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백두대간을 종주하려고 할까?… 성취감 때문에? 남 따라서? 자연이 좋아서?

사람들은 왜 백두대간을 종주하려고 할까? 지난 1990년대 초부터 시작한 백두대간 종주가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초기엔 일부 산악인에 의해 시작된 백두대간 종주가 2000년대 중반부터 일반인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일생에 한번쯤은 마쳐야 하는 일종의 ‘로망’ 정도로 여겨지고 있는 실정이다. 등산객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금강산을 거쳐 지리산까지 한반도의 중심 산줄기로서, 총길이가 약 1400㎞에 달한다. 백두대간의 북쪽 지역은 어차피 갈 수 없는 곳이고, 남쪽은 향로봉에서 지리산까지 약 684㎞에 이른다. 이를 매주말을 이용해서 2~4년에 걸쳐 종주하기도 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은 단번에 두 달 가량 매일 완주하면서 끝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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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남한 구간 진부령 비석에는 항상 백두대간 종주를 끝낸 사람들로 붐빈다. 일종의 통과의례와도 같은 기념촬영과 더불어 성대한 행사까지 벌인다.

직장인 A씨는 금요일엔 모든 약속을 아예 잡지 않고 저녁만 되면 어김없이 배낭을 메고 산으로 향했다. 그러기를 2년여. 마침내 700㎞에 가까운 백두대간 종주를 끝냈다. 한 번 갈 때 짧게는 20㎞, 길게는 30㎞ 이상을 완주했다. 보통 인간의 의지로 하기 힘든 종주다. 그가 왜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했고, 그에게 백두대간이란 무엇이었을까?

“무척 힘들었지만 힘든 만큼 뿌듯했고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성취감은 매주말을 기다리게 했습니다. 어느 정도 지나니 힘든 순간보다는 뿌듯함과 성취감에 빠진 나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아! 이 맛에 내가 백두대간 종주를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직장에서 일 할 때도 힘든 줄을 별로 몰랐고, 스트레스도 쉽게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면에서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A씨는 “백두대간 종주가 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고 할 정도로 백두대간 종주를 예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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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을 하는 B씨는 수년 전 한 달 보름에 걸쳐 연속적으로 걸으면서 백두대간 종주를 끝냈다. 설악산 화채봉에서 억수 같은 비를 맞으며 잠시 길도 잃어, 동행한 친구와 ‘이젠 꼼짝없이 죽었구나’하고 생각이 들 정도로 두려움을 느낀 적도 있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퍼붓는 비 속에서 나뭇가지에 걸린 비닐봉투로 사람의 흔적으로 방향을 잡고 다시 내려와 무사귀환 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백두대간 종주를 한 뒤 매사에 자신이 생겼고 동시에 자연에 비교하면 보잘 것 없는 인간의 존재를 느꼈습니다. 자연에 비하면 인간은 미물에 불과합니다. 그 조그만 것을 차지하기 위해 아옹다옹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죠. 자연에서는 괜히 숙연해지는데 말이죠. 일을 할 때도 견디는 힘이 생겼다는 것도 느낄 수 있죠. 자신감과 겸손, 인내력 등 사회생활 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백두대간 종주하면서 배웠습니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한국의 아름다운 산하와 문화에 흠뻑 빠져 백두대간 종주를 한 인물도 있다. 뉴질랜드인 로저 셰퍼드(Roger Shepherd)와 앤드류 도치(Andrew Douch)는 70일간 연속으로 걸으며 백두대간 종주를 끝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은 백두대간 종주 기록을 담아 백두대간 영문안내서 <Baekdu-daegan Trail : Hiking Korea’s Mountain Spine(백두대간 트레일: 한국의 산줄기 걷기>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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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령 비석 조금 못 미쳐 등산이 끝나는 시점 근처 도로 옆에는 백두대간 종주를 끝낸 단체와 개인 등산객들이 기념 비석을 만들어 묻어놓고 있다.

