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역사가 바로 한국사… 국보·보물 문화재 수두룩한 경복궁

 조선의 궁은 일반적으로 5대궁이라고 한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을 말한다. 이 5대궁의 건립경위와 건물용도, 관련된 역사적 사건들만 알아도 웬만한 한국역사를 파악할 수 있다. 이 궁을 걸어서 둘러보는 길이 ‘도심고궁나들길’이다. 제대로 보려면 한 개의 궁만 돌아도 하루 종일 걸린다. 비교적 동선이 쉽게 연결되고 성격이 비슷한 경복궁과 창덕궁, 창경궁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한 번 돌아보기로 한다.

경복궁 정문 광화문 천장에 그려져 있는 벽화.

경복궁 정문 광화문 천장에 그려져 있는 벽화.

 경복궁 광화문(光化門)으로 들어선다. 조선의 정궁이다. 정도전은 ‘백성을 잘 교화하고 계몽하라’는 의미로 광화문이란 이름을 지었다. 북악산을 주산으로 하고, 인왕산을 백호, 낙산을 청룡으로, 목멱산(남산)을 주작으로 한 궁궐이다. 경복궁(景福宮)이란 이름도 ‘새 왕조가 큰 복을 누려 번영할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경복궁에는 4대문이 있다. 광화문은 남쪽이다. 동쪽은 건춘문(建春文), 서쪽은 영추문(迎秋門), 북쪽은 신무문(神武門)이라 이름 지었다. 이는 각각 봄․여름․가을․겨울과 나무․불․쇠․물을 상징하는 것으로, 가운데 자리한 근정전을 중심으로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전통적인 오행설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경복궁 근정전에 눈이 소복히 쌓였다.

경복궁 근정전에 눈이 소복히 쌓였다.

 광화문→흥례문→근정문을 지나면 근정전(勤政殿)이 나온다. 경복궁의 으뜸 전각이다. ‘천하의 일을 부지런히 하여 잘 다스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근정문을 지나기 전 조그만 하천이 나온다. 몸과 마음을 씻고 다리를 건너라는 의미로 금천교(禁川橋)라고 부른다. 다리에는 상상의 동물인 4마리의 천록(天鹿)이 나쁜 기운을 몰아내라는 의미로 새겨놓고 있다.

십이지신수 원숭이 동상.

십이지신수 원숭이 동상.

십이지신수 말의 동상.

십이지신수 말의 동상.

사신수 백호의 동상

사신수 백호의 동상

근정전으로 가는 길은 세 갈래. 중앙이 약간 높은 어도(御道)다. 신하들은 양쪽으로 걷는다. 문신이 오른(동)쪽, 무신이 왼쪽으로 행렬하는 게 원칙이다. 어도는 답도라고 한다. 임금도 밟지 않고 가마타고 지나는 길이다. 답도엔 봉황이 그려져 있다. 서열로 따지면 용 다음이라고 한다.

근정전 중앙에 왕좌에 자리 잡고 있는 왕권의 상징인 일월오봉도.

근정전 중앙에 왕좌에 자리 잡고 있는 왕권의 상징인 일월오봉도.

근정전은 왕권을 상징하며, 일월오봉도가 왕좌를 지키고 있다. 일월은 음양을 뜻하는 해와 달이고, 오봉은 다섯 개의 방향에 있는 다섯 개의 산을 가리킨다. 오악(五嶽)이다. 북악 백두산, 동악 금강산, 서악 묘향산, 남악 지리산, 중악 삼각산 또는 북한산을 말한다. 오봉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전 국토를 상징한다. 또 인간이 지켜야 할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등 유교적 가르침을 나타낸다고도 한다. 근정전은 국보 제223호, 근정문 및 행각은 보물 제812호로 지정돼 있다.

왕의 거처인 강령전

왕의 거처인 강령전

근정전 바로 뒤에는 사정전(思政殿)이 있다. 왕의 공식 집무실인 편전이자 대신들과 앉아서 토론하는 곳이다. 사정전이란 의미는 왕이 정사에 임할 때 깊이 생각해서 옳고 그름을 가려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왕좌 뒤에는 역시 일월오봉도가 지키고 있다. 사정전 좌우로는 보조편전인 만춘전과 천추전이 온돌방으로 돼 있어, 사계절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사정전은 보물 제1759호.

