소하거나, 6m인 코스폭을 5m,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공사 중 발생하는 흙을 쌓아 놓았다가 다시 활용하는 한편, 대회 개최 이후 일부 상단부를 복원하고 공사 중 보호수종은 이식할 계획이다. 특히 설계단계부터 관련 부처와 환경단체, 전문가 등과 긴밀하게 협의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훼손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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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왕산에 자생하고 있는 난티나무.

산림유전자원보호림을 보호․관리하는 산림청은 “유전자원보호림이 훼손되는데, 대책이 없느냐”는 질문에 “공식적으로 답변 드릴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대변인실, 산지관리과, 산림환경보호과로 전화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아무도 모른다는 입장이었다. 단단히 입단속을 하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대책반을 꾸려 ‘활강스키경기장을 건립할 경우 ‘외부 단체들을 어떻게 설득 시키고, 희귀수목들을 어디에, 어떻게 이식할 것인가’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가리왕산이 희귀자원이지만 정부 기관으로서 국가가 치르는 큰 행사를 모른 채 할 수도 없는 민감한 문제”라면서 “산림청 내의 각 부문 전문가들이 대책반을 만들어 일주일에 한두 번씩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결정사항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정기회의에서 나온 대체적인 회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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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왕산에 자생하고 있는 땃두릅 및 만병초 군락.

“희귀 자생식물들은 이식하면 못사는 경우가 많다. 수목원이나 산림과학원의 식물전문 박사들이 이 문제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식물에 관한한 선진 기술과 연구가 많이 축적돼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국에 수목원이 100여개 있고, 공식 수목원만 해도 60여개나 된다. 이들 수목원으로 안전하게 피신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특정 수목원에 이식하면서 기념관 형식으로 만들어 2018년 평창올림픽 때 옮겨온 식물 전시관이라 이름 붙여 역사 교육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 조성되는 세종시수목원으로 이식할 수도 있다. 신도시 조성과 첫 동계올림픽 개최라는 이미지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만약 고도가 문제 된다면 봉화와 영양에 건립되는 백두대간 수목원에도 옮길 수 있다. 백두대간 수목원에 ‘알파인가든(Alpine Garden․고산정원)’을 만들어 습도와 기후, 토양 등을 원래 상태와 동일하게 조성하면 된다. 문제는 수목이식 생존율을 어떻게 최대로 끌어올리느냐 하는 것이다. 자생식물은 기후와 온도, 토양조건 등 생장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옮긴 장소에서도 수목의 애초 생장조건을 맞춰져야 죽지 않고 겨우 자랄 정도다. 논란이 계속되면 환경단체도 참여시켜 대안을 도출하겠다. 지금은 과거의 덕유산에서보다 훨씬 높은 이식성공률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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땃두릅나무.

1997년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치르면서 덕유산은 주목 253그루, 구상나무 113그루를 옮겨 심었지만 2003년 중간조사 결과 주목은 112그루, 구상나무는 모두 고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1996년 주목 자생지 69㏊를 중심으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가리왕산은 2009년 ‘희귀식물’ 자생지로 확대 지정됐다. 가리왕산에는 현재 주목뿐만 아니라 보호식물로 꼬리겨우살이․눈측백․도깨비부채․땃두릅나무․만병초 등과 유용수종으로 가래나무․박달나무․피나무․산겨릅나무 등이 자생하고 있다. 2009년 확대 지정하면서 ‘가리왕산 일대는 우리나라 희귀 및 특산 식물의 자생지이며, 자연생태계 보전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판단된다’고 지정이유를 밝혔다. 만약 활강스키경기장 건립이 확정되면 총 261㏊의 사업면적 중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은 92.4㏊가 편입된다. 전체 스키장 면적의 35%에 해당하는 넓은 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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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초.

이에 대해 녹색단체는 “덕유산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치르기 위해 덕유산에 활강스키경기장을 만들면서 자생식물들이 절반 이상 고사했다”며 “국립공원보다 보존 가치가 높은 가리왕산을 훼손하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가 끝난 뒤 방치되고 있는 덕유산 활강스키경기장으로 옮겨 경기를 치르면 될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는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첫째는 올림픽은 도시 단위로 개최되고, 둘째 도시를 옮기더라도 ‘경기장 간 이동거리 30분’ 이내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두 번째 이유는 평창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무주 대안론’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아마 활강스키경기를 가리왕산에서 치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럴 경우 과연 어느 정도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치를 수 있을 것인지, 환경올림픽을 내건 평창 동계올림픽이 가리왕산을 두고 벌써부터 시험대에 올랐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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