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악산 – 어둠의 계곡, 빗속을 후퇴하다
얼마나기다렸던화악산인가?
하늘버전을얼마나찍고싶었던가?
구실바위취의멋진모습을기대했는데
계곡의어둠은성냥개피를켜지못했다.
잔뜩흐린하늘은기어이비를뿌린다.
차안에서점심을먹었다.
그래도박쥐나무꽃를보았으니얼마나다행인가?
철지난회목나무꽃이라도보았으니면피는했잖은가?
하늘말나리는자주보이는데정작말나리는높은산에드물게있다.
말나리는치마를둘렀으나하늘을쳐다보지않는다.
혹시나했는데멋진암꽃이벌써졌다.
한송이남은것은꿀벌이차지했다.
호리꽃등애가날아왔다.
연신셔터를누르며꽃의매혹에빠졌다.
잎이박쥐를닮아박쥐나무라부른다.
어둠의계곡물에쓰러져있다.
오늘은성냥개피가젖어불을켜지못한다.
칙칙한모습으로창피해한다.
창피해하지마
내년에다시올께….
꽃은원래하늘을봐야하는데빗물이무거운지땅을보고있다.
정작큰산꼬리풀인가했더니그냥꼬리풀이란다.
브로취를얼마나보고싶었던가?
나로선이번탐사의목적이었는데끝물이었다.
그나마몇개남아있지도않았다.
꽃술은떨어지고옆의방울은보지도못했다.
다시내년을기다려야한다.
차를타고내려가다초롱꽃을보고차를세웠다.
비는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