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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장동건 출연 ‘마이웨이’ 촬영한 한국 유일의 덕유산 독일가문비나무숲 - 마운틴
장동건 출연 ‘마이웨이’ 촬영한 한국 유일의 덕유산 독일가문비나무숲

독일가문비나무는 이름에서 보듯 외래수종이다. 북반구에서 대표적인 침엽수로 꼽히지만 유럽에서 널리 퍼져있는 수종이고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다. 우리나라에서 군락을 이뤄 숲을 형성하고 있는 곳은 딱 한군데, 무주 덕유산자연휴양림 지역 안에 독일가문비나무숲이 있다. 우리나라 최대규모로 조성된 유일의 독일가문비나무숲이기도 하다.

유럽이 원산지인 독일가문비나무는 1920년 우리나라에 도입되어 시험재배 되기 시작했으며, 무주 덕유산 자락엔 1931년 북해도제국대학의 외래수종 시험 조림지로 심었다. 소나무과의 상록수로, 독일에서는 전체 산림면적의 37%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흑림’이라 불리는 슈바이츠발트 지역의 숲이 바로 가문비나무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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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자연휴양림 위에 있는 독일가문비나무숲에서 숲해설사 김강숙씨(왼쪽에서 두번째)와 현지 숲해설사 최해경씨(오른쪽 두 번째)가 가문비나무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독일가문비나무는 비가 많고 습한 해양성 기후에 최고의 생장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기후와 지형 특성상 독일가문비나무는 봄에 늦서리의 피해와 산 사면 중간 이상에서는 수분 부족으로 생장저해가 발생하기 쉽다. 그러나 수분공급이 좋은 사면 중간 이하의 계곡부에서는 비교적 양호한 생장을 보인다. 그 대표적인 지형이 무주 덕유산 자락이다. 덕유산 자락이 독일가문비나무 조림지로서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춘 셈이다. 현재 이곳에서 자라고 있는 독일가문비나무는 면적 1.2㏊에 수백여 그루가 우리나라 평균 나무 부피보다 5배 이상 될 정도로 크다. 나무의 키는 평균 23m, 가슴높이의 지름은 평균 36㎝, 수령은 70년 이상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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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가문비나무숲속에 산책 나온 가족이 가문비나무 줄기를 안아보고 있다.

전체적으로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유일한 독일가문비나무라는 가장 큰 특징을 지니고 있어, 더욱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숲이다. 숲을 가로지르는 탐방산책로도 개설돼 있고, 숲 한복판에는 벤치도 있어 독일가문비나무숲의 그윽한 정취를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이곳을 최해경 숲해설가와 동행,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덕유산자연휴양림은 총 774㏊에 조성된 울창한 숲이 큰 자랑거리다. 독일가문비나무뿐만 아니라 잣나무, 낙엽송 등 각종 침엽수림이 마치 키 경쟁을 하듯 죽죽 뻗어 있다.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숲을 멀리서 보며 천천히 발길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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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딱따구리의 새끼가 둥지 안에서 어미의 먹이를 기다리고 있다.

휴양림 주변엔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나무 중의 하나인 자생종 생강나무와 그 옆엔 산수유도 있다고 가지를 내고 있다. 산수유와 생강나무는 구별이 쉽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금방 알아본다.

숲속 아래 부분엔 각종 야생화가 만발하지만 고개를 들어 위를 보면 낙엽송과 독일가문비나무, 잣나무 등 침엽수가 시원하게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다. 사철 내내 푸르른 잎을 자랑하는 상록수들이다. 옆으로는 계곡 물이 흐른다. 물은 차갑다.

층층나무도 있다. 바로 그 옆에는 ‘활엽수의 이단아 층층나무’란 이정표도 보인다.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는 줄기와 가지가 일 년에 한 마디씩 자라기 때문에 나무 전체를 보면 층을 이룬다. 그래서 그 층수를 세어 수령을 알 수 있다. 반면 활엽수는 기후조건이 허락하는 한 일 년 동안 계속 자라기 때문에 한 해에 어디까지 얼마나 자랐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활엽수 가운데 층층나무는 소나무처럼 한 해에 한 마디씩 자라, 줄기나 가지가 분명한 층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이름도 층층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숲을 알고 걸으면 이렇게 나무를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왼쪽엔 느티나무숲이 있다. 지난 2000년 밀레니엄숲으로 특별히 조성했다고 한다. 이팝나무도 눈에 띈다. 맞은편에는 야생화원을 예쁘게 조성해놓았다. 계절마다 다양한 색의 향연을 뽐내는 곳이기도 하다. 각종 야생화가 독일가문비나무숲 가는 길을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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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가문비나무에 둥지를 튼 까막딱따구리의 흔적.