이들이 종주한 백두대간 종주 구간은 모두 684㎞. 이 중 약 80㎞가량이 비법정탐방로, 즉 등산객 출입금지구간이다. 통제구간은 모두 국립공원 구역 내에 있다. 백두대간이 통과하는 국립공원은 설악산․오대산․소백산․월악산․속리산․덕유산․지리산 등 7개 지역이다. 7개 지역 중 소백산․덕유산․지리산은 통제구역이 없지만 나머지 4개 지역 11개 노선은 공단에서 통제를 하고 있다.

출입금지구역의 구체적 노선별로는 설악산이 대간령~미시령 5.5㎞, 미시령~마등령 7.5㎞, 희운각~대청봉 2㎞, 한계령~점봉산 7.5㎞, 단목령~875고지 1.1㎞ 등 5개 노선 23.8㎞다. 오대산이 두로봉~1210고지 인근 공원경계 5.1㎞, 노인봉~매봉 8.7㎞ 등 2개 노선 13.8㎞다. 월악산이 마골치~벌재까지 20.8㎞ 1개 노선이다. 속리산이 문장대~밤치 4.5㎞, 밤치~눌재 공원 인근 경계 2.3㎞, 밀치~악휘봉 14.9㎞ 등 3개 노선 21.7㎞다.

이 통제노선은 출입금지라는 안내판과 함께 들어가지 못하도록 펜스를 치거나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백두대간 종주자들은 펜스를 뛰어넘거나 주변의 틈만 있으면 마구 들어가고 있다. 출입금지라는 푯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앞길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달리는 심야의 백두대간 종주객들을 막을 수는 없는 듯 보였다. 뿐만 아니라 막는다고 가지 않을 등산객들도 아닌 듯했다. 오히려 통제구간 외의 등산로로 들어가, 샛길을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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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관리공단(이하 공단)에서는 “공단이 등산로를 통제한다는 차원보다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구역을 잘 보호 관리하고 있다는 측면을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즉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구역은 생태적․자연보호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지정한 것이고, 이 목적에 맞게 공단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라 하더라도 등산객들의 편의를 위해 출입할 수 있을 만한 곳은 개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몇 년 전까지 백두대간 출입통제구역이 100㎞가 넘었는데 지금은 80㎞로 줄었다고 했다. 공단에서는 “백두대간 종주 얘기가 나오면 항상 통제구간 개방을 전제로 논의하고 있다”며 “백두대간의 보호와 관리라는 측면과 개방을 동일 선상에 놓고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반면 산악인을 중심으로 백두대간을 종주하려는 등산객들은 “20~30년 전부터 원래 다니던 산길인데, 어느 순간 공단에서 생태보호라는 이름으로 출입통제하고 있다”며 “백두대간 종주가 하나의 산행문화로서 자리 잡은 상황에서 통제만 하면 오히려 샛길을 만들고, 이것이 또 산을 파편화시켜 야생동식물의 서식환경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회길이라도 종주할 수 있는 등산로를 만들 것을 촉구했다.

통제하는 공단과는 달리 산림청에서는 뉴질랜드인 로저 셰퍼드와 앤드류 도치가 70일 간의 백두대간 종주를 할 때 적극 협조하기도 했으며, 마치고 책을 낼 때 인터뷰를 주선하는 등 백두대간 홍보에 적극 이용하는 측면을 보이기도 했다.

산림청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의 장거리 도보트레일과 같은 길이 필요한 상황에서 백두대간 탐방트레일은 매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의 애팔래치아 트레일이나 스페인 산티아고의 순례길 못지않은 길과 분위기를 지니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산과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트레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산림청은 이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산길 걷는 체험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매년 여름이면 백두대간에서 실제 산행을 체험하는 일주일가량 청소년 캠프를 실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산림청 외에도 백두대간 종주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은 다양하다.

“자기 성취에도 큰 영향을 준다. 산에 다니는 사람으로서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장려해야 한다.”

“산에 다니는 사람들은 마지막 목표가 백두대간 종주라고 한다. 실제 산에 다닌 사람 누구라도 백두대간의 꿈을 가지고 있다.”

“산행이 국민 건강에 큰 기여를 한다. 백두대간은 민족의 길이다. 국민의 정서가 포함된 곳이 백두대간이다. 요즘 등산객들은 백두대간을 꼭 해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도 있다.”

