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야생화 (1) – 각시붓꽃과 금붓꽃, 어떤 꽃이 더 예쁜가요?

맑게갠날이다.

일찌감치배낭을메고검단산을향한다.

오늘은각시붓꽃을찾아봐야겠다고마음먹고….

그러면그렇지

소담스런각시붓꽃이반갑게웃어준다.

아침햇빛에환한얼굴

나의얼굴도덩달아환해진다.

각시붓꽃에취한마음

금붓꽃도찾아봐야지

산책로로개설된등산길을살피며간다.

그래….금붓꽃이보인다.

작디작은붓꽃으로포슽한다.

각시붓꽃,금붓꽃

기쁜소식,슬픈소식

풍성한마음이꽃말을알고보니갑자기….

[각시붓꽃]

올해의첫각시붓꽃을보고흥분으로가방을벗어던졌다.

싱그러운오전의햇빛에찬연히빛나는각시붓꽃이다.

그실한모습을여러각도에서찍는다.

야생화는실한모습보다가녀린모습이더아름답다.

왜"붓꽃"이라불렸는지꽃봉오리를보면알수있다.

옛날에는편지를붓으로썼다.

편지를받으면기쁘듯이보라색붓꽃의꽃말은"기쁜소식"이다.

한편,노란색붓꽃은"슬픈소식",흰색붓꽃은"사랑"의꽃말을지닌다.

서양에서는붓꽃을아이리스(Iris)라고한다.

아이리스의그리스어인이리스는그리스신화에나오는무지개신이다

붓꽃과인아이리스는무늬가무지개같이아름답고변화가많아무지개여신의이름을땄다고한다.

각시붓꽃의뿌리를캐본후다시꼭꼭심어주었다.

각시붓꽃의뿌리는실하고단단하다.

그래서각시붓꽃의뿌리를가지런하게간추려베짤때쓰는솔을만들기도했고.
아무렇게나헝클어지게뭉쳐서솥닦는수세미로쓰기도했던것이다.
따라서옛어른들이각시붓꽃을"솔꽃"으로부르는이유도알게되었다.

각시붓꽃/서지월

머언절간뒷마당에서나볼수있었던

각시붓꽃이湖水로내려와

무얼그리려하는지바람머슴애를

기둥서방처럼불러세워

연못위에붓을들어획을긋는다

세상에나온겸에그냥은견딜수없다는듯

초록치맛단단정하게걷어올린채

수목화를그리는데

알고보니물에비친자신의모습이었다

하늘이내려와팽팽하게수면을

잡아주는가하면물속고기떼는

조심조심水草사이를거닐고있었다

각시붓꽃은자신이가장우아해보일때

이렇게붓을들어헹굼필법으로

자화상을그려내는것이다

색감이다르다.

각시붓꽃이꼭제비꽃처럼보인다.

[금붓꽃]

선비의모습을간직한금붓꽃/김재황

하늘에서쏟아지는햇살을가득머금고,봄바람에덩실덩실춤을추는금붓꽃.이세상의슬픔은모두단번에베어버릴듯높이뽑은잎새,그리고먼세월의원한이란원한은전부한번에용서해줄듯착하게웃는꽃으로하여봄은더욱밝는다.

산기슭으로가면,만물이소생하는기척이들린다.새세상의하늘을향해가슴을활짝펴는소리들린다.이새로운계절에,금빛붓한자루먼하늘로들어올려선비의높은기상을보이는금붓꽃은,꼬불꼬불한삶을살고있는현대에서는좀처럼만나기힘든존재의의미가아닐수없다.

금붓꽃은왜산기슭으로올라가숨었는가.그귀함이,그빛남이더욱소중히생각되는요즘,금붓꽃과같은삶을살다가간조지훈(趙芝薰)시인이마냥그리워진다.조지훈시인에대한그리움이야,어찌나한사람뿐이겠는가.

금붓꽃의꽃봉오리는,금물을듬뿍찍은붓을연상시키기에,그의미가빛난다.이꽃이활짝피고나면,바깥꽃덮이3개가나타난다.주걱을닮았는데옆으로퍼지거나밑으로드리워졌다.그뿐만아니라,3개의안쪽꽃덮이도있다.곧게서는모습이다.암술대에가려져있는3개의수술.3개로갈라지는작은조각밑에암술머리가자리를잡는다.이꽃은더없이부드러움을지니고있어서,더없이너그러운조지훈시인의면모를떠올리게한다.

금붓꽃은우리나라특산물로,특히서울근교인광릉(光陵)부근에분포한다.특산식물은우리나라에만특별히존재하는식물,그렇다면우리나라의특별한시인인조지훈선생과일맥상통하는바가있다.다만,금붓꽃은다른붓꽃들에비해유난히키가작고조지훈시인은남보다키가크지만,작아서더욱빛나는꽃을피우는금붓꽃의의미를생각한다면,자연앞에겸손한조지훈시인의낮춰서위대해진그영혼과어찌같다고할수없겠는가.

(도서출판서민사간행"들꽃과시인"에수록)

금붓꽃은각시붓꽃보다가끔보인다.

(사진:2011-05-02검단산)

아이리스ost잊지말아요/백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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