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호밸리트레일(Yoho Valley Trail)은 이름 그대로 1886년엔 지정된 요호국립공원에 있다. 요호는 인디언어로 ‘훌륭한․굉장한’이란 뜻이라고 한다. ‘야호’와 비슷하게 들린다. 타카카우 폭포(Takakkaw Falls)가 출발지점이다. GPS로 고도가 1,521m 나온다. 제법 높다. 널찍한 주차장에 한국 브랜드 차들도 눈에 많이 띈다. 캐나다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언어가 들린다. 전부 타카카우 폭포를 보기 위해서 온 듯하다.
타카카우 폭포는 캐나다에서 가장 큰 폭포다. 무려 254m의 높이에서 물을 내뿜는다. 한 마디로 장관이다. 타카카우란 말도 캐나다 원주민 말로 ‘거대한’이란 뜻이다. 정말 거대한 폭포다. 여름에는 빙하에서 녹은 물이 타카카우 폭포로 넘치듯 흘러와 마치 포효하듯 물보라를 일으키며 쏟아져 내린다. 하지만 가을엔 점점 더 수량이 줄어든다. 급기야 겨울엔 눈과 얼음으로 뒤덮이거나 극심하게 좁아져 흐르거나 얼어 멈춰버린다. 시즌 오픈된 6월말 7월부터는 물보라를 그리며 쏟아져, 캐나다에서 가장 큰 폭포의 장관을 만끽할 수 있다. 물이 풍부한 주변에는 캠프파이어와 야영을 할 수 있는 간편한 편의시설까지 구비돼 있다.
트레일은 쭉쭉 뻗은 전나무 사이로 평이하다. 급경사도 없다. 60대 중반의 한 참가자는 “이런 정도의 길이면 하루 50㎞도 걷겠다”고 말한다. 길옆으로 요호강(Yoho River)이 흐른다. 로키는 어디에서든 물이 철철 넘쳐흐른다. 숲 속으로 걸어도 어딘가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6월말 7월초엔 겨우내 얼어있던 눈과 얼음이 녹아내리기 때문이다. 귀가 상쾌해지고 머리가 자연과 동화되는 느낌이다. 자연과 교감이 이뤄지는 듯하다.
갈림길이 나온다. ‘래핑폭포(Laughing Falls) 2.2㎞’와 ‘포인트 래이스 폭포(Point Lace Falls)’ 이정표가 보인다. 래핑폭포 방향이다. 원주민들이 폭포소리가 웃는 소리로 들린다고 해서 명명된 폭포다.
트레일과 경관은 너무 좋지만 아쉽게도 화장실은 찾기 힘들다. 70대의 한 참가자가 “이곳 모두가 오픈 토일릿(Open Toilet, 개방화장실))인데, 뭐 새삼스럽게 화장실이냐”고 농담 삼아 말한다. 여성 참가자들도 오픈 토일릿으로 삼삼오오 볼일을 보러 간다. 그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자연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야영장이 나온다. 텐트가 쳐져 있다. 젊은 남녀 둘이 사이좋게 캠핑을 즐기고 있다. 야영장 주변엔 불을 지필 수 있도록 통나무 조각들을 높이 쌓아놓고 있다. 캠퍼들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모두 공짜란다. 오래된 나무가 많아서 누리는 호사다.
트레일 옆으로 각종 야생화가 만발해 있다. 길을 걸으면서 얻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눈도, 귀도, 코도… 오감이 즐거운 트레킹이다. 사람들은 연신 렌즈를 갖다 댄다. 세계 각국의 트레커들이 지나면서 서로 “하이(Hi)”나 “헬로우(Hello)”로 인사를 주고받는다. 등산로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들이다.
독초인 한국의 천남성도 여기저기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바위엔 이끼들이 무성하다. 천혜의 숲을 그대로 보여준다. 수백 년은 됨직한 나무 뿌리가 그대로 노출된 모습도 보인다. 고사목도 오래된 숲이라는 사실을 알린다. 원시시대의 자연 그대로다.
목적지인 트윈폴(Twin Falls, 우리 말로 쌍폭)이 가까워지자 고도가 약간 높아진다. 물도 많아져 땅이 더욱 푹신해진다. 트윈폴 직전 아늑한 산장이 있다. 트윈폴 오두막(Twin Falls Chalet)으로 알려진 트윈폴 티하우스다. 1900년대 초 캐나다 철도 개설 당시 노동자들이 요호밸리를 즐기면서 쉬었던 오두막을 1992년 그 시절 그대로의 모습으로 다시 만들었다. 지금은 트레커들에게 점심 식사와 차를 팔고 있다.
마침내 트윈폭포에 도착했다. 거대한 두 개의 폭포가 쏟아져 내리며 소(沼)를 만들고, 다시 하나의 폭포로 합쳐져 내리는 모습이 장관이다. 수량도 엄청나다. 그 큰 규모만큼이나 내뿜는 물보라가 마치 이슬비를 내리는 것과 같다. 주변은 물보라로 서늘하다. 춥기까지 하다.
이 코스의 특징은 가는 곳마다 폭포가 있다는 점이다. 출발지점에 있는 캐나다 최고의 폭포인 타카카와부터 시작해서 목적지인 트윈폭포까지 폭포만 5개 이상은 본 것 같다.
트레일은 웨일백 코스로 계속되지만 트윈폭포에서 다시 왔던 길로 하산한다. 출발지점에서 목적지까지 GPS로 편도 9.3㎞로 기록돼 있다. 왕복 18.6㎞다. 하루 걷는 거리 치고는 조금 긴 듯하지만 평이한 길이라 그리 힘들지 않다. 60대 참가자들도 별 불만 없이 거뜬히 해내고 상쾌한 기분으로 출발지로 돌아온다.
강병규
08.28,2014 at 10:31 오후
형님 나도 델코 다녀요
원형연
09.04,2014 at 6:03 오전
세상에서 가장 환상적인 호수 한번 가 봤으면 소원이 없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