“산은 언제든 가면 좋다. 특히 젊은 사람이나 청소년들이 가면 더 좋다. 공단에서 막지만 말고 소수인원이 갈 수 있도록 한다면 훼손이 지금보다 훨씬 덜 될 것이다.”

“백두대간 종주는 정성과 깊은 진심이 필요한 행위다. 백두대간은 조국애를 불러일으키는 대상지다. 종주를 마치고 인생을 새 출발했다는 사람들이 많다.”

“성취욕 때문에 간다. 민족의 얼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백두대간은 민족의 근간이기 때문에 꼭 내 발로 가고 싶은 정신적인 측면이 있다.”

“한꺼번에 종주하려면 대략 70여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 이는 다른 곳에서 할 수 없는 인생의 극한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다. 치열한 자기명상의 시간이라고도 볼 수 있다.”

“백두대간 종주 욕구를 강제로 억누를 수만은 없을 것이다. 종주 허용과 동시에 강력한 교육 및 운용관리가 뒷받침되면 문제없다고 본다. 백두대간 전역에 걸쳐 자연자원조사를 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해에 적정수준의 수용가능 인원을 산출하여 신청을 받고 이용하게 하는 방법이 적절한 것으로 여겨진다.”

결국 백두대간 종주를 놓고 공단과 산림청, 등산객의 이해관계와 시각의 차이가 명확히 존재하는 것이다. 공단은 총 700㎞ 중에 10분의 1수준밖에 안되는 80㎞의 통제구간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백두대간 종주 코스 중 7개 국립공원 36개 노선 250.8㎞가 통과하지만 25개 노선 170.9㎞를 허용하고 있는데, 이 사실은 한번도 거론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공단에서 이를 개방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논의가 되고 동시에 통제구간을 타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공단은 “앞으로는 종주 중심의 산행문화를 수평중심의 걷기문화로 바꿔야 한다”며 “백두대간 종주문화도 이에 맞춰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등산객은 “바로 그 80㎞때문에 불편하고 둘러가고 본의 아니게 샛길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통제구간으로 가다가 ‘재수 없게’ 걸리기라도 하면 “왜 나만 단속하느냐”며 항변하기 일쑤다. 아직 불법 등산로 에 대한 인식이 법으로 인정할 만한 수준이 못됐다는 측면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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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진부령에 거의 다다를 즈음 종주를 기념하는 산악회의 각종 리본이 철망 사이에 걸려 있다.

지난 2003년 제정된 ‘백두대간 보호에 관련 법령’도 이전에 제정된 ‘자연공원법’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있다. 법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백두대간 법령은 산림청에서 백두대간에 대한 이용과 보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반면, 자연공원법은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국립공원에 대한 보전과 관리에 대한 원칙을 담고 있다.

결론적으로 공단이나 환경부․환경NGO․관련 전문가들은 대체로 백두대간 마루금을 단순히 등산로로 간주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백두대간은 한반도 핵심생태축이며, 생물다양성의 보고로써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이자 이동통로로써의 기능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백두대간 마루금은 종주 코스가 아니며, 종주로 인하여 마루금이 훼손되는 것을 막아야 하고, 종주산행도 당연히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한다.

반면 산림청․산악단체․등산객은 백두대간 종주산행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자 욕구로써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백두대간 종주는 호연지기의 기상을 키우고 백두대간 보호를 위한 교육의 기회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단에서는 백두대간에 대한 입장차를 확인하고, 정확한 갈등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공단이 주도적으로 작업하면 보고서가 왜곡되고 외부에 설득력이 없을 수 있다며 아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산하 갈등해소센터에 용역을 줬다.

경실련에서는 환경부․산림청․공단․환경 3개 단체․산악 3개 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공원 백두대간 보호와 이용관련 갈등해소를 위한 협의체(이하 협의체)’를 구성했다. 각 단체별로 1명씩 하고 경실련은 2명의 조정자 등 총12명이 조정에 나선다. 지난 8월 11일 첫 회의를 열고, 앞으로 10월까지 3개월 동안 한 달에 한두 차례씩 총 8번의 회의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리고 보고서를 발간하기로 했다. 백두대간에 대한 다른 시각차가 어떻게 도출될지 벌써 궁금해진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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