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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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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에 ‘오상고절’ 국화꽃을 보러 갈까?

깊어가는 가을이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 찌는 계절이라 하지만 오히려 인간에게는 상념에 잠기게 한다. 상념에 빠지는 계절, 가을의 상징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가을의 주된 정서는 서리를 맞아가며 피는 국화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싶다. ‘오상고절(傲霜孤節)’ 한마디로 표현된다.

그렇다. 가을은 국화의 계절이다. ‘국화야, 너는 어이 삼월 춘풍 다 지내고 낙목한천(落木寒天)에 네 홀로 피었나니, 아마도 오상고절은 너뿐인가 하노라.’ 조선 후기 문신인 이정보(李鼎輔․1693~1766년)가 국화를 예찬한 시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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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국화축제 기간에 선보이는 한반도 모양의 국화꽃이 활짝 피어 있다. 사진 서산시청 제공

국화는 예로부터 가을과 떼래야 뗄 수 없는 꽃이다. 문학작품 속에 단풍과 기러기와 함께 단골로 등장했으며, 동양화에서 사군자의 한 자리를 거뜬히 차지하고 있다. 우리의 전통 민화에서도 국화꽃을 가을의 화초로 즐겨 그리고 있다.

현대에 와서 국화와 관련된, 국민 누구나 한번 이상은 읊어봄직한 빠트릴 수 없는 시가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다. 워낙 유명하지만 깊어가는 가을에 다시 한번 되새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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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축제가 열리는 한농원에 일찌감치 꽃망울을 터트린 국화가 손님을 맞는 가운데 한엄식 농장주인이 국화꽃 위에 자라고 있는 포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겨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다시 봐도 계절과 인생과 국화의 아름다움을 절묘하게 섞어 노래한 시가 아닐 수 없다. 나이가 들수록 더 절절히 다가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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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축제 회원들이 화분에 담긴 국화를 보살피고 있다.

국화의 계절에 국화축제를 찾아간다. 국화를 시꽃으로 정한 지자체가 서산이다. 서산에서 1996년 시작한 국화축제가 올해로 18년째를 맞아 11월1일부터 11월10일까지 충남 서산시 고북면 가구리 ‘한농원’ 일원 3만여 평에서 열린다. ‘한농원’은 주인 한엄식씨의 성을 따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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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에서 자라는 화려한 종자의 국화들이 이제 막 꽃망울을 터트려 색깔을 뽐내고 있다.

한농원에는 수만 그루의 국화가 꽃을 피울 채비를 하고 있다. 10월 중순 현재까지 일제히 꽃망울을 머금고 있을 뿐이다. 사과나무밭에도, 포도밭에도, 비닐하우스에도, 화분에도 축제일을 기다리고 있다. 성급한 놈들은 벌써 꽃망울을 터트려 눈길을 끌려고 한다. 조금 일찍 개화하는 아스타는 벌써 진보라의 화려한 색깔을 뽐내고 있다. 한농원의 주인 한엄식씨는 “축제 때 피는 국화꽃이 백만 송이는 족히 될 것”이라고 자랑한다. 한농원 일대가 울긋불긋 ‘국화천지’가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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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축제가 열리는 한농원의 이정표가 축제를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종류와 전시하는 작품도 다양하다. 분재와 현애국, 다륜대작, 목부작, 석부작 등 1만 여점이 작품 형식으로 전시되고, 야외축제장에는 대국․소국․들국화 등이 대형 하트와 한반도 지도, 소나무정원, 구기자와 국화터널 등에서 각각 자리를 차지하면서 방문객 맞을 채비를 끝냈다.

사과나무와 포도나무 밑에서 자라는 국화는 맺힌 사과와 포도와 어울려 더욱 운치를 더한다. 일명 ‘과수원 속 국화’며, 국화향에 취한 사과라고 부른다. 국화 향기를 맡으며 자란 사과는 더욱 알차고 맛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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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모양의 국화꽃밭에서 어린이들이 둘러서서 하트를 그리고 있다.

통로엔 잔디 대신 보리를 심어 더욱 푸르게 한다. 엄씨는 “어린이들이 국화를 보면서 마음대로 뛰놀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일부러 보리를 심었다”고 했다. 농원 안에 국화가 없는 곳에는 마찬가지로 알타리를 심어 더욱 푸르게 보이게 한다. 녹색의 알타리들은 국화를 구분 짓는 역할을 한다. 구분된 국화는 하트로 한반도 지도로 다시 태어난다. 쓸데없는 공간이 없을 정도로 알차게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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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꽃바구니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축제기간 동안에 국화꽃따기 체험행사도 한다. 1인당 3,000원만 내면 한 바구니 한도 내에서 마음대로 국화꽃을 따 갈 수 있다. 방문객들은 따 간 국화꽃으로 국화주를 만들기도 하고, 베개나 이불 등에 넣기도 한다. 엄씨는 “축제기간 동안 체험장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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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와 어울린 국화꽃이 더욱 정취 있어 보인다.

국화는 개화시기에 따라 분류한다. 7월에 개화하는 국화는 하국, 8월은 8월국, 9월~10월 상순에 꽃 피는 국화는 9월국, 10월 중하순~11월 상순에 피는 국화는 추국, 11월 중하순~12월 중순에 피는 국화는 동국이라고 한다. 이 중 추국이 국화를 대표한다. 엄씨는 “한농원의 국화는 10월 말이나 11월 초부터 일제히 꽃을 피우기 시작해서 보름 이상 계속된다”고 설명했다. 한농원에는 가을의 대표적인 국화가 꽃을 피운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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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 사이 정자가 있는 풍경.

서산국화축제 방문객은 지난 해 10일 동안 개최하면서 8만~10만 명 정도가 찾은 것으로 추산한다. 하루에 평균 1만여 명 내외다. 민간 주도로 시작된 국화축제의 개최 기간이 불과 10일밖에 안 되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많은 사람이 찾아 가을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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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이랑 마냥 국화꽃이 만발한 국화축제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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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바구니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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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따기 체험에 나선 참가자들이 열심히 국화꽃을 따고 있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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