왕비의 거처인 교태전.

왕비의 거처인 교태전.

그 옆 창고(곳간)는 한자 천자문 순서대로 이름이 붙어져 있다. 제일 앞에 있는 것이 천자고(天字庫)이고, 그 뒤로 지자고, 황자고 등의 순서로 배치돼 있다.

다음은 세종이 한글을 창제하면서 집현전으로 썼던 수정전(修政殿)이다. 보물 제1760호. 뒤로는 경회루(慶會樓)가 있다. 경회루의 편액은 원래 양영대군이 썼다고 한다. 외국 사신들이 오면 연회를 벌이거나 접대하던 곳이다. 연못에서 뱃놀이를 즐기고 경회루에 올라 인왕산과 궁궐의 장엄한 경관을 감상하는 왕실의 후원이다. 추녀마루에는 우리나라 건물 가운데 가장 많은 11개의 잡상(雜像)이 있다. 잡상은 지붕 네 귀에 여러 가지 신상(神像)을 새겨 넣어 장식한 기와다. 재건 당시에 청동으로 만든 두 마리 용을 연못에 넣어 물과 불을 다스리게 했다. 1997년 준설공사 과정에서 청동 용 두 개가 출토되어 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하고 있다. 경회루는 국보 제224호.

향원정에도 눈이 내려 겨울을 실감케 하고 있다.

향원정에도 눈이 내려 겨울을 실감케 하고 있다.

이어 왕과 왕비가 생활하는 공간, 즉 침전인 강녕전(康寧殿)과 교태전(交泰殿)이 연이어 나온다. 강녕전은 왕의 침전으로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덕을 좋아하여 즐겨 행하는 일), 고종명(考終命․명대로 살다가 편안히 죽는 것)의 오복에서 가운데 해당하는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강녕’의 의미를 담아 이름 붙였다. 교태전은 왕비의 침전으로 궐 안의 살림살이를 총지휘하던 곳이다. 교태전이란 이름은 천지가 서로 만나서 하나로 어우러진다는 것을 상징한다. 모든 것을 포용하고 새 생명을 잉태하는 상징과 어울리는 이름으로 지은 것이다. 교태전 뒤에는 아미산이라는 왕비의 후원이 있다. 계단식 화단과 땅 밑으로 연기가 흘러가는 길을 내어 후원으로 뽑아낸 굴뚝(보물 제811호)이 아름답다. 우리는 정원보다 후원을 발달시켰다. 그 이유는 산에서 내려오는 정기를 그대로 이어받기 위해서란다.

근정전의 야경.

근정전의 야경.

바로 그 옆 자경전(慈慶殿)도 눈길을 끈다. ‘자경’이란 이름은 정조가 즉위하면서 혜경궁 홍씨를 위해 창경궁에 자경당을 지은 데서 비롯됐다. 왕이 어머니나 할머니 등 왕실의 안어른께 경사가 있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보물 제809호. 자경전 뒤에 있는 십장생굴뚝은 보물 제810호. 보는 것마다 전부 보물이고 국보고, 사적지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조선의 궁이 이렇게 우리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 후세에 전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완전히 새롭게 다가온다.

겨울 경복궁의 모습.

겨울 경복궁의 모습.

경복궁의 후원인 향원정(香遠亭)이 뒤이어 있다. 외국 사신의 연회장소인 경회루가 남성적이라면 향원정은 아늑하고 여성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향원정은 세조 때 세운 취로정 터에 건청궁을 지으면서 조성했다. 1895년 을미사변 때 이곳에서 명성왕후가 암살된 비극의 장소이기도 하다. 꼭 120년 전의 일이다. 당시 명성왕후가 있는 장소를 안내한 경복궁수비대 중 한 명이 씨 없는 수박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우장춘 박사의 아버지라는 얘기도 있다. 향원정은 보물 1761호. 다음은 창덕궁으로 향한다.

사정전에도 눈이 내렸다. 사진은 84세의 노사진작가 남기승옹이 찍었다.

사정전에도 눈이 내렸다. 사진은 84세의 노사진작가 남기승옹이 찍었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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