토양은 검은색을 띠며 퍼석퍼석하다. 힐끗 쳐다봐도 수분을 많이 함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수분은 또한 이끼를 부른다. 짙푸른 이끼들도 나무에 기생해서 숲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꽃이 진 벚나무와 쪽동백나무도 공생하고 있는 건강한 숲이다.

임도를 따라 제법 올라가면 미끈하게 잘 빠진 나무들이 저 멀리 대형 군락을 이룬 모습이 보인다. 바로 거기에 다다랐다. 숲에 들어서자마자 독일가문비나무가 내뿜는 상큼한 냄새로 기분이 상쾌해진다. 침엽수림 특유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역시 숲은 언제 와도 좋다.

이 좋은 숲을 영화감독들이 그냥 둘 리 없다. 배우 장동건이 외국배우와 공동 출연한 ‘마이웨이’ 촬영을 1년 전쯤 겨울에 촬영했다. 그 흔적은 나무 중간에 허연 페인트로 남아있다. 다 지우고 간다고 해놓고선 그냥 가버려 눈에 거슬린다. 영화는 올 연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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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가문비나무 줄기 사이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은 까막딱따구리.

길을 안내한 덕유산 자연휴양림 이진수 과장은 “찾아오는 시민들이 독일가문비나무숲을 즐길 수 있도록 연차적으로 나무데크를 조성하고 편의시설도 구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금도 숲 중간에 쉬면서 숲을 즐길 수 있도록 나무의자로 쉼터를 마련해놓고 있다.

나무가지에 가려 하늘을 볼 순 없지만 나무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은 더욱 눈을 부시게 했다. 숲속의 햇살을 상상만 해도 상쾌할 텐데, 직접 보니 이만저만한 즐거움이 아니다.

미끈하게 잘 빠진 나무 중간에 딱따구리가 부리로 쪼아 만든 둥지까지 있다. 침엽수림을 좋아하는 딱따구리의 둥지구멍이 여러 군데 나 있다. 최해경 해설사는 “머리부분에 검붉은색을 띤 까막딱따구리의 둥지”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기약도 없이 떠났지만 몇 해 전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나르던 보기 드문 모습을 촬영해뒀다고 했다. 까막딱따구리는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일찌감치(1973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 관리하고 있는 드문 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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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해설사 최해경씨가 독일가문비나무의 잎과 열매, 잣나무의 잎과 열매를 들어보이며, 차이점을 비교하고 있다. 왼쪽이 가문비나무의 잎과 열매.

동행한 김강숙 숲해설사가 같은 침엽수지만 잣나무와 독일가문비나무는 조그만 차이점이 있다며 솔잎파리와 솔방울을 들어보였다. 잣나무와 소나무는 잎파리가 삐죽삐죽 뻗어있지만 독일가문비나무는 잎파리 길이가 4분의 1정도밖에 안되며 전혀 날카롭지 않게 생겼다. 솔방울도 독일가문비나무는 부드러운 듯 두루뭉술하지만 소나무나 잣나무는 조금은 거친 듯 투박하게 생긴 차이점이 확실히 느껴졌다.

김강숙․최해경 해설사는 “독일가문비나무는 독일에서 입양되어온 나무”라며 “나무 수피가 물고기 비늘같이 일어난다고 해서 물고기나무라고도 한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나무껍질이 조금은 비늘같이 일어나는 듯해 보였다. 이진수 과장은 “독일가문비나무숲을 장애인도 휄체어를 타고 즐길 수 있도록 4월부터 시설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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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대 미술대 백범영 교수와 숲해설사 김강숙씨가 독일가문비나무를 쳐다보고 있다.

숲은 아름답다. 관목으로 노린재나무․국수나무․개옻나무․붉나무 등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고, 교목으로 잣나무와 독일가문비나무가 하늘을 덮고 있다. 노린재나무는 태우면 노린내가 난다고 해서 이름 붙어졌고, 국수나무는 꺾어서 속을 보면 국수 같은 가닥이 나와서 명명됐다고 한다. 붉나무는 열매 가장자리에 간간한 맛을 내는 액체를 내며 두부 만들 때 열매를 따서 간수로 사용하는 나무다. 단순하게 보면 독일가문비나무 한 가지뿐인 듯이 보이지만 조목조목 살펴보면 무궁무진한 비밀을 간직한 듯한 숲이다. 두 사람의 숲해설가로부터 듣는 숲이야기로 모든 게 신기하게 보였고,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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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가문비나무숲속에서 참나무도 간혹 자라고 있다.

숲 중간에 독일가문비나무에 대한 안내문도 있다. ‘덕유산자연휴양림 내에 위치하고 있는 독일가문비나무숲은 80여 년 전에 조림된 국내 최대 규모의 유일한 독일가문비나무숲이다. 2000년부터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 관리되어 오고 있다. 독일가문비나무의 생태환경 연구대상지로 중요한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이 숲은 하늘을 찌를 듯 높게 뻗어있는 가문비나무의 중층의 층층나무가 어울려 그 모습이 아름답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쾌적한 휴식공간 및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마침 한 가족이 숲을 산책하러 왔다. 아름드리 넘는 둥치를 일가족이 손에 손잡고 연결했다. 숲이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부부와 함께 어린 자녀들도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이 되리라.

독일가문비나무숲이 끝나갈 무렵쯤에 낙엽송이 다시 보인다. 그 옆으로는 보라색 붓꽃이 활짝 피어 있다. 야생화원이 아니더라도 형형색색의 꽃들과 잎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무한한 향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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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가문비나무 밑동에는 이끼가 자라고 있어 숲의 건강성을 보여준다.

계곡이 다시 나왔다. 독일가문비나무가 습지를 좋아해, 바로 옆에는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생강나무는 꽃을 접고 이젠 파릇파릇한 잎파리만 보여준다.최해경 해설사는 “덕유산 계곡은 청정계곡으로, 여름이 되면 늦반딧불이가 하늘을 수놓는다”며 “방문객들은 늦반딧불이 생태체험과 야간탐사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왼(서)쪽은 독일가문비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고, 오른(동)쪽으로는 잣나무숲과 낙엽송이 우점종을 보이고 있다. 중간중간엔 물박달나무와 뽕나무, 오가피나무 등도 숲의 일원으로 구성하고 있다.

참나무과인 굴참나무도 있다. 참나무과 중에 가장 수피가 두꺼운 나무다. 김강숙 해설사는 “수피가 많이 패여 있고 골짜기서 많이 자란다고 골참나무라고도 한다”고 덧붙였다.

독일가문비나무숲이 끝나는 지점에서 계곡 맞은편으로 하산 산책로가 있다. 가문비숲을 조금 먼 발치서 바라보는 길이다. 그러나 가문비나무숲을 바라보기보다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관목과 교목을 이루고 있다. 산딸나무, 당단풍나무에서 조릿대까지 보인다. 잣나무숲 사이로는 야영데크가 조성돼 있다. 여름에는 이곳에서 명상요가 강습까지 한다고 했다. 잣나무의 무한한 피톤치드를 맞으며 요가를 하면 몸은 완전한 새로운 세계로 빠져들 것만 같다.

이 독일가문비나무숲이 2010년 제1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천년의 숲 부문에서 ‘어울림상’을 수상했다. 족보도 있으며, 특징도 있는 숲이다. 그 숲이 덕유산 자락 무주 무풍면 삼거리 귀목령 골짜기 안에 있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3 Comments

  1. Old Bar^n

    12.07,2011 at 10:42 오후

    장동건처럼 잘들 생긴 가문비나무의 천적은 딱다구리군요.ㅎ
    나무가 말을 할 수 잇으면 된통 야단을 칠텐데요.
    새똥이 영양가가 있으려나요?
       

  2. 화창

    12.08,2011 at 2:42 오후

    유럽에서 가문비나무(Spruce) 목재를 수입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관심읋 갖고 잘 읽고갑니다.   

  3. 강은형

    12.15,2011 at 10:50 오전

    아~